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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고경석 기자]주연배우 김명민과 하지원에 관심이 집중됐던 영화 '내 사랑 내 곁에'가 개봉 2주차에 접어들며 조연 연기자들에 대한 호평이 이어지고 있다.
남능미 임하룡 손가인 신신애 임형준 김여진 김광규 등의 감칠맛 나는 연기는 물론 식물인간처럼 거동하지 못하는 환자를 연기한 임성민 등에게도 관객들의 찬사가 계속되고 있다.
박진표 감독은 아시아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내 사랑 내 곁에'를 처음 구상할 때 "6인 병동의 몇몇 장면들을 떠올렸다"면서 "사랑이 삶이 되고, 삶이 사랑이 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리고 싶었다"고 말한 바 있다.
이는 곧 '내 사랑 내 곁에'의 또 다른 주인공이 6인 병실에서 사랑하는 사람을 간호하는 보호자들이라는 의미와도 같다. 절망에 싸인 삶 속에서도 사랑이라는 이름의 희망을 공기처럼 들이쉬는 사람들이 이 영화의 숨은 주인공인 셈이다.
개그맨 출신 배우 임하룡은 혼수상태에 빠진 아내를 지극 정성으로 돌보는 근숙 역을 맡아 병실에 밝고 따뜻한 온기를 불어넣는다. 부담스러운 쌍꺼풀로 관객에게 웃음을 주는 이 인물은 젊은 아내를 위해 드레스를 입히기도 하고 파티를 열기도 하는 등 엉뚱한 행동을 계속한다.
근숙이라는 인물의 고통과 슬픔이 극대화되는 것은 엉뚱한 행동 뒤에 아내에 대한 지극한 사랑이 숨어있기 때문이다. 개그 프로그램과 연극, 영화 등에서 쌓은 그의 내공은 '비극적인 희극' 혹은 '희극적인 비극'으로 관객들에게 감동을 전달한다.
대중에게 코믹한 이미지로 각인돼 있는 신신애는 허진호 감독의 영화 '봄날은 간다' '행복'에서 잔잔한 연기로 두각을 나타낸 바 있다. 그는 이번 영화에서는 사고로 하반신마비가 된 피겨스케이팅 선수를 눈물로 간호하는 모성 연기를 펼쳐 박수를 받았다.
임형준은 "나 삼성전자 다니던 사람이야"라는 대사로 관객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식물인간이 된 형을 간호하는 데 모든 재산을 쏟아 부은 석원이라는 인물은 극중 연명치료 중단이라는 문제 앞에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안타까운 모습을 연출한다.
9년간 식물인간 상태인 남편(최종률 분)을 지켜온 아내 옥연 역의 남능미는 사랑이 삶이 되버린 전형적인 캐릭터로 김명민 역의 종우가 누워있는 병실의 터줏대감 역을 톡톡히 해낸다. 영화 후반부에서 남편의 뺨을 때리는 장면은 관객의 눈물샘을 터트리는 핵심 장면 중 하나다.
여성그룹 브라운 아이드 걸스의 멤버 손가인은 의외의 연기력으로 깊은 인상을 남겼다. 한때 촉망받던 피겨스케이팅 선수였으나 사고로 모든 것을 잃게 된 진희 역의 손가인은 철없는 반항아라는 캐릭터를 훌륭히 소화해내 연기자로서 가능성을 드러냈다.
어린 나이에 하반신 불구가 된 현실을 받아들이지 못한 진희는 어머니에게 죽여 달라고 소리치고 문병 온 친구들에게도 침을 뱉는 등 비뚤어진 언행을 일삼지만 종우와 소통하며 웃음을 다시 찾아간다. 짙은 화장과 화려한 의상을 벗고 맨얼굴과 환자복으로 갈아입은 손가인은 신경질적이고 괴팍하지만 여린 마음을 지닌 진희 역할을 훌륭히 소화해내 호평을 받았다.
임성민은 뇌수술을 받은 환자 춘자 역으로 출연해 삭발까지 감행하는 등 연기에 대한 열정을 내보였다. 일부 장면이 편집돼 실제로 영화 속에서 대사는 단 한마디도 없지만 식물인간인 상태에서 눈빛이 움직이는 단 한 장면의 연기를 통해 남편 역의 임하룡과 함께 깊은 슬픔을 전달한다.
영화 속에서 종우를 담당하는 주치의 손영찬 박사 역의 김여진과 하지원이 일하는 상조회사의 상사 국동석 역의 김광규도 지나치지도 부족하지도 않은 연기로 영화의 완성도를 높였다. 우정출연으로 크레딧을 올린 설경구와 강신일, 송영창 역시 짧지만 인상적인 연기로 주목받았다.
한편 '내 사랑 내 곁에'는 3일까지 전국 125만 관객을 모으며 추석 연휴 박스오피스 정상을 지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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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경석 기자 kav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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