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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파구 동네음악회 인기 몰이

문화소외계층 밀집지역 동 위주로 진행...구청장과 경찰서장의 듀엣 열창 등 인기 몰이 한창

[아시아경제 박종일 기자]작지만 친근한 동네음악회가 송파구에서 한창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깊어가는 가을의 정취도 만끽하고 이웃사촌들과 따뜻함을 나누는 소박한 음악회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구는 신종인플루엔자로 인한 한성백제문화제 취소로 축소된 문화향유기회를 주민들에게 제공하기 위해 동네음악회를 마련했다.


지난달 18일부터 마천 근린공원에서 열린 가을맞이 마천동 동네음악회를 시작으로 한 달 내내 아파트 동이 아닌 문화소외계층이 밀집된 일반동 위주로 잇달아 진행되고 있다.

작지만 친근한 동네음악회를 표방하는 만큼 출연진도 석촌호수 수변무대 음악회를 시작으로 송파구 공식 그룹이 된 7080 추억스케치를 비롯 홍삼트리오, 이동원 등 추억의 주인공들이 가을 감성을 한껏 자극한다.

간혹 같은 동네에서 거주하는 연예인들도 만날 수 있어 반가움과 설렘은 더 커진다.


잠실본동에서 열린 동네음악회에서는 탤런트 이숙 씨와 가수 김유정 씨가 참석해 주민들과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또 좀처럼 듣기 힘든 구청장과 경찰서장, 우체국장, 시·구의원 등 특별 개스트들의 열창과 악기연주도 동네음악회의 색다른 재미를 더해준다.


김영순 송파구청장과 윤성태 송파경찰서장이 멋진 듀엣곡을 선보이는가 하면, 송파경찰서 강력계 형사들이 나와 평소의 거친 이미지와는 달리 감미로운 색소폰 연주를 들려주기도 한다.


이뿐 아니라 동네음악회가 횟수를 거듭하면서 새로운 스타 탄생의 장이 되고 있다.


7080 추억스케치를 주도하고 있는 강변가요제 출신 전문MC 김형(52·서울음악교육회 회장)씨가 바로 그 주인공.

김씨는 특유의 구수한 입담과 매끄러운 진행으로 동네음악회 공식 MC로 자리를 확실히 굳혔다.


김씨와 함께 100% 송파주민들로 구성된 통기타 세대인 7080 추억스케치도 단골손님으로 매회 주민들과 만나고 있다.


이런 묘미 때문에 주로 평일을 이용해 열리는 동네음악회지만 400~500명 이상의 관람객이 몰려든다.


덕분에 주민들의 마음을 흩어졌던 마음을 하나로 만드는 데 이보다 좋을 수 없다.


또 비록 무명의 가수라도 미리 준비한 야광 응원도구와 플래카드로 아낌없는 성원을 보내는 것도 잊지 않는다.


더구나 추억의 노래를 함께 열창하면서 공연팀과 관객이 하나 되는 모습에서는 어느 음악회 못지않은 뜨거운 열기가 느껴진다.


동네음악회의 주인공은 바로 주민이다.


어르신들도 일찌감치 나와 벤치와 준비된 좌석을 지키는가 하면, 평소 공부에 지친 동네 아이들도 이날만큼은 엄마·아빠의 손을 잡고 나와 즐겁게 뛰놀 수 있다.


흥에 겨운 어르신들은 좌석을 박차고 일어나 덩실덩실 어깨춤을 춘다.


바쁜 생활 때문에 자주 볼 수 없었던 이웃들도 오랜만에 만나 밀린 얘기를 나누는 정다운 모습들도 쉽게 볼 수 있다.


부녀회원들은 따뜻한 생강차를 나눠주고, 자발적인 주민모임인 생활안전방범대는 관람객 안전보호에 발 벗고 나섰다.


주민센터들은 곳곳에 손세척제를 비치해 관람객의 위생확보에 주의를 기울인다.


주민들이 자주 찾는 근린공원에 마련된 임시무대가 약간은 어설프게 느껴지고, 음향이 불안정해도 개의치 않는다.


오랜만에 온 동네 주민들이 함께한 잔치는 음악회가 끝나도 아쉬움 때문인지 쉽사리 자리를 뜨지 못한다.


다시 삼삼오오 짝을 지어 놀이터로, 인근 호프집으로 발길을 돌리는 주민들의 얼굴은 행복한 미소가 가득하다.


한편 동네음악회는 지난 15일부터 17일까지 오금동, 석촌동, 방이동에 이어 22일 풍납2동, 23일 가락2동, 24일 가락본동, 30일 송파1동 등에서 잇달아 열린다.

박종일 기자 drea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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