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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관 입맛 변했다

-이달 IT, 화학업종 팔고 철강 건설업종 사들여


[아시아경제 김은별 기자]기관들의 입맛이 달라졌다. 그동안 기존 국내 증시를 이끌어왔던 업종을 내다팔고 철강, 건설, 기계업종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한 것.

증권업계에서는 증시의 모멘텀이 약화되면서 대안으로 활약하고 있는 철강, 건설, 기계업종에 관심이 쏠리고 있는 것이란 분석이 나오고 있다.


2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10월 들어 기관이 순매수한 상위 종목은 POSCO, 현대건설, 하이닉스, 한국전력, 두산인프라코어, 대림산업 등이다. 특히 기관은 10월 한달간 POSCO를 3300억원 이상 순매수했다. 이에 따라 POSCO의 주가는 같은기간동안 10.95% 상승했다. 코스피지수 상승률(0.82%)의 13.35배에 달하는 수치다.

기관은 현대건설도 빠른 속도로 사들였다. 10월 한 달간 기관은 단 4거래일을 제외하고 현대건설을 순매수했다. 이 기간 순매수 금액은 10억6324억원. 현대건설은 같은 기간 동안 8.08%의 주가 상승률을 보였다.


한국전력 역시 16~22일까지 5거래일 연속 기관의 러브콜을 받았다. 기관이 5일간 사들인 금액은 609억3900만원이다. 올해 2분기 영업이익이 2445억원을 기록해 지난해 같은기간 대비 흑자전환한 데 이어 3분기 실적도 호조세를 이어갈 것이란 기대감 덕분으로 풀이된다.


기관은 두산인프라코어도 지난 14일 이후 5거래일 연속 순매수를 지속, 총 600억원어치를 샀다.


이같은 기관의 매수세에 힘입어 해당기간 동안 철강, 건설, 기계업종은 전반적으로 시장 대비 선전하고 있는 모습이다. 한국거래소 업종지수의 주가등락률을 살폈을 때 2주 전과 대비해 철강은 8.5%, 기계는 6.2%, 건설은 3.6% 상승했다.


전문가들은 주도주가 사라져버린 국내 증시에서 KOSPI 지수는 당분간 박스권 흐름을 보일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단기적으로 기관들이 관심을 보이는 종목들에 관심을 가져 볼 것을 권했다.


박승진 삼성증권 애널리스트는 "기관은 10월 들어 IT, 운수장비, 화학업종을 1조5000억원 가량 순매도한 반면 철강, 기계, 건설업종은 7000억 가량 순매수해 최근 시장의 관심이 철강, 건설, 기계업종으로 변화했다"며 "단기 대안으로 원자재 가격 상승의 간접적 수혜를 기대할 수 있는 철강ㆍ건설ㆍ기계업종 등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승우 대우증권 애널리스트도 "올해 외국인의 매수세가 둔화된 시기에 이 공백을 채워준 투자주체는 바로 기관"이라며 "전반적으로 기관 역시 매도세를 이어갔으나 외국인의 매수세가 둔화된 시점에서는 상대적으로 매도강도가 완화됐고 매수를 나타냈던 업종들은 평균적으로 외국인 관심업종에 비해 높은 상승세를 나타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외국인 매수강도가 다소 약화된 현 시점에서는 단기적인 투자대안으로서 기관의 매수업종에 대해 상대적인 관심을 확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기관은 기존 주도주를 팔아치우면서도 자동차 업종에는 러브콜을 보냈다. 특히 기관은 기아차를 집중적으로 사들이고 있다. 기관은 기아차가 실적을 발표하기 전인 22일과 실적발표 당일 기아차를 각각 231억2500만원(134만9900주), 369억1800만원(205만1400주)가량 순매수했다.


증시 전문가들은 "기관이 수출주에 대한 끈을 한순간에 놓기는 어렵다"면서 "앞으로는 기존 주도주였던 수출주 중에서도 실적에 따라 차별화된 매수세가 지속될 것"이라고 전했다.

김은별 기자 silversta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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