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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형복지]"내가 받은 도움의 손길 나눌 수 있어 기쁨"

'희망드림뱅크' 도움 받아 새출발 하는 최인숙 할머니


서울역 뒤 한 쪽방촌에서 20년 넘게 살고 있는 최인숙 할머니는 최근 어엿한 '사장님' 직함을 갖게 됐다.

한 중견기업의 하청을 받아 머리 가발을 만들고 수리하는 '푸른 희망 서비스센터'를 서울 용산구 후암동에 연 것이다. 최 할머니는 새터민 출신 여성을 공동 대표로 맞았고 또 다른 새터민 5명을 종업원으로 고용했다.


식당 주방에서 설거지하며 쪽방촌에서 생활하는 그가 '사장님'이란 소리를 듣게 된 것은 서울시가 주관하는 복지 사업인 '희망드림뱅크' 덕분이다. 이는 국민기초생활수급대상자나 소득액이 최저생계비 150% 이하인 가구를 대상으로 담보 없이 최대 2000만원까지 창업자금을 지원하는 제도다.

최 할머니는 이 제도를 통해 1500만원을 지원받아 1000만원은 82㎡(약 25평) 규모의 공장 임대보증금으로 썼고 500만원으로는 가발제조에 필요한 건조기와 작업대, 조명시설 등을 마련했다.


이 가발 업체는 희망드림뱅크의 지원을 받아 문을 연 첫번째 업체다.


주방 보조 등의 일을 하며 어렵게 생활해오던 최 할머니는 지난해 겨울 허리를 크게 다쳐 장시간 일할 수 없게 됐지만 젊었을 때 배운 가발제조 기술을 살려 저소득 소회계층에게 창업자금을 무담보로 대출해준다는 '희망드림뱅크'에 도움을 청했다. 지원받은 돈 중 임대보증금 1000만원은 연 2%의 이자만 내다 5년 뒤에 갚을 예정이다. 나머지 500만원은 6개월 거치 후 5년 동안 분할 납부하면 된다.


할머니는 이날 개업식에서 서울시와 주위 사람들의 도움으로 이곳에서 어려운 이웃들과 새로운 꿈을 키우며 살아갈 수 있게 됐다며 연신 고마움을 표시했다.


할머니는 "허리가 아파 식당 일을 그만둔 지도 오래됐는데 주변사람들과 시에서 이렇게 도와주니 무척이나 고맙다"면서 "또 어려운 사람끼리 모여 서로 도움이 될 수 있어 기쁘다"고 말했다.


그는 종업원 5명과 함께 월 300여개의 가발을 만드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 직원들은 월 70만원 정도의 월급을 가져가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아직 정해지지는 않았지만 사장 월급도 직원들과 별로 차이가 없을 것이라는 게 서울시와 함께 이 사업을 후원하는 열매나눔재단 측의 설명이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희망드림뱅크 사업의 1호점이 된 이 공장을 방문해 최 할머니와 직원들을 격려하고 함께 가발을 만들어 보기도 했다.


오 시장은 이날 "일하고 싶은 의욕이 있어도 자금이 부족해 일을 못하는 사람들이 많다"면서 "자활 의지를 갖춘 분들이 일어설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서울시는 최 할머니와 비슷한 처지에 있는 사람들을 지원하기 위해 올해 안에 300호점까지 개설한다는 계획이다.


'희망드림뱅크' 뿐만 아니라 서비스나 물품 기부를 통해 나눔 공동체를 만들어가는 '서울 디딤돌사업' 등 서민들을 지원하는 서울시의 정책들이 각 지자체에도 영향을 미쳐 하나둘씩 늘어 가고 있다.

고형광 기자 kohk010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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