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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세제개편안 '후퇴'에 안절부절

'장마저축 소득공제 폐지' 'ETF 증권거래세 부과' 유보키로
국회 논의과정서 '임투공제 폐지' 등 철회 가능성 배제 못해


[아시아경제신문 장용석 기자] 정부가 야심차게 발표한 '2009년 세제개편안' 중 일부 증세 항목이 줄지어 철회되면서 주무부처인 기획재정부의 고민이 깊어가고 있다.

'없는 살림' 쥐어짜서 내년도 세수 확보를 위한 방안을 제시해놨건만 관련 업계 등의 반발로 국회 심의도 거치기 전에 입법예고 단계에서부터 정부 원안이 수정되는 등의 사례가 속출하고 있기 때문이다.


19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정부는 전날 서울 세종로 중앙청사에서 열린 차관회의를 통해 당초 내년 4월부터로 예정했던 상장지수펀드(ETF) 수익증권에 대한 증권거래세 부과시기를 오는 2012년 1월부터로 약 2년간 유예키로 하고 해당 세제개편안에 대한 수정안을 의결했다.

또 정부는 당초 올해 말까지만 운영할 예정이던 유동화전문회사와 부동산투자회사(리츠, REITs), 부동산집합투자기구 등의 부동산 취·등록세 감면 및 대도시 내(內) 부동산 등기시 등록세 중과(3배) 배제 조치의 일몰시한을 2012년 말로 3년 더 연장키로 했다.


아울러 이날 차관회의를 통과한 세제개편안 수정안엔 당초 올해까지만 적용키로 했던 장기주택마련저축(장마저축)에 대한 소득공제 혜택을 연급여 8800만원 미만인 가입자에 한해 2012년까지 연장키로 하는 내용도 함께 포함됐다.


이번에 수정된 정부의 세제개편안은 모두 발표 직후 관련 업계 및 기존 가입자들의 거센 반발에 부딪혔던 내용들이다.


정부는 지난달 25일 서민·중산층에 대한 세제지원을 강화하는 한편, 이에 따른 세수 감소분은 불필요한 비과세·감면 제도의 폐지와 대기업 및 고소득 전문직 등에 대한 과표 양성화 통해 확보하겠다며 각종 공제제도의 폐지 및 과세 대상 신설 등이 포함된 '2009년 세제개편안'을 내놨다.


그러나 발표 직후 기존 장마저축 가입자들은 '가입 기간 동안 소득공제가 유지될 것으로 봤는데 이를 갑자기없애는 것은 정책에 대한 신뢰의 문제다'며 강력 반발했고, 또 ETF 거래세 부과와 관련해선 자산운용업계에서 '시장의 상당 부문을 차지하는 주식 현·선물 거래가 사실상 불가능한 결과를 초래한다'며 철회를 요구하고 나섰다. 그 결과 정부 입장도 '적용 시기 유예'로 바뀌었다.


이에 대해 재정부 관계자는 "관련 부처와 협의한 결과, ETF 거래세 부과는 시장을 위축시킬 것이란 우려를 반영해 과세시기를 연기했고, 장마저축은 기존 가입자에 대한 신뢰보호, 서민·중산층 지원취지 등을 고려해 과표 최고구간만 소득공제 대상에서 제외하는 방식으로 소득공제 혜택을 3년간 유지키로 했다"면서 "입법예고 기간에 언제든 각계 의견 등을 반영해 정부안(案)을 수정할 수 있다"고 설명했으나, 결과적으론 이해 당사자들의 반발에 정부가 '손을 든' 셈이 되고 말았다.


이와 관련, 윤증현 재정부 장관도 18일 오후 열린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 ETF 증권거래세 부과 방침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의원들에게 "증권회사의 일방적 논리를 대변하고 있다. ETF 증권거래세 과세가 시장 활성화에 어려움을 준다는 건 지나친 주장이다"고 반박하는 등 세제개편안이 당초 정부 원안에서 '후퇴'한데 대해 아쉬움을 나타내기도 했다.


그러나 문제는 지금부터다. 재계에선 정부의 세제개편안 중 임시투자세액공제 폐지나 최저한세율 인상 방침에 대해 거듭 반대 입장을 밝히고 있으며, 미용·성형수술비에 대한 소득공제 제외나 미용 목적 성형수술, 무도학원 및 자동차운전학원, 애완동물 진료 등에 대한 부가가치세 부과 등에 대해선 관련 업계의 반발이 본격화하고 있다.


특히 민주당 등 야당은 물론, 여당인 한나라당 내 일부에서도 정부의 소득세 및 법인세 인하 등 감세정책 기조 유지에 여전히 부정적인 입장을 취하고 있는데다 다른 세제개편안 내용들에 대해서도 저마다 다른 목소리를 내고 있어 앞으로 국회 논의 과정에서 관련 항목이 수정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더구나 다음달 재.보궐선거와 내년 지방선거 등의 정치 일정을 감안할 때 이번 정기국회 과정에서 여야 정치권을 향한 관련 이해당사자들의 '로비'가 한층 더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당장 내년도 세수 확보에 '비상등'이 켜진 정부지만 세제개편안이 오는 22일 국무회의 의결을 거쳐 국회에 제출되는 그 순간부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형국이 되는 것이다.

장용석 기자 ys4174@asiae.co.kr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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