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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에 '도심속 유령도시' 있다

서구 가정오거리 '루원시티' 예정지 건물 1900여개 1년째 빈 집, 쓰레기 넘쳐나고 치안 불안도. 주공 오는 10월부터 본격 철거 시작

"철거 공사를 착공한다니 다행이다. 착공하고 나면 밤마다 학교갔다가 돌아 오는 아이들 데리러 큰길까지 나가는 일은 안해도 되겠다".


8일 오후 인천 서구 가정오거리 루원시티 예정지 인근에서 만난 학부모 박모(46)씨의 말이다.

지난해 9월부터 이주가 시작됐지만 1년 이상 공사가 시작되지 않아 '도심 속 유령도시'로 남아 있는 가정오거리 인근에 사는 터라, 아이들의 등하굣길은 물론 평상시 시장이나 직장을 오가면서도 불안감을 느껴왔기 때문이다.


일단 공사가 시작되면 그야말로 '공사판'이 될 테지만 '유령의 도시'보다는 낫지 않겠냐는 것이다.

박씨의 말처럼 이날 오후 가정오거리 '루원시티' 예정지는 텅빈 집들이 가득해 '유령의 도시'를 방불케 했다.

대로변 주유소, 술집 등 상가는 물론 주택가 빌라, 다세대주택, 교회 등도 모두 비어 있었다.


인천시 등에 따르면 현재 1만268세대가 살던 상가, 빌라, 주택, 교회 등 1910동이 대부분 빈 집으로 변해 철거를 기다리고 있는 상태라고 한다.


골목을 돌아 다녀보니 집집마다 대문에 시행사인 대한주택공사 명의로 써 붙인 '출입금지' 경고문이 눈에 들어왔다.


인근 주민들에 따르면, 지난 1년 여 동안 빈 집이 늘어나다 보니 불량 청소년이나 노숙자 등이 집 문을 열고 들어가 술을 먹고 고성방가를 하거나 배설물 등 오물을 버리고 가는 경우가 많아 이를 방지하기 위해 붙여 놓은 것이라고 한다.



특히 눈에 띄는 것은 골목 골목에 가득찬 쓰레기들이었다.


겉 모습은 깨끗한 가정1동 450 일대 한 빌라 단지였지만, 빌라 동과 동 사이로 한발짝 들어서자 마자 이주한 주민들이 버리고 간 낡은 오토바이, 가구, 옷, 생활도구 등이 가득 들어차 있었다.


뿐만 아니라 예정지 곳곳의 주민들이 이주한 집집마다 치우지 않고 방치한 쓰레기가 산더미 같이 쌓여 있었다.


그나마 '희망도우미' 사업이 시작된 후 구청과 주공에서 적극적으로 쓰레기를 치워서 이 정도라고 마침 골목을 지나치던 인근 주민은 전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늘어나는 좀도둑ㆍ불량청소년ㆍ노숙자 등 치안 불안 요소들과 이를 없애려는 인천시, 주공과의 전쟁도 치열하다고 한다.


골목 골목마다 늘어선 '루원시티 방범초소'가 바로 그 증거였다.


루원시티 예정지 일대가 유령의 도시로 변하면서 미이주 주민과 인근 지역 주민들이 치안 불안에 시달리자 주공ㆍ인천시가 지난해 12월부터 50명의 경비원을 고용해 만든 초소였다.


50명의 경비원들이 2인 1조로 1시간 마다 한번씩 순찰을 돌고 있다고 한다.


또 가로등도 100m마다 하나씩 설치해 밤새 켜 놓기도 한단다.


하지만 인근 슈퍼 주인 임모씨는 "방범대원들이 돌아 다녀도 워낙 골목 골목이 복잡하고 지역이 넓다보니 불량청소년들이 모여서 나쁜 짓 하는 것을 막을 수가 없다"며 "우리 집 바로 건너편 골목에서도 얼마전에 불량 청소년들이 빈집에 들어가 술을 먹고 고성방가를 해 경찰에 신고했다"고 말했다.


한편 주공은 철거업체 선정을 마치고 지난 7일부터 사실상 철거 공사를 시작했다.


주공 관계자는 "본격적인 공사는 이달 말이나 10월부터 시작할 계획"이라며 "남아 있는 사람들과 인근 주민들에게 최대한 피해를 주지 않도록 공사를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봉수 기자 bskim@asiae.co.kr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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