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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고에 기댄 GDP성장의 빛과 그림자

수출과 내수 개선 위한 여건 좋지 않아..재고증가 따른 생산확대지속 의문

[아시아경제 박성호 기자]3ㆍ4분기 국내총생산(GDP)DL 7년 6개월만에 최대치를 기록했지만 재고감소에 따른 영향이 절대적이라는 측면에서 실질 경기회복세 전망을 놓고 의견이 분분하다.


향후 경기상승세 지속될 경우 기업들이 늘여 놓은 재고가 소비로 이어지면 선순환효과를 낼 수 있지만 반대의 경우 이는 경기반등에 또 다른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일단 한은은 '내수중심'의 경기회복에 '의미'를 두고 있다. 하지만 경기회복의 '체감도'는 지표대비 크게 뒤떨어지고 있다는데 공감하고 있다.


27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재고감소의 3ㆍ4분기 GDP 성장에 대한 기여도는 2.9%포인트다. 3ㆍ4분기 GDP성장률과 일치하는 수치다.

재고를 제외하면 내수에서 1.0%포인트, 순수출(수출-수입)이 -1.0%포인트로 사실상 재고감소에 따른 생산증대가 GDP의 대부분을 차지한 셈이다.


3ㆍ4분기 중 제조업체들의 재고는 금융위기 여파로 작년 4ㆍ4분기 2조3000억원 감소로 돌아섰고 올해 1ㆍ4분기 2조8000억원, 2ㆍ4분기 3조2000억원으로 그 폭을 확대해 왔다. 그러나 3분기에는 재고 감소폭이 5500억원 수준으로 줄었다.


이는 그동안의 감소폭을 만회하기 위해 기업들이 생산을 늘렸다는 것을 의미한다.


문제는 재고감소분 만회를 위한 생산확대는 이미 조업일수 증가와 이에 따른 급여증가로 3ㆍ4분기에 그 효과가 끝났다는데 있다.


한은 관계자는 "재고조정에 따른 생산증대의 경제적 효과는 마무리됐다고 보는 것이 바람직하며 4ㆍ4분기에도 그만큼 생산이 늘어나느냐는 것이 경기회복의 관건"이라고 설명했다.


이를 위해서는 수출 및 내수소비 증대돼야 하는데 전망은 불투명하다.


우선 수출에서 수입을 뺀 순수출이 GDP에 미치는 영향이 갈수록 약화되고 있다.


순수출의 성장기여도는 올 1ㆍ4분기 전기대비 0.5%포인트 오른 2.6%포인트에서 2ㆍ4분기에는 1.3%포인트로, 그리고 3ㆍ4분기에 -1.0%포인트로 떨어졌다. 이는 2002년 2ㆍ4분기 이후 7년 1분기만에 최저치다.


내수소비가 확대되기 되기 위한 전제조건인 임금과 고용사정도 녹록지 않다.


통계청이 발표한 2ㆍ4분기 가계동향을 보면 가구당 월평균 소득은 통계작성이 이뤄진 2003년 이 후 처음으로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9월 취업자수가 10개월만 최대폭인 7만1000명 늘었지만 상당수가 공공근로 등에 힘입은 것이고 고용률은 오히려 전년동기대비 0.6%포인트 하락한 59.2%로 떨어졌다.


한편 김명기 한은 통계국장은 "재고조정에 따른 GDP성장을 '착시'로 보는 것 보다는 '체감도'가 떨어진다고 보는 것이 더 좋을 것 같다"며 "일단 내수위주의 성장세를 보이는 만큼 4ㆍ4분기 동향을 유심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진단했다.

박성호 기자 vicman1203@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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