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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사무소 이름이 ‘테크노’?

대전 유성구 새 행정동 이름 ‘테크노’ 추진
공공기관 이름 외래어 표기 적정성 논란 일듯


국내서 처음으로 영어표기로 된 동(洞)이름이 등장할 것으로 보인다. 공공기관 이름을 외래어로 짓는 게 바른지에 대한 논란이 일 전망이다.

14일 대전시 유성구에 따르면 유성구는 인구 5만명을 넘어선 구즉동의 행정구역을 나눈 뒤 인근 관평동, 용산동, 탑립동 8300여 가구와 합쳐 이 지역에 대한 행정업무를 총괄하는 행정동을 새로 만들 방침이다.


문제는 새 행정동의 유력한 이름이 외래어를 딴 ‘테크노동’이란 것.

유성구청이 최근 새 행정동 관할주민들을 대상으로 동사무소(주민센터) 이름에 대한 의견을 물은 결과 설문에 응한 1337가구 중 과반이 넘는 719가구(51%)가 ‘테크노동’을 뽑은 것으로 집계됐다.


이에 따라 유성구는 주민센터가 완공되는 2010년 3월 조례를 고쳐 ‘테크노동’을 정식 행정동 이름으로 등록할 방침이다.


유성구청 관계자는 “새 행정동 이름을 놓고 관할 지역민들에게 설문한 결과 ‘테크노동’이 가장 많이 나왔다”며 “관할지역이 테크노밸리산업단지로 개발된 곳이어서 주민들이 첨단과 발전 이미지를 가진 ‘테크노’란 단어를 좋아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만일 이 지역 행정동의 이름이 ‘테크노동’으로 될 경우 우리나라 행정기관 이름에 외래어가 등장한 첫 사례로 기록된다.


우리 법령엔 ‘외래어를 지명으로 쓸 수 없다’는 규정이 없어 유성구청이 ‘테크노동’ 등록을 추진한다면 법적으로 문제되지는 않는다.


하지만 과연 행정지명으로 외래어가 쓰인 다는 게 적절한지에 대한 논란은 적잖을 전망이다.


특히 외래어 표기가 난무해 한글공용성이 훼손되고 있다는 지적이 많은 상황에서 공공기관 이름마저 우리말을 외면하는 게 아니냐는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유운상 한글학회 사무국장은 “동사무소 이름도 주민센터로 바뀌었는데 이제 아예 동 이름마저 영어로 바꾸려는 것이냐”면서 “선조들이 써온 아름다운 우리지명이 많은데 영어식표기가 공공기관이름에 까지 번지면 한글이 설 자리는 어딘지 모르겠다”라고 비판했다.


행정안전부도 신중한 의견을 냈다. 행정기관 이름에 대한 언어제한은 없지만 종합적 검토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행정안전부 자치제도과 관계자는 “외래어가 행정지역이름으로 등장하는 건 처음이다. 법률용어는 우리말로 쓰게 돼 있는데 이런 문제와 함께 검토해 봐야 할 것 같다”면서 “행정동 이름을 이벤트성으로 지으려는 건 아닌지 하는 생각도 든다”고 말했다.

노형일 기자 gogonhi@asiae.co.kr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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