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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사람들]양호인 아르헨티나 변호사

"자원부국 중남미는 블루오션 로펌ㆍ기업 동반 진출시 성공"
동양인 첫 현지 메이저 로펌 진출 건설분야 등 가능성 커
美 못지않은 유망시장 제도적 장벽 없지만 효율성 따져야

[아시아경제 이승국 기자] "자원부국 중남미시장은 블루오션이다. 한국 로펌이 기업과 함께 진출할 경우 성공확률은 상당히 높다"


동양인 최초로 아르헨티나 메이저 로펌인 '알렌데 브레아'에서 근무중인 양호인 변호사(35)는 9일 "중남미는 스페인어를 사용하는 인구만도 4억5000만명에 달하는 거대한 시장"이라며 이 같이 말했다.

무엇보다 전세계가 필요로 하는 모든 자원이 풍부하게 있어 발전 가능성이 상당히 높은 시장이라는 게 양변호사의 생각이다.


그는 "중남미 시장은 한국이 잘 알지 못하는 곳으로 국내 기업들이 진출할 시장이 넓다"면서 "사업 영역이 넓다는 것은 동시에 법률시장의 가치도 높다는 것인 만큼 국내 로펌들에게도 진출 유망 지역"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중남미에는 석유, 우라늄, 구리, 곡물, 관광 등 자원이 거의 무한대로 있기 때문에 기업들이 자원개발 분야로 진출한다면 성공할 가능성이 높다"면서 "한국은 인프라 구축에 경쟁력을 갖고 있으므로, 플랜트 등 건설분야를 집중 공략하는 게 주효할 것"이라고 귀띔했다.


특히 로펌이 무조건 중남미 시장을 공략하기보다는 기업들의 인수ㆍ합병(M&A), 허가 과정에서 생길 수 있는 분쟁 등을 위한 법률 자문을 준비하면 된다는 설명이다.


그는 "우선 현지 로펌들과 네트워크를 쌓아 놓은 다음, 기업들의 수요가 있을 때 직접 진출하고, 이후 기업들의 투자 규모가 늘어나면 직접 사무실 문을 여는 단계를 밟는게 안전하다"고 조언했다.


중남미 시장의 낮은 진입 장벽도 국내 로펌들에게는 유리한 조건이다.


양 변호사는 "중남미에는 국내 로펌들이 진입할 때 어려움을 겪을 만한 제도적 장벽은 없다. 특별할 제재를 가하지 않는다"면서 "특히 페루ㆍ에콰도르ㆍ콜럼비아 국민들은 비교적 온순해 더욱 진출하기가 쉬울 것"으로 분석했다.


그는 "아르헨티나는 소수 엘리트가 대부분의 경제분야를 장악하고 있고, 인종ㆍ문화 장벽은 일부 있을 수 있지만 현지 로펌과 경쟁하는 것이 아니라 한국 기업을 돕는 것이어서 큰 문제는 없을 것"으로 진단했다.


그는 이어 "한국이 인프라 사업 분야에서 강한 면모를 보이고는 있지만, 유럽 기업에 사업권을 주려고 하지 굳이 한국기업에 주려고 하지는 않을 것"이라면서 "이런 부분은 한국 기업이 아르헨티나에 진출해 일자리를 창출하는 등 이미지를 바꿔나가야 한다"고 전했다.


한 마디로 기업이 먼저 진출해 성공하는 것이 로펌들의 성공으로 이어진다는 얘기다.


그러나 양 변호사는 한국 로펌들의 짧은 전통에서 오는 국제경험 부족은 가장 큰 취약점으로 꼽았다.


그는 "한국 변호사들이 일을 빨리 처리하는 추진력은 높이 평가받고 있지만 국제경험이 없는 것은 맹점"이라면서 "아르헨티나는 1800년대 중반부터 변호사 사무실을 운영하며 국제업무를 해왔다.


한국의 경우 대형 로펌이 생긴 것도 10년이 채 안 된다. 때문에 국제업무에서 노련미와 여유가 없다"고 분석했다.


아르헨티나ㆍ브라질ㆍ파라과이ㆍ페루 등은 국제사법분야에서 세계 최초로 협약을 맺을 만큼 국제 경험이 많다는 것.


양 변호사는 "한국 로펌은 외형을 중요시해 급하게 덩치를 키우고 있고, 엄청나게 힘든 공부를 통해 변호사가 되기 때문에 기득권에 안주하려는 경향이 있다"면서 "주입식 교육에 따른 창의력 부족 문제도 보완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그는 한국 로펌과 기업들이 중남미 시장에 대해 더욱 많은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양 변호사는 "우리나라는 지나치게 미국에 의존하고 있어 중남미에 대한 인식이 거의 없다"면서 "중남미는 대부분이 백인 국가로 자부심과 문화가 대단하다. 탱고춤도 만들고, 노벨상도 5번이나 받았다. 1950년대에 핵기술을 보유하는 등 배울 게 너무 많은 나라"라고 말했다.



그는 "중남미는 이 같이 옛부터 구축해 온 저력과 자원이 많은 곳"이라면서 "미국만 보지 말고 시야를 넓혀야 한다. 브라질ㆍ아르헨티나는 법제도 분야에서도 우리나라보다 훨씬 앞서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최근 중남미 로펌에서도 한국로펌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고, 정부 차원에서도 한국 기업들의 진출을 환영하는 분위기여서 시장 선점에 더 없이 좋은 상황이라는 게 양 변호사의 의견이다.


양 변호사는 초등학교 4학년을 마치고 가족들과 함께 아르헨티나로 이민을 가 1998년부터 변호사 생활을 해오고 있다.


지난 8월부터는 법무법인 화우에 파견돼 근무하며 법률과 문화 공부에 열중하고 있다.


한편,양변호사는 지난해 8월 네델란드 국적의 20대 여성 마리스카 마스트를 살해한 혐의로 검찰로부터 30년 실형을 구형받고 온두라스 감옥에 투옥돼 있는 한지수씨(25ㆍ여)의 석방을 위해 백방으로 뛰고 있다.


한 씨는 결백을 강력히 주장하며 한국 정부에 도움을 요청했지만 정부의 허술한 대처로 절망의 나날을 보내고 있다.


양 변호사는 이 소식을 들은 후 대한변호사협회, 공익변호사 그룹 공감 등을 찾아다니며 한 씨를 도울 방법을 찾고 있다.


그는 "법 공부가 성격에 맞고, 부담도 느껴지지 않았다. 어렸을 때 비교적 말 문이 빨리 열렸고, 옳고 그름에 대한 구분도 잘했다는 얘기를 많이 들었다. 내가 남을 도우면서 할 수 있는 일이 변호사라고 생각했다"며 한씨를 돕기로 마음 먹은 이유를 대신했다.
<양호인 변호사 프로필>
▲1997년 아르헨티나 변호사 자격 취득
  아르헨티나 부에노스 아이레스 법대 졸업
▲2004년 미국 버지니아 로스쿨 졸업
▲1997년~현재 아르헨티나 법무법인 알렌데 브레아 변호사
▲2009년 8월~현재 법무법인 화우 파견

이승국 기자 inklee@asiae.co.kr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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