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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일 벗은 '2012', CG는 명품-스토리는 하품


[아시아경제 고경석 기자]연말 극장가 최고 화제작 중 하나인 할리우드 재난 블록버스터 '2012'가 3일 오후 2시 서울 영등포CGV에서 언론시사를 통해 처음으로 공개됐다.


전세계 최대 크기의 상영관인 영등포CGV 스타리움에서 상영된 '2012'는 할리우드의 최첨단 기술력을 과시하는 스펙터클이 관객을 압도하기에 충분했다.

'인디펜던스 데이' '고질라' '투모로우' 등 컴퓨터 그래픽에 기초한 블록버스터에 재능을 보인 롤랜드 에머리히는 '투모로우'를 확장한 듯한 거대한 스펙터클과 액션으로 재난영화를 집대성했다. 재난영화의 다양한 클리셰들과 함께 '투모로우' '타이타닉' '볼케이노' 등을 모두 담았다.


재난의 규모에 있어서 '2012'는 역대 최고라 할 만하다. '해운대'의 몇 십대 규모의 스펙터클이 촘촘한 컴퓨터 그래픽에 의해 재현된다. 로스엔젤레스가 폐차 구겨지듯 폐허가 되고, 관광 랜드마크라 할 수 있는 브라질 리우 데 자네이루의 예수동상과 바티칸의 시스티나성당이 무너져 내린다. 거대화산이 미국 서부를 집어삼키고, 히말라야 산맥이 바다로 잠기는 장면은 보기 드문 장관을 연출한다.

거대한 재난 액션 속의 이야기는 역시나 가족드라마다. '2012'의 두 축은 고대 마야 문명이 예언했던 2012년의 멸망을 감지한 미국 정부의 움직임과 소설가 잭슨 커티스(존 쿠색 분)를 중심으로 한 이혼가정 이야기다.


영화는 두 이야기를 따로 진행시키다 '노아의 방주'라는 하나의 키워드로 집중시킨다. 인류를 보전하기 위해 미국을 비롯한 전세계 정부는 중국에 거대한 대피정을 제작하고, 이 사실을 알아낸 잭슨은 이혼한 아내 부부와 아이들을 데리고 중국을 향해 떠난다.


롤랜드 에머리히 감독은 인류를 지켜야 하는 미국 정부와 평범한 소시민 가정을 병치시키며 진행하지만 사실상 가족드라마에 그다지 큰 비중을 두지 않는 것처럼 보인다. 보통 상업영화 1편의 러닝타임인 90분이 경과될 때까지 감독은 주인공 가족의 탈출기에만 전념한다. 곁가지에 해당하는 여러 인물들이 등장하지만 대체로 이들의 이야기는 제대로 발전되기 전에 재난에 의해 희생되고 만다.


결국 '2012'를 보는 즐거움은 초중반의 거대한 재난 액션 스펙터클과 러닝타임이 두 시간가량 경과할 때즈음 등장하는 대피정 내의 액션 장면이다. 지루한 기다림 속에서 만나는 액션은 베테랑 감독의 손맛이 느껴질 만큼 화려하고 긴장감이 넘친다. '사랑스런 루저' 역할 전문 배우인 존 쿠색은 극초반부터 불사조처럼 모든 역경을 이겨내고 가족을 구해낸다.


'2012'는 우리 돈으로 3000억원을 쏟아부은 대작이다. 이야기는 빈약하지만 컴퓨터 그래픽과 액션 하나만은 최상급이다. 굳이 국내영화 '해운대'에 비교하자면 이야기는 훨씬 심심하고 액션은 비교할 수 없을 만큼 거대하고 풍성하다. 영화의 스토리에 크게 기대하지 않는다면 158분이 그리 괴롭지는 않을 것이다.

고경석 기자 kave@asiae.co.kr
<ⓒ아시아경제 & 스투닷컴(stoo.com)이 만드는 온오프라인 연예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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