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투자자들은 자신의 선택에 대해 과도한 기대를 가지고 있다. 때문에 실제 상황이 계속 악화되고 있음에도 다른 대안을 찾기 보다는 더욱 더 현재의 상황에 집착하게 된다. 자금을 회수해 더 나은 수익을 얻을 수 있는 다른 종목이나 대체 투자처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과감한 결단을 내리지 못해 남몰래 고민하는 개인투자자들이 의외로 많다.
$pos="L";$title="[재야고수의 주식이야기]2. 마음 열고 고집을 버려라";$txt="장민수(필명 똘레랑스) 現 증권교육방송 스탁스토리 증권전문가";$size="250,330,0";$no="2009090414430925182_1.jpg";@include $libDir . "/image_check.php";?>그런데 바다 건너 미국에도 자기 맹신으로 심적 고통을 겪고 있는 사람이 있다. 헬리콥터와 달러를 매우 좋아해 헬리콥터를 타고 돈을 마구 뿌려대는 게 취미인 사람. 일명 헬리콥터 밴, 밴 버냉키 FRB의장이다. 그가 이끌고 있는 연준(FRB)은 이번 주 목요일 경기회복 뒷받침을 위해 제로수준의 정책금리를 동결한다고 발표하였다. 또한 낮은 금리를 상당기간에 걸쳐 유지하겠다고 밝히며 통화정책 유지 의지를 재확인했다. 그가 말 잔치를 늘어놓자 달러화가 지속적인 약세를 보일 것으로 예측한 투자자들의 수요가 몰려 국제유가와 금 등의 원자재 가격은 다시 상승세를 기록했다. 또 경기 회복세 둔화에 대한 우려가 다시 부각되면서 장 막판 미 증시는 하루 상승분을 거의 반납하고 말았다.
언론이나 사업가들 그리고 투자자들은 금리정책을 결정하는 FRB와 버냉키의 입을 항상 지켜보고 있다. 때로는 지나친 집착과 수많은 억측으로 시장을 혼란에 빠뜨리기도 하는 일이 다반사인데 목요일 우리 주식시장도 장 막판 급락한 미 증시의 영향을 받아 아침부터 0.7%나 갭 하락 하더니 전날의 2% 가까운 상승률을 다 반납하며 급락, 투자자들을 우울하게 만들었다.
옳든 그르든 경제성장 혹은 경기둔화를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 중 하나는 금리에 대한 FRB의 조치다. 역사적으로 봤을 때 이는 연쇄적으로 금리 관련 효과를 불러 일으켜 다양한 형태의 소비자대출에 반영되고 결국 이러한 금리는 특정 형태의 소비자 수요를 결정하는 핵심요소가 된다.
여기서 우리가 관심을 가지는 것은 금리가 어떻게 주식시장에 영향을 미치는가다. 첫째 금리는 경제성장률 전반에 영향을 끼치고 이는 기업실적에 영향을 주게 된다. 두번째로 주식 밸류에이션에 영향을 미친다. 금리의 상승과 하락은 소비자지출에 영향을 미치는 핵심적인 요인 중 하나이고 소비자지출 증가율의 상승 혹은 하락은 기업실적을 좌우하는 핵심적인 요인이므로 결국 주식시장을 움직이는 가장 중요한 요인은 금리의 변화임을 알 수 있다.
금리가 오르면 주식의 대체재인 채권 및 기타 상품투자에 대한 매력이 증가해 주식투자로 얻을 수 있는 배당금 및 이익수익률(earnings yield)에 대한 상대적인 매력이 감소하게 되고 주가수익률이 하락하게 된다. 반대로 금리가 내리면 주식 외의 다른 투자대안들을 덜 매력적으로 만들어 주가수익률이 상승하게 된다.
본질적으로 금리가 장기간 지속적으로 오를 때 주가수익 밸류에이션은 같은 정도로 하락하게 되는데 이는 금리가 상승하는 시기에는 부진한 주가수익 밸류에이션이 호전된 실적을 상쇄하기 때문에 기업의 실적이 좋아졌어도 주가는 아주 조금밖에 상승하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것은 아주 중요한 의미가 있다. 단기적으로나 장기적으로 기준금리가 추가 인하될 가능성은 거의 없고 이러한 낮은 금리는 현재의 높은 주가수익률에 이미 반영이 되어 있기 때문에 향후 불가피한 금리인상은 앞으로 몇 년 동안 주식시장과 주가수익밸류에이션에 큰 타격을 입힐 가능성이 높다.
바로 여기서 버냉키의 딜레마가 시작된다.
주가의 장기적인 수익을 위해서는 기업이익을 견고히 증가시킬 지속가능한 경제성장과 같은 금리 외의 요인으로부터 주식시장이 상승하도록 만들 자극제가 등장해야 한다. 그런데 위에서 말한 소비자지출은 기업실적에 영향을 미치는 핵심적인 요인이고 이러한 소비자지출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핵심적인 요인이 바로 금리의 변화다. 사정이 이러한데 과연 버냉키가 이러한 연쇄고리의 첫 단추인 금리를 앞으로도 계속 인상하지 않을 수 있을 것인가?
이에 대한 해답은 우리가 잘 알고 있는 미 정부의 점증하는 연방재정적자에 있다. 즉 미 연방정부가 지난해 금융위기 이후 빠른 속도로 국채를 발행하면서 차입금 규모를 늘려 왔는데 이는 미국 내 총 비금융기관 부채 증가에 영향을 미쳐 금리를 점차 높은 수준으로 끌어 올릴 가능성이 충분하다. 벌써 미국의 재정적자 규모는 2009 회계연도의 첫 9개월 동안 1조1000억달러로 늘어났고 올해 총 1조8000억달러의 재정적자가 예상된다. 이는 경기침체로 세금은 걷히지 않고 있지만 경기부양을 위한 대규모 공적자금 투입은 계속 되고 있기 때문이다.
지금과 같은 제로금리 수준에서 미 정부의 차입자금 수요가 현재의 속도대로 급격히 증가할 경우 FRB가 금리인상 대신 쓸 수 있는 카드는 극히 제한적이다. 그러나 금리를 인상하게 되면 곧바로 소비자지출을 제한하게 되어 경기회복세에 찬물을 끼얹는 결과를 가져온다. 이는 기업실적에 악영향을 끼쳐 더욱 경제성장을 더디게 하고 결국 실업의 고통만을 더할 뿐이다.
지금 버냉키는 마치 우량주의 함정에 빠져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처지에 있는 개인투자자와 똑같은 딜레마에 처해 있다. 팔고 나오면 손실이 막대하여 대체 투자안에 투자할 자금이 부족하고 계속 두자니 언제 끝날지 모르는 고통 속에서 견디기 힘들다. 금리를 인상하면 즉시 마주하게 될 자산가격 하락과 경기침체의 고통스런 현실이 두렵고 그대로 금리를 묶어 두기에는 이미 발행한 국채의 공급규모가 너무 크다.
버냉키가 주식하면 안 되는 이유는 어떤 문제에 직면하였을 때 이를 돌파해 나아갈 과감한 결단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앞으로도 나아가지 못하고 뒤로도 물러서지 못하는 버냉키 같은 심약한 인간형은 절대 주식시장에서 성공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주변 사람에게까지 고통을 전염시키며 부정적 외부효과만 배가 시킬 뿐이다.
그런데 이렇게 버냉키가 헤매고 있는 동안 우리 주식시장은 앞으로 어떻게 될 것인가? 11월은 변동성이 심할 것이라는 사실은 맞다. 프로그램 순차익 잔고가 2007년 8월에 이어 다시 한 번 마이너스 시대를 맞게 되었는데 2007년 8월은 대세상승 후 처음으로 2000포인트를 넘기고 나서 1700까지 조정 받던 시기가 아니었던가.
그러나 너무 실망하지 마시길. 지난 목요일 월드시리즈에서 뉴욕양키즈가 우승했고 이 친구들이 우승하면 내년 S&P500 지수가 15%나 상승한다니. 버냉키도 가슴을 쓸어 내렸을 것이다.
-장민수(필명 똘레랑스) 現 증권교육방송 스탁스토리 증권전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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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솔 기자 pinetree19@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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