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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형복지]"치매 어르신도 가족에게도 행복 배달"

'99세에도 88하게' - '서울형 데이케어센터'


지난 7월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세계노년학대회에서 서울시가 추진하는 '9988 어르신 프로젝트'가 소개됐다.


세계노년학대회는 노인복지, 노년학, 노인의학 분야를 두루 다루는 국제학술회의다. 초고령사회 진입에 따른 사회문제 해결이 목적이다.

4년마다 세계 각국을 돌아가며 열리는 이 대회는 올해로 19회째였지만 국내 자치단체 노인시책이 소개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세계노년학대회에는 미국, 일본, 독일 등 84개국, 4600여명의 석학들이 참석했다.


전미애 총신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이 자리에서 '9988 어르신 프로젝트'의 추진배경과 전략, 핵심사업에 대해 소개했다.

발표자로 나선 전 교수는 "한국의 노인복지정책이 양적, 질적으로 향상될 것이라는 기대를 갖게 됐다"고 회고했다.


2013년 세계노년학대회는 서울에서 열린다. 서울시는 '9988 어르신 프로젝트'를 통해 다가오는 고령시대에 새로운 노인복지 패러다임을 준비하고 있다.


김연순(가명·36)씨는 치매에 걸린 시아버지 수발에 심신이 지쳐 있었다. 치매에 무기력증까지 겹친 김씨의 시아버지는 낮에는 누워만 있다가도 밤만되면 깨어 새벽까지 집안을 돌아다니는 등 불안정한 상태였다. 시아버지 본인뿐 아니라 가족도 새벽까지 잠을 이룰 수 없어 갈등이 반복됐다.


그러다 서울형 데이케어센터를 찾았고 지금은 증세가 호전됐다. 시아버지의 생활습관이 규칙적으로 바뀌었고 날짜와 요일에 대해서도 관심을 보였다. 밤에 숙면을 취하면서 나빠졌던 시아버지의 건강도 많이 나아졌다.


중풍으로 몸 우측을 쓸 수 없는 강정순(가명ㆍ80)씨는 데이케어센터에 직접 쓴 소감문을 보내왔다. 강 할머니의 글은 '80세에 우측 편마비를 가지고 있는 나는 행복합니다'로 시작된다.


이 글에는 데이케어센터에서 만나는 다른 회원들과 이곳 교사들에 대한 반가움과 고마움이 한껏 묻어있다.


미술치료시간에 색종이를 잡아주며 교사가 건네는 칭찬 한마디가 즐겁다. 행복한 노래교실 시간에는 노래실력을 뽐내며 함께 박수친다.


강 할머니는 체력단련시간에 안전하게 운동할 수 있도록 곁을 지켜주는 교사들이 고맙다고 한다. 옛 얘기를 들어주고 할머니 생각에 맞장구 쳐줄 때는 행복을 느낀다.


강 할머니는 글에다 '데이케어센터에 못 온다고 불행해지지는 않겠지만 행복하지는 않을 것 같다. 날 돌봐 주는 가족이 있긴 하지만 그들에게 짐이 되면 내가 행복하지 못할 것 같다'고 썼다.


강 할머니는 교사들을 '선생님'이라고 부른다.


◇ 2010년까지 200곳 인증 추진 = '서울형 데이케어센터'가 치매로 허물어져 가는 가족을 붙잡아 주고 있다. 서울형 데이케어센터는 치매 노인 주ㆍ야간보호시설로 치매걱정 없는 서울을 목표로 설치돼 운영 중이다.


'9988 어르신 프로젝트'의 6가지 핵심사업 중에서도 서울시가 가장 공을 들이고 있는 일이다. '9988'은 '99세에도 팔팔(88)하게'라는 뜻이다.


노인요양시설이나 보호시설은 물론 여러 곳 있었다. 하지만 시설마다 수준 차이가 심하고 일부는 서비스 수준이 낮은 곳도 있었다. 치료 프로그램도 부족했다.


그래서 생겨난 게 서울형 데이케어센터다. 올 상반기 처음 문을 열어 연말까지 서울시내에 80곳의 인증 센터를 만드는 게 목표다. 현재는 47곳이 운영되고 있다.


데이케어센터에서는 오전 8시부터 밤 10시까지 치매를 앓고 있는 노인을 돌본다. 처음에는 주간(오후 6시까지)에만 운영했지만 호응이 좋아 지난 7월부터는 밤 10시까지로 시간을 늘렸다.


치매는 노인성 질환이지만 경제적, 심리적 이유 등 여러 가지로 가족들이 함께 고통 받는다. 서울형 데이케어센터에서는 치매 노인들의 식사는 물론 치매프로그램 치료를 병행하고 있다. 직접 목욕을 시켜드리거나 거동이 불편한 노인을 집까지 모셔다 드리기도 한다.


서울시는 인증센터를 확대해 모든 센터의 서비스 수준도 높이기로 했다. 기존에 운영 중이던 노인시설 116곳 중 요건에 맞는 곳을 서울형 데이케어센터로 양성하고 2010년까지 134곳을 신설하기로 했다.


이렇게해서 2010년까지 전체 250곳을 만들고 이들 중 200곳을 인증시설로 선정해 운영할 계획이다. 일단 자치구별로 10곳 내외를 만들어 집 가까운 곳에서 편하게 이용할 수 있게 할 예정이다.


◇ 서울형 데이케어센터에 다니는 치매 할머니의 하루 = 매일 아침 7시30분 할머니 집에서 10분 거리에 있는 서울형 데이케어센터에서 직접 할머니를 모시러 온다(안심서비스).


이 시설을 이용하는 다른 할머니와 할아버지를 태운 차가 센터에 도착하면 첫 일과로 혈압 등 간단한 건강체크(안심서비스)를 받는다.


건강체크가 끝나면 오전운동이 시작된다(기능회복서비스). 당일 프로그램에 맞춰 종이접기나 음악치료, 원예치료, 미술치료 등을 하기도 한다(맞춤서비스).


필요에 따라서는 한방치료나 물리치료, 발맛사지(기능회복) 등을 받을 수도 있다. 저녁시간이 되면 센터에서는 할머니를 집으로 모셔다 드린다.

김민진 기자 asiakmj@asiae.co.kr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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