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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유림 매입 국가예산은 눈먼 돈(?)

[광남일보 김범진 기자]
사유림 매입 국가예산은 눈먼 돈(?)
4년여간 28억 빼돌린 공무원·부동산브로커 등 ‘줄구속’
산림청 “전혀 모르고 있었다” 발뺌… 제도 개선 절실


사유림 매입 국가예산 수십억원을 빼돌린 산림청 공무원들과 부동산 브로커 등이 경찰에 무더기로 검거됐다.

특히 산림청은 수년간 행해진 이들의 범행을 전혀 파악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져 비판을 면하기 힘들게 됐다.


광주 서부경찰은 24일 금품과 향응을 제공받고 사유림 부지 매입 정보를 흘린 혐의(뇌물수수ㆍ부패방지등에관한법률 위반)로 서부지방산림청 산하 국유림관리사무소 담당 공무원 A(49·6급)씨 등 공무원 3명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경찰은 또 이들 공무원에게 뇌물을 주고 정보를 산 혐의(뇌물공여·부동산실권리자명의등기에관한법률 위반)로 부동산 브로커 B(46)씨와 투자자 C(65)씨 등 3명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하고, 이를 근거로 거액의 시세차익을 챙긴 D(57)씨 등 투자자 20명을 같은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에 따르면 A씨 등 공무원은 지난 2006년부터 최근까지 전남지역 사유림 1만210㏊에 대한 매입금액 304억원을 집행하면서, 매입면적의 35%(3521㏊)에 해당하는 사유림 매입정보를 부동산브로커 등에게 건네고 금품 및 향응을 제공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아울러 브로커 B씨와 C씨 등은 산림청 공무원 A씨 등에게 돈을 주고 빼낸 정보를 악용해 사유림을 사들은 뒤 되파는 수법으로 1인당 적게는 3000만원에서 많게는 9억원의 시세 차익을 누리는 등 총 28억원 상당의 부당 이득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조사결과 이들은 지난 2006년께 순천국유림관리소 신청사 부지 선정 과정에서 임야 매입 정보를 빼내 현 청사 부지인 순천시 교량동의 논 9232㎡을 7억여원에 사들여 7개월 뒤 11억1000만원을 받고 산림청에 되파는 등 수 년간 유착관계를 통해 이같은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이처럼 수 년간 혈세 수 십억원을 산하 공무원이 ‘꽁짓돈’ 챙기듯 가로챘지만 상급기관인 산림청 등은 이 같은 사실을 전혀 모르고 있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실제 A씨 등은 4년여간 330여회에 걸쳐 사고 팔기를 반복하면서 막대한 시세 차익을 챙겼음에도 이들의 유착관계는 단 한차례도 드러나지 않았다.


여기에는 관리계 직원 몇 명이 28억원의 사유림 예산을 주무르고 매도·매수 업무를 전담한데다 감정평가사도 직접 지정하는 등 산림청의 이상한(?) 업무 구조도 한몫을 했다.


이상출 서부경찰서 지능범죄팀장은 “공무원들은 매입정보를 흘려 수십억원의 혈세를 퍼줬지만 윗선에서는 ‘전혀 모르고 있었다’는 말만 되풀이 하고 있다”며 “윗선 개입 정황이 드러나는데로 수사를 확대할 방침이다”고 말했다.

광남일보 김범진 기자 bjjournal@gwangna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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