덴마크 하면 딱 떠오르는 단 한사람! 바로 '동화의 아버지' 안데르센(H. C. Andersen, 1805-1875)'이다. 덴마크의 마그레테 2세 여왕은 몰라도, 아마 안데르센을 모르는 사람은 없을 거다. 유행가와 위인전은 나라마다 달라도 유년시절 읽어보라고 권했던 동화들은 하나같이 인어공주와 미운오리새끼였기 때문이다.
덴마크 오덴세에서 태어난 안데르센이 일생동안 남긴 동화는 130편 가량 된다. 그 중에는 앞서 언급한 두 편을 비롯해 벌거벗은 임금님, 성냥팔이 소녀 등 주옥같은 동화들이 상당수다. 어느 하나 할 것없이 아름답고 서정적인 세계관을 담고 있는 역작이다. 이 아름다운 동화에는 안데르센의 인생 경험 또한 많이 녹여져 있다고 하니, 그의 70년 생애가 어땠을 지 사뭇 궁금해지는 대목이다.
◆80cm 인어공주, 정말 실망이야?!= 그의 130편 동화 중 첫 손가락에 꼽히는 작품은 '인어공주(Little Mermaid)'다. 코펜하겐 항구에 가면 동화 속 인어공주를 동상으로 볼 수 있다. 코펜하겐에 오는 관광객들이 꼭 들리는 관광명소이기도 하다. 필자는 코펜하겐에 도착한 지 3주가 돼서야 '인어공주상'을 보러 갔다. 쓸쓸한 모습으로 외롭게 바다를 바라보고 있는 인어공주상을 보고나서야 '아 내가 덴마크에 왔구나'하는 느낌이 들었을 정도였다.
하지만 인어공주상의 모습을 본 관광객들은 실망하는 기색이 역력하다. 약 80cm 정도밖에 안되는 왜소한 크기 때문이다. 덴마크 사람들마저도 인어공주상을 보러가는 필자에게 "기대하지 말라"고 충고할 정도였다. 실제로 인어공주상은 벨기에의 '오줌싸개 동상', 독일의 '로렐라이'와 함께 '직접 보면 실망하는 세계 3대 관광명소'로 꼽히기도 한다.
그래도 인어공주상 주변엔 차가운 바닷바람을 맞으면서도 사진을 찍으려는 관광객들로 항상 만원사례다. 관광객 중에는 "인어공주상이 더 컸다면 특유의 쓸쓸함이나 외로움이 묻어나지 않을 것"이라며 '작은 동상 옹호론'을 펼치기도 한다.
◆중국 가는 인어공주상.. 그 자리엔?= 이 인어공주상을 내년엔 덴마크에서 볼 수 없다고 하니, 벌써부터 아찔하다. 인어공주상은 내년 4월 상하이(上海)에서 열리는 세계박람회 전시때문에 중국으로 넘어간다. 이 기간 동안 인어공주상이 있던 자리에는 중국인 예술가가 제작한 비디오 설치물과 함께 크기가 좀 더 작은 '동생 인어공주상'이 전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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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동생 인어공주상' 역시 인어공주상의 작가인 덴마크 조각가 에드바르트 에릭슨에 의해 20세기 초 제작된 작품이다. 하지만 동생 인어공주상은 에릭슨가(家)가 개인적으로 소장하고 있어 상대적으로 덜 알려져 있다.
한편, 인어공주와 안데르센에 관련해서는 숱한 에피소드가 전해지고 있다. 평민출신의 안데르센이 부르주아 사회에 들어가려다 실패한 절망감이 표현된 작품이라는 얘기도 있고, 잘 생기지 못한 안데르센이 짝사랑 발레리나에게 선택받지 못하고 쓴 글이라는 말도 있다.
글= 성연란
정리= 윤종성 기자 jsyoon@asiae.co.kr
◇ 덴마크 코펜하겐경영학교에 다니는 성연란 씨는 학교보다는 여행이, 남자보다는 공부가, 동료보다는 친구가 좋은 고집쟁이 22세 학생이다. 무턱대고 홀로 떠났던 호주에서의 1년이 너무나 좋아서 이번엔 유럽으로 떠났다. 전 세계 모든 교통수단을 다 타보는 것이 목표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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