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기훈 기자] 부실 여신으로 인한 미국 대형 은행권의 손실 규모가 1930년대 세계 대공황 초기 당시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26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이 신용평가기관인 무디스 인베스터스의 자료를 인용해 보도한 바에 따르면 올해 들어 미 은행들이 상각 처리한 부실 대출은 1160억 달러에 달한다. 연율 기준으로 은행권 전체 대출의 2.9%에 달하는 규모로, 대공황 발발 3년째인 지난 1932년 대출 상각 비율 2.25%를 크게 웃도는 수치다.
대출 손실 규모는 확대일로다. 1분기 310억 달러에 달했던 대출 손실은 2분기에 400억 달러, 3분기에는 450억 달러까지 늘어났다. 3분기 연율 기준 대출 상각 비율은 3.4%로 1934년 대공황이 최악에 달했던 시점과 맞먹을 정도.
무디스의 통계는 자산 규모 500억 달러 이상인 은행들을 대상으로 집계됐으며, 이들 은행의 자산은 미국 전체 은행의 85%에 이를 정도로 시장 영향력이 막대하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대출 손실은 지난해 전 세계에 불어 닥친 금융 위기의 결과다.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 등으로 부동산 시장이 붕괴되면서 대다수 은행들이 모기지 대출 부문에서 대규모 손실을 입었다. 또한 최근에는 상업용 부동산과 기업 대출의 손실이 은행권의 실적을 더 악화시키고 있다.
무디스는 신용시장 경색이 풀리지 않고 있는 만큼 대다수 미 은행들이 4분기는 물론 내년에도 어려운 상황에 놓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이 같은 문제들은 이미 신용등급에 반영돼 있어 추가 등급 하락으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이라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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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훈 기자 core8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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