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황준호 기자] 출신을 잊고 미래를 향해 하나가 되자는 이지송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장의 간절한 소망이 언제쯤 빛을 발할 것인가.
이 사장의 취임과 통합공사 출범 한 달이 지나며 분위기가 달라지고 있다. 통합을 반대했던 직원들도 많았지만 성공적인 LH로 시급히 자리잡아야 국민들의 신뢰를 얻을 수 있다는 당위성에 모두 공감하고 있기 때문이다.
취임식과 출범식에서 이 사장이 보여준 두 노조에 대한 간곡한 당부와 잇따른 체육대회, 간담회 등도 촉매가 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출범 첫날부터 양 노조위원장은 이에 화답하듯 "과거는 잊어야 한다"면서 LH의 성공적 출범을 희망했다.
사장의 노력으로 시작된 '화학적 결합' 노력은 임직원들의 자발적 움직임으로 이어지며 희망이 보이기 시작했다.
이 사장은 사장 내정자로 선임된 이후 변함없이 열정을 보여주고 있다. 휴일에도 보금자리주택 건설현장을 찾고 새벽부터 밤까지 어김없이 현안들을 손수 챙기고 있다.
몇날동안 잠을 못 잘 정도로 고민을 안겨준 부채문제와 정치적 문제로 연결되는 본사의 지방이전, 보금자리주택의 차질없는 공급 등 굵직한 숙제들과 함께 두 공사 출신간의 화합을 이루기 위한 노력도 잊지 않는다.
이 사장은 우선 회의시간부터 조절했다. 아침 7시30분으로 한 시간 앞당겼다. 직원들의 출근시간도 자연스레 한 시간 빨라졌다. 힘들다고 푸념하는 소리도 없지 않았다. 대신 그는 빠른 판단으로 사업추진력을 높였다. 갈팡질팡 방향을 못잡았던 사업들도 속전속결 처리됐고 직원들의 원성은 아이디어 건의로 바꿔어 갔다.
물리적 화합에서 화학적 화합을 위해 이 사장은 폭탄주도 마다하지 않았다. 사내 체육대회는 물론, 부처별 소규모 운동회에도 전면에 나섰다. 직접 개최한 체육대회만도 수차례다. 이젠 전체 차원이 아닌 부서별 체육활동으로 소규모 단위의 화합을 도모중이다. 술 한 잔에도 통합이 담았으며 함께 부르는 노래에도 단합이 녹였다.
이에 임직원들도 호응하고 있다. LH내부에서는 사업부서보다는 사내동아리, 소규모 모임들부터 통합이 이뤄졌다. 축구, 농구 등 동아리에서는 신규 멤버 영입으로 전력이 보강돼 서로를 아꼈다. 술자리에서는 각기 다른 두 공사에서 겪은 무용담이 난무했고 주공과 토공 직원은 LH직원으로 거듭났다.
이렇듯 LH내 새로운 조직문화가 싹트는 것은 무엇보다 LH의 고유기능을 보다 효율성있게 수행하는 데 큰 힘이 될 전망이다. 이 사장도 "조직의 안정이 이뤄져야만 보금자리주택 건설 등 LH가 해야 할 업무를 차질없이 수행할 수 있다"고 누누히 밝혀왔다.
물론 이 사장이 지적한 '화학적 결합'은 쉽지 않을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결사적으로 통합에 반대하며 켜켜이 쌓여온 해묵은 감정이 봄 바람에 눈 녹듯 사라지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하지만 앞으로 헤쳐나가야할 일들을 위해 LH전원이 노력이 필요한 만큼 시너지 효과를 높이기 위한 이 사장의 화학적 결합 프로젝트는 계속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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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준호 기자 rephwa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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