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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세장에서 돈을 잃는 이유

시계아이콘01분 48초 소요

강세장이라고 모든 투자자들이 돈을 벌기만 할까. 투자자들이 강세장에서 저지르는 실수는 따로 있다.


# 대부분의 장기 투자자는 강세장이 펼쳐질 때 흥분에 휩싸인다. 주가 하락의 골이 깊을수록 상승 추세가 반갑다. 하지만 주가가 오르기 시작할 때 비축해뒀던 현금을 한꺼번에 베팅했다가는 낭패를 볼 수 있다. 인내심을 갖고 신중하면서도 착실한 자세로 시장에 접근해야 한다.

투자자금을 나누어 투자할 때 두 가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먼저 하락 추세에서 탈피한 주식시장이 어떤 그림을 그리는지 보다 느긋하게 파악할 수 있다. 그리고 잘못된 마켓타이밍으로 인한 실수를 줄일 수 있다. 주가가 살아나는 것 같아 '풀 베팅'에 나섰는데 랠리가 단명하고 다시 깊고 긴 하락장이 펼쳐진다면 땅을 치며 후회해도 소용없는 일이다.


진정한 강세장은 몇 주, 혹은 몇 달로 끝나지 않는다. 따라서 강세장을 확신하더라도 조바심을 낼 필요가 전혀 없다. 매입 시기를 늦춰 주가를 좀 더 비싸게 사야하는 상황이 벌어질 수도 있지만 혹시 모를 리스크를 차단하기 위해 그 정도는 희생해도 아깝지 않다.

# 주가가 상승세로 돌아서면 다급한 나머지 분산투자도 까맣게 잊어버리기 십상이다. 신문을 보다 시선을 사로잡는 종목이나 펀드를 발견하면 빚까지 얻어 베팅하는 투자자가 적지 않다.


진정한 강세장에서는 대부분의 섹터가 오름세를 탄다. 일반적으로 시장 상승을 주도하는 특정 업종이나 테마가 강하게 치고 나가면 상승세가 다른 업종으로 확산되면서 지수가 상승 추세를 이어가는 형태로 펼쳐진다.


주도주를 찍어내는 데 에너지를 쏟을 필요가 없다. 개별 종목에 분산 투자하거나 다양한 업종을 편입하는 펀드 또는 상장지수펀드에 가입하는 것이 훨씬 현명한 방법이다.


이번 금융위기로 인한 급락장에서 투자자들이 깨우친 것은 세계 경제 속에서 특정 산업이나 국가만 홀로 강할 수는 없다는 사실이다. 공조를 이룰 때 함께 번영할 수 있다는 사실이 이번 위기를 통해 극명하게 드러났다. 세계화의 실타래는 사람들이 생각했던 것보다 더 복잡하게 얽혀 있다.


세계 경제가 무너져 내려도 중국 주가는 오를 것이라는 생각이 얼마나 터무니없는 지 몸소 체험했다. 분산이라는 투자 원칙은 해외 투자에도 예외가 아니다.


# 주가가 강세를 보일 때 대개 투자자들은 다른 자산을 바라보지 않는다. '물 만난' 주식을 두고 굳이 다른 자산에 눈을 돌릴 필요가 있겠는가.


하락장이어도 투자 포트폴리오의 일부를 주식에 할애해야 하는데 하물며 강세장이라면 주식만큼 좋은 투자 자산은 없다. 하지만 이 경우에도 모든 투자자금을 주식에 '올인'하는 것은 결코 권할 만한 전략이 아니다.


시장의 상황에 상관없이 재무설계는 필요하고, 강세장에서도 적정 비중 이상 주식 투자를 늘려서는 안 된다. 한 달 뒤 부채를 상환할 자금인데 강세장에서 기회를 놓치기 싫어 주식에 투자하거나 무리하게 빚을 내 펀드에 투자했다가 낭패를 본 '개미'가 좋은 귀감이다.


# 주식시장이 강세로 전환하면 긴장을 놓게 마련이다. 보유 종목이 하나같이 눈부신 실적을 내고 있다 해도 투자자의 본분을 다해야 한다. 기업 이익과 산업 현황을 파악하고 펀더멘털에 영향을 줄 만한 호악재를 점검해야 한다는 얘기.


주가 상승에 잠시 취하는 것은 나쁘지 않지만 투자한 기업이 중장기적인 성장 잠재력을 놓치지 않았는지 여부를 늘 확인해야 한다. 새로운 경쟁업체가 등장하거나 대규모 투자를 강행하는 등 변수가 생기면 보유할 것인지 차익을 실현할 것인지 판단을 내려야 한다.


강세장에서 손실을 보는 것만큼 망신스러운 일이 있을까. 설마 하겠지만 실제로 강세장에서 잃는 투자자가 적지 않다. 투자자라면 누구나 강세장을 학수고대한다. 하지만 강세장을 고수익의 보증수표로 여기는 것은 곤란하다.

황숙혜 기자 snow@asiae.co.kr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황숙혜 기자 snow@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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