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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이익성장, 다다익선? 과유불급!

시계아이콘01분 43초 소요

[아시아경제 황숙혜 기자] 주가가 오르는 데는 다양한 변수가 작용하지만 근본적인 상승 엔진은 이익 증가다. 대형 기관투자자를 중심으로 한 '큰 손'들이 자금력으로 주가를 조작하는 불건전한 행위는 제외하고 '건강한' 주가 상승은 예상 밖의 실적 향상이나 성장에 가속도가 붙을만한 호재가 발생할 때 기대할 수 있다.


그런데 기업의 이익 성장이 반드시 투자자에게 달콤하기만 할까.

투자자들이 이른바 '성장주'를 매입하는 이유는 주주들의 자본을 성장성과 수익성이 높은 곳에 투자해 향후 고수익을 돌려줄 것이라는 믿음에서다. 기업의 실적 전망이 상향 조정될 때 투자자들이 흥분하는 것은 이미 고수익이라는 단어가 뇌리에 떠오르는 탓이다.


기업 실적 향상은 주가 상승과 불가분의 관계라는 것이 전통적인 투자 격언이다. 장기적으로 기업 주가는 이익과 같은 방향으로 움직인다는 것이 피터 린치를 포함한 투자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과연 그럴까. 지난 2002년 콜럼비아대학의 사이러스 라메자니 교수는 흥미로운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2000개 상장사의 이익과 주가 추이를 분석한 결과 주가가 기업 이익만큼 빠른 속도로 오르지 않더라는 얘기다. 매출액이 10년 동안 연평균 167% 급증한 기업의 주가가 26% 증가하는 데 그친 기업의 주가보다 상승폭이 작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익이 매 분기, 매 해마다 대폭 늘어나면 투자자들의 눈에 '먹음직한' 종목으로 보이는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고속 성장이 영원히 지속될 수 있을까. 성장주의 함정이 여기에 있다. 고성장 기업은 그 속도를 한결같이 유지하기 힘들고 성장이 꺾일 때 주가는 조정을 받게 마련이다.


특히 창립 초기의 기업은 재무제표에서 드러나는 수치가 그럴 듯해 보여도 현금흐름에 문제를 안고 있는 경우가 적지 않다. 매출을 끌어올리는 데 급급하다 영업에서 충분한 현금흐름을 확보하지 못하거나 창업 초기에 손에 쥔 현금을 소진해 버리는 일이 종종 발생한다. 결국 회사채나 주식 발행 또는 은행 대출로 필요한 유동성을 확보해야 하는데 자금줄이 막히면 커다란 위기에 빠지게 된다.


고성장에 집착하다 위험한 '딜'을 강행하는 경우도 있다. 월드콤이 대표적인 사례. 1990년대 월드콤은 공격적인 기업 인수합병(M&A)로 20% 이상 성장했다. 그리고 같은 속도의 성장을 유지하려니 M&A 덩치는 점점 더 커져갔고, 마침내 스프린트를 1150억 달러에 인수하겠다는 메가톤급 계획을 발표하기에 이르렀다. 하지만 정부는 스프린트 인수에 제동을 걸었고, 이후 성장 속도는 무섭게 추락했다. 기업 가치가 동반 곤두박질친 것은 당연한 일. 투자자들은 성장 자체보다 성장의 질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깨닫는 데 값비싼 수업료를 치러야 했다.


영원히 고성장하는 기업은 없다. 산업도 마찬가지다. 오르막길이 있으면 내리막길을 만나게 마련이다. 하지만 일부 기업들은 영원한 성장이라는 환상에 젖어 주주 배당도 생략한 채 고집스럽게 외형 확장에 몰두한다.


맥도날드는 패스트푸드 시장이 포화상태에 이르렀다는 애널리스트의 의견을 무시한 채 신규 점포 개설과 광고에 에너지를 쏟았다. 그러다 2003년 창립 이해 처음으로 적자를 기록했고 주가는 10년래 최저치로 내려앉았다. 영업점 신규 오픈으로 이익이 훼손된 것은 물론이고 현금흐름도 잠식됐고, 결국 투자자에게 손해를 주는 결과를 초래했기 때문.
전 세계 시장을 잠식할 기세였던 맥도날드는 더 이상 자신이 성장 기업이 아니라는 사실을 인정하고 말았다.


경영의 안정성보다 고성장에 집착하는 기업은 투자자에게 이익보다 손실을 안겨줄 위험이 크다. 공격적인 성장을 추구하는 기업에 투자를 고민할 때 향후 발생할 부작용을 반드시 감안해야 한다. 보기 좋은 떡이 반드시 먹기에 좋은 것은 아니다.

황숙혜 기자 snow@asiae.co.kr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황숙혜 기자 snow@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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