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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북구청사, 결혼문화 바꾼다

주민에 무료로 결혼식장 개방...구청장실까지 개방해 좋은 반응

[아시아경제 박종일 기자]성북구청이 우리 사회의 뿌리 깊은 사치 낭비적인 결혼문화를 바로잡는 데 매진하기로 해 반향이 주목된다.


성북구(구청장 서찬교)는 올 5월 준공식한 새 청사 건물(삼선동 5가 411)을 결혼식장으로 무료 개방해 좋은 반응을 보이고 있다.

구청이 건전한 혼례문화를 만들기 위해 구청을 개방한 것이 전국의 지방자치단체로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성북구민 우선 이용 가능, 평일에도 개방 검토

결혼식장 이용 가능 대상자의 범위도 넓다.


신랑신부는 물론 신랑신부 가족 가운데 한 사람이라도 성북구에 거주할 경우 우선적으로 빌릴 수 있다.


나아가 성북구민이 아니더라도 건전 혼례문화 정착을 위해 노블레스 오블리주의 모범이 될 인사들의 경우 구민들과 예식 날짜가 겹치지 않으면 이용이 가능하다.


토, 일요일과 공휴일은 물론 신랑신부가 원할 경우에는 평일에도 예식장으로 개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구청장실과 주차장까지도 무료 개방


무료 이용이 가능한 성북구청 내 시설은 성북아트홀 다목적홀 아리랑식당 구청장실 폐백을 위한 사무실 공간 지하주차장 등이다.


성북아트홀은 성북구청 4층에, 다목적홀은 지하 1층에 있으며 각각 최대 200명과 600명까지 수용이 가능하다.

이 곳에 있는 음향, 영상, 조명시설도 제공된다.


피로연장으로는 지하 1층에 위치한 200석 규모의 아리랑식당이 개방된다.


나아가 구청장실까지도 혼주 가족을 위한 휴식공간으로 사용된다.


성북구는 혼주가 원할 경우 하객들에게 구내 식당음식을 실비로 제공하는 방안도 적극 검토 중이다.


또 건전 혼례의 취지를 살리기 위해 화환을 받지 않거나 피로연을 생략하는 것도 점차 권장해 나갈 예정이다.


◆한 독지가, 구청에 결혼 소품 기증


특히 일광복지재단(이사장 이규태)은 성북구청의 이 같은 뜻에 공감을 표하고 레드카펫 주례단상 꽃길세트 폐백실용품 등 결혼에 필요한 소품들(1200만 원 상당)을 제공하기로 했다.


원할 경우 누구나 사용이 가능해 신랑신부들이 소소하게 신경써야할 부분들이 크게 줄게 됐다.


또 구청에서 열리는 예식인 만큼 신랑신부가 원할 경우 성혼 선언에 이어 혼인신고서에 바로 서명을 하는 독특한 순서를 결혼예식 안에 넣을 수 있도록 했다.


이에 따라 혼인신고를 하기 위해 평일에 일부러 시간을 내 관공서를 찾아야 하는 번거로움도 덜 수 있게 됐다.


성북구는 나아가 향후 청사 4층에 임산부 체험관을 만들어 미래의 부모가 될 신랑신부들이 이 곳을 둘러보며 임신으로 인한 두려움을 해소하고 출산의 기쁨을 미리 체험할 수 있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이는 저출산 문제 해결의 일환으로 추진된다.


◆열린 청사를 지향하는 성북구


덧붙여 성북구는 구청 뿐 아니라 보다 소박하고 특색 있는 결혼을 원하는 이들을 위해 성북구민회관 대강당과 20개 동 주민센터의 강당 또는 강의실, 공원 등도 결혼식 장소로 개방하기로 했다.


성북구청은 지하철 성신여대입구역이나 보문역에서 가깝고 결혼식 날 차량 200여 대를 세울 수 있는 구청 지하주차장도 무료 개방돼 알뜰 결혼식을 희망하는 예비 신랑신부들로부터 많은 인기를 모을 전망이다.


또 성북구청 내에는 북 카페와 옥상정원 하늘마루 전산교육장 성북문화홀 쉼터마당 등 주민편익시설이 다양한데 이번 결혼식장 개방을 계기로 열린 청사로서의 이미지를 더욱 확고히 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건전가정의례의 정착과 지원에 관한 법률 제7조(혼인예식 장소의 제공)에는 '국가기관의 장, 지방자치단체의 장, 공공기관·단체 및 국·공립 대학 등 장은 업무수행에 지장이 없는 범위에서 강당, 회의실, 그 밖의 시설을 혼인예식의 장소로 적극 개방하여야 한다'라고 돼 있다.


성북구의 신선한 시도로 이 같은 법조문이 보다 현실성을 갖게 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성북구청 가정복지과(☎920-3491)

박종일 기자 drea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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