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bar_progress

글자크기 설정

닫기

신종 플루 초긴장 학교 가보니

[중앙일보 박수련.이종찬] 2일 오전 7시30분 서울 명동 계성여고 앞. 갑자기 찾아온 한파 탓에 목도리와 코트로 몸을 감싼 학생들이 잰걸음으로 교문을 통과했다. 마스크를 쓴 교사 다섯 명이 등교하는 학생 한 명 한 명을 세워 체온기로 발열체크를 했다. 김낙용 교감은 “고3은 지금 건강에 이상이 생기면 치명적이어서 위생 교육을 더 철저히 한다”고 말했다.


수능(12일)이 열흘 앞으로 다가온 고3 교실은 신종 플루 확산 분위기까지 겹쳐 긴장감이 한층 더 고조됐다. 계성여고 고3 대부분이 마스크를 쓴 채 수업을 듣고 있었다. 한 교사는 마스크 위에 무선 마이크를 대고 수업을 했다. 이날까지 확진 환자가 6명에 그쳤지만 행여 환자가 늘어나 분위기가 흐트러지는 것을 막기 위해서다. 이 학교 3학년 담임 오상수 교사는 “마스크를 쓴 김에 잡담을 자제하고 묵언·수행하는 자세로 공부하라는 뜻도 있다”며 “그렇잖아도 조용한 고3 교실이 더 조용해졌다”고 말했다.

이 학교는 이날부터 고3 수업을 오전까지만 했다. 학생들이 함께 있는 시간을 최소화해 신종 플루 감염 위험을 낮추기 위해서다. 예년 같았으면 수능을 열흘 남긴 고3 교실은 밤늦도록 불을 훤히 밝혔지만 신종 플루가 고3 교실 풍경까지 바꾼 것이다. 3학년 채진아(19)양은 “옆 친구의 작은 기침소리에도 예민해진다”며 “날마다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 신수동 광성고도 이날부터 3학년은 정규수업만 마치고 귀가시켰다.


◆부족한 수업 일수로 방학 단축 가능성=16개 시·도교육청이 지난달 말 휴업 가이드라인을 제시했으나 이런 기준에 대해 학교들은 “별 도움이 안 된다”고 말하고 있다. 서울 H고 교감은 “학급별 휴업은 교과 진도와 내신 성적 산출 시 형평성 문제 때문에 사실상 실시하기 힘들다”며 “의심환자 25%로 제시된 학년 휴업 기준이 너무 까다로워 학교장이 알아서 판단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또 다른 고교의 교감은 “단순 감염률보다 감염속도가 훨씬 중요한 휴업 기준이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학교장들은 수업일수를 이유로 학교 휴업에 난색을 보이고 있다. 서울 송파구 S중학교는 지난주 확진환자가 10명 이상 나온 1학년 한 학급을 이틀간 휴반하기로 했다. 그러나 휴반을 결정한 날 오후 하루만 쉬기로 방침을 바꿨다. 교사들이 “이틀씩 수업을 안 하면 학사일정 안에서 수업을 보충하기 어렵다”고 말했기 때문이다. 정모 교장은 “방과후 학교 때문에 오후 9시 20분까지 시간표가 짜여 있어 방과후 보충 시간에 보강을 할 여유가 없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교육과학기술부는 방학을 단축해 수업일수를 채우는 방안을 제시했다. 교과부 안명수 학교운영지원과장은 “휴업으로 법정 최소 수업일수인 198일을 못 채우면 겨울·봄 방학을 줄여 (수업일을) 채울 수 있다”고 말했다.


현재 초중등교육법 시행령에 따르면 법정 수업일수는 220일이다. 천재지변 등의 이유로 220일의 10%를 단축할 수 있다. 이 때문에 서울시교육청은 수업일수를 205일로 규정한 내부지침을 198일로 고치고 이도 못 채우면 방학을 줄이라고 일선 학교에 전달할 계획이다.


박수련·이종찬 기자


AD


▶박수련 기자의 블로그 http://blog.joins.com/africasun/




AD
AD

당신이 궁금할 이슈 콘텐츠

AD

맞춤콘텐츠

AD

실시간 핫이슈

AD

놓칠 수 없는 이슈 픽

  • 25.12.0209:29
    자식 먹이고자 시도한 부업이 사기…보호망은 전혀 없었다
    자식 먹이고자 시도한 부업이 사기…보호망은 전혀 없었다

    "병원 다니는 아빠 때문에 아이들이 맛있는 걸 못 먹어서…." 지난달 14일 한 사기 피해자 커뮤니티에 올라 온 글이다. 글 게시자는 4000만원 넘는 돈을 부업 사기로 잃었다고 하소연했다. 숨어 있던 부업 사기 피해자들도 나타나 함께 울분을 토했다. "집을 부동산에 내놨어요." "삶의 여유를 위해 시도한 건데." 지난달부터 만난 부업 사기 피해자들도 비슷한 상황에 놓여있었다. 아이 학원비에 보태고자, 부족한 월급을 메우고자

  • 25.12.0206:30
    "부끄러워서 가족들한테 말도 못 해"…전문가들이 말하는 부업사기 대처법 ⑤
    "부끄러워서 가족들한테 말도 못 해"…전문가들이 말하는 부업사기 대처법 ⑤

    편집자주부업인구 65만명 시대, 생계에 보태려고 부업을 시작한 사람들이 부업으로 둔갑한 사기에 빠져 희망을 잃고 있다. 부업 사기는 국가와 플랫폼의 감시망을 교묘히 피해 많은 피해자를 양산 중이다. 아시아경제는 부업 사기의 확산과 피해자의 고통을 따라가 보려고 한다. 전문가들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중심으로 확산하는 부업 사기를 두고 플랫폼들이 사회적 책임을 갖고 게시물에 사기 위험을 경고하는 문구를 추가

  • 25.12.0112:44
    부업도 보이스피싱 아냐? "대가성 있으면 포함 안돼"
    부업도 보이스피싱 아냐? "대가성 있으면 포함 안돼"

    법 허점 악용한 범죄 점점 늘어"팀 미션 사기 등 부업 사기는 투자·일반 사기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구제 대상에서 제외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부업 사기도 명확히 전기통신금융사기(보이스피싱)의 한 유형이고 피해자는 구제 대상에 포함되도록 제도가 개선돼야 합니다."(올해 11월6일 오OO씨의 국민동의 청원 내용) 보이스피싱 방지 및 피해 복구를 위해 마련된 법이 정작 부업 사기 등 온라인 사기에는 속수무책인 상황이 반복되

  • 25.12.0112:44
    의지할 곳 없는 부업 피해자들…결국 회복 포기
    의지할 곳 없는 부업 피해자들…결국 회복 포기

    편집자주부업인구 65만명 시대, 생계에 보태려고 부업을 시작한 사람들이 부업으로 둔갑한 사기에 빠져 희망을 잃고 있다. 부업 사기는 국가와 플랫폼의 감시망을 교묘히 피해 많은 피해자들을 양산 중이다. 아시아경제는 부업 사기의 확산과 피해자의 고통을 따라가보려고 한다. 나날이 진화하는 범죄, 미진한 경찰 수사에 피해자들 선택권 사라져 조모씨(33·여)는 지난 5월6일 여행사 부업 사기로 2100만원을 잃었다. 사기를 신

  • 25.12.0111:55
    SNS 속 '100% 수익 보장'은 '100% 잃는 도박'
    SNS 속 '100% 수익 보장'은 '100% 잃는 도박'

    편집자주부업인구 65만명 시대, 생계에 보태려고 부업을 시작한 사람들이 부업으로 둔갑한 사기에 빠져 희망을 잃고 있다. 부업 사기는 국가와 플랫폼의 감시망을 교묘히 피해 많은 피해자들을 양산 중이다. 아시아경제는 부업 사기의 확산과 피해자의 고통을 따라가보려고 한다. 기자가 직접 문의해보니"안녕하세요, 부업에 관심 있나요?" 지난달 28일 본지 기자의 카카오톡으로 한 연락이 왔다.기자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인스

  • 25.12.0513:09
    김용태 "이대로라면 지방선거 못 치러, 서울·부산도 어려워"
    김용태 "이대로라면 지방선거 못 치러, 서울·부산도 어려워"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박수민 PD■ 출연 : 김용태 국민의힘 의원(12월 4일) "계엄 1년, 거대 두 정당 적대적 공생하고 있어""장동혁 변화 임계점은 1월 중순. 출마자들 가만있지 않을 것""당원 게시판 논란 조사, 장동혁 대표가 철회해야""100% 국민경선으로 지방선거 후보 뽑자" 소종섭 : 김 의원님, 바쁘신데 나와주셔서 고맙습니다. 김용태 :

  • 25.12.0415:35
    강전애x김준일 "장동혁, 이대로면 대표 수명 얼마 안 남아"
    강전애x김준일 "장동혁, 이대로면 대표 수명 얼마 안 남아"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강전애 전 국민의힘 대변인, 김준일 시사평론가(12월 3일) 소종섭 : 국민의힘에서 계엄 1년 맞이해서 메시지들이 나왔는데 국민이 보기에는 좀 헷갈릴 것 같아요. 장동혁 대표는 계엄은 의회 폭거에 맞서기 위한 것이었다고 계엄을 옹호하는 듯한 메시지를 냈습니다. 반면 송원석 원내대표는 진심으로

  • 25.11.2709:34
    윤희석 "'당원게시판' 징계하면 핵버튼 누른 것"
    윤희석 "'당원게시판' 징계하면 핵버튼 누른 것"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윤희석 전 국민의힘 대변인(11월 24일)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에 출연한 윤희석 전 국민의힘 대변인은 "장동혁 대표의 메시지는 호소력에 한계가 분명해 변화가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또한 "이대로라면 연말 연초에 내부에서 장 대표에 대한 문제제기가 불거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동훈 전

  • 25.11.1809:52
    홍장원 "거의 마무리 국면…안타깝기도"
    홍장원 "거의 마무리 국면…안타깝기도"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마예나 PD 지난 7월 내란특검팀에 의해 재구속된 윤석열 전 대통령은 한동안 법정에 출석하지 않았다. 특검의 구인 시도에도 강하게 버티며 16차례 정도 출석 요청에 응하지 않았다. 윤 전 대통령의 태도가 변한 것은 곽종근 전 육군 특수전사령관이 증인으로 나온 지난달 30일 이후이다. 윤 전 대통령은 법정에 나와 직접

  • 25.11.0614:16
    김준일 "윤, 여론·재판에서 모두 망했다" VS 강전애 "윤, 피고인으로서 계산된 발언"
    김준일 "윤, 여론·재판에서 모두 망했다" VS 강전애 "윤, 피고인으로서 계산된 발언"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미리 PD■ 출연 : 강전애 전 국민의힘 대변인, 김준일 시사평론가(11월 5일) 소종섭 : 이 얘기부터 좀 해볼까요? 윤석열 전 대통령 얘기, 최근 계속해서 보도가 좀 되고 있습니다. 지난해 국군의 날 행사 마치고 나서 장군들과 관저에서 폭탄주를 돌렸다, 그 과정에서 또 여러 가지 얘기를 했다는 증언이 나왔습니다. 강


다양한 채널에서 아시아경제를 만나보세요!

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