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과 주식시장 찬바람...안전한 은행에 피신
[아시아경제 박성호 기자]지난달 초 출판관련 업체에 근무하는 홍모 이사(43)는 최근 국내주식형 펀드를 환매해 2000만원을 6개월짜리 은행 정기예금에 넣었다. 물론, 직접 매매자금으로 썼던 500만원도 포함돼 있다.
홍 이사는 "주가가 불안하고 그렇다고 어설프게 부동산 투자에 나설 수도 없으니 당분간 은행에서 여유돈을 묻어둘 생각"이라고 했다.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한 채 홍 이사처럼 은행에 자금을 넣어둔 채 관망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이를 반영하듯 요구불예금 회전율은 이미 지난 8월, 1년 6개월여만에 최저치로 떨어졌다.
올 하반기 들어 주식시장의 과열논란과 정부의 강력한 부동산시장 안정정책 등의 영향으로 은행 외에는 자금운용처가 적당치 않고, 여기에 이를 틈타 은행들도 다양한 부가혜택과 상대적 고금리를 부여하는 상품을 줄이어 출시한 영향도 크다.
29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8월을 기준으로 예금은행 예금회전율은 4.1회로 지난 2월 수준으로 떨어졌다.
예금지급액을 예금평잔액으로 나눈 수치인 예금회전율이 낮아졌다는 것은 은행에 묻어 두고만 있을 뿐 인출하지 않는 자금이 많아졌다는 의미로 은행 이외에 다른 투자에 나서기는 상황이 여의치 않다는 것을 뜻하기도 한다.
예금별로 보면 요구불예금은 지난 8월 30.1회로 작년 2월의 27.1회 이 후 1년 6개월만에 최저치로 떨어졌다. 이 회전율은 지난 3월 35.2회, 6월에도 34.3회를 기록했지만 7월 이후 둔화되는 양상이다.
지난 3월 22.1회까지 치솟았던 보통예금 회전율 역시 8월에는 17.1로 2007년 9월 이후 가장 낮았다.
한은 관계자는 "예금회전율이 낮다는 것은 그만큼 자금이동 변동성이 떨어진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으로 주식이나 부동산 시장이 불안하거나 냉각기에 접어들면 회전율도 같이 하락하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정기 예ㆍ적금을 포함한 예금은행의 저축성예금 수신에 지난 8월 한 달 동안만 13조5000억원이 몰렸다. 금융위기 발생 직후인 작년 10월 이후 최대치다.
시중자금이 이 처럼 은행으로 몰리고 있지만 정부의 총부채상환비율(DTI)과 담보인정비율(LTV) 강화로 대출을 억제시키자 은행의 예대율도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연초 89.8을 기록했던 시중은행의 예대율은 8월에는 87.6로 떨어졌다. 이는 작년 2월과 같은 수준이자 2007년 8월 이 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한은은 "은행 요구불예금, 수시입출식예금이 자금이 대거 몰리면서 예대율이 하락했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9월 중순 이후 코스피지수가 1700선을 뚫은 후 과열에 대한 우려 등으로 약세조짐을 보이고 있고 주택담보대출이 둔화되는 추세를 볼 때 은행 통장에 당분간 머물 시중자금은 단기적으로 더욱 늘어날 것으로 바라 보고 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주식투자로 빠져나갔던 자금이 서서히 은행의 단기상품에 유입되는 것으로 보인다"며 "증시가 급등하거나, 부동산시장 활기가 본격적으로 살아니지 않는다면 은행으로 유입되는 자금은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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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호 기자 vicman1203@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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