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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장사 오너 자제 결혼이 주가 좌지우지?

LG家와 사돈되는 중견기업 보락, 5일 상한가 행진

상장사 오너 일가 자제들의 혼사 소식이 주가 흐름을 좌지우지하고 있다. 굴지의 대기업과 사돈이 된다는 소식에 주가가 급등하는가 하면 '이혼' 소식에 주가가 출렁이고 있는 것.


최근 중견기업 보락은 LG그룹과 사돈을 맺게 됐다는 소식에 5일 연속 상한가행진을 벌였다. LG그룹의 후계자로 거론돼온 구광모씨(31)가 정기련 보락 대표이사의 맏딸과 결혼한다는 사실이 알려진 이후 지난 한주동안 무려 50% 넘게 급등한 것. 지난 8일 2835원에 장을 시작한 보락 주가는 16일 6710원까지 올라왔다.

이 회사 관계자는 "대표이사의 자제가 LG가와 백년가약을 맺게 됐다는 사실이 주가에 미치는 영향을 뭐라 설명하기가 참 힘들다"며 "지금은 사업상 LG그룹과 특별히 연관된 사항이 없으며 앞으로 어떻게 될지도 모르겠다"고 말했다.


모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회사 펀더멘털과 관계없이 주가가 움직이는 상황"이라며 "개인투자자들이 이번 뉴스로 보락이 주목을 받자 '사자' 행렬에 뛰어든 것으로 보이는데 이렇게 오른 주가는 앞으로 일주일 정도 지나면 다시 빠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식품첨가물 및 의약품 제조기업 보락은 1959년 한국농산공업으로 설립돼 지난해 매출액 186억원, 영업이익 8000만원을 기록했다. 이 회사는 식품에 들어가는 파인애플 에센스와 껌베이스 등을 생산해 국내외 제약회사와 식품회사 등에 납품하고 있다. 정기련 대표는 지분 20.94%를 보유한 최대주주이며 아내인 홍영순 씨 등 특수관계인 7 명을 포함하면 지분율은 45.88%에 달한다.


결혼 발표가 아닌 합의이혼 소식이 주가에 영향을 준 사례도 있다. 지난 2월13일 대상그룹 임창욱 회장의 장녀 임세령씨가 이재용 삼성전자 전무와 이혼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대상홀딩스가 그간의 약세를 딛고 상한가로 치솟으며 반등에 성공한 것. 임씨가 경영에 참여하지 않겠느냐는 추측과 수천억원대의 재산분할 문제가 걸려있다는 점이 주가에 긍정적으로 반영됐다. 하지만 주가는 이날 이후 이틀동안 15% 급락했다.


한편 지난 2007년 말 한국타이어는 '대통령의 사돈회사'가 되면서 시장의 주목을 받기도 했다. 조현범 한국타이어 부사장이 이명박 대통령의 사위라는 사실이 부각되면서 대선에 앞서 3주 동안 7.64% 급등한 것. 같은 기간 코스피 지수는 0.5% 하락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실적과 같은 가시적인 성과로 뒷받침되기 힘든 '단순 기대감'으로 주가가 오른 것으로 본다"며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이솔 기자 pinetree19@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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