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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가을 집 사야 하나, 말아야 하나

강남구 역삼동의 110㎡ 아파트에 전세를 살고 있는 고모씨(36)는 요즘 고민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전세 만료 기간이 2~3달 앞으로 다가와 재계약 여부를 결정해야 하지만 시세를 알아 보니 2년전 고씨가 계약했던 가격보다 4000만원 가량 더 올라 목돈 마련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지난해 금융위기로 대폭 떨어졌던 전세가가 서서히 회복되는가 싶더니 어느새 계약 당시 가격을 훌쩍 넘어서고 말았다. 인근 공인중개소에 연락을 해보지만 전세 매물 찾기는 말그대로 '하늘의 별따기'다. 고씨는 앞으로 더 오를 것이라는 언론 보도를 보며 부담이 되더라도 이참에 내집을 마련하는 것이 나을 것인지를 놓고 고민에 빠졌다.


강남을 중심으로한 수도권 전세값 오름세가 확산 되면서 서민들의 시름도 깊어지고 있다.


오른 전세값도 부담이지만 더 큰 문제는 전세값 상승세가 집값 오름세로 번지면서 내집 마련의 길이 더 멀어질 수도 있다는 걱정에서다.

국민은행의 '전국주택가격동향조사'에 따르면 8월말 현재 아파트와 단독, 연립을 포함한 서울지역 전셋값은 올해 초(1월 말)보다 3.1% 올랐다. 이 기간 동안 아파트 전셋값은 송파구가 14.4% 급등한 것을 비롯해 강동 9.5%, 서초 8.6% 등 강남은 물론이고 광진구(8.7%)와 강서지역(7.7%)까지도 큰 폭으로 상승했다.


지난해 9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폭락했던 서울 전셋값이 지난 2월부터 상승 반전한뒤 지난달 말까지 7개월 연속 올라 '집 없는 서민'들의 속을 태우고 있다.


그럼 이런 상황에서 집을 사야 하는 것이 옳을까?


부동산 전문가들은 자금 여력이 있고 유망 지역인 경우라면 굳이 미룰 이유가 없다는 입장이다. 이러한 상승세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는 것이다. 다만 무분별한 추격 매수는 위험하다고 조언한다.


안명숙 우리은행 PB사업단 부동산팀장은 "수도권, 특히 서울 집값은 당분간 올라갈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자금만 준비된다면 (주택구입)주저하지 말라"고 말했다.


그는 "현재 저금리로 인한 유동성이 풍부한데 전반적으로 투자할 요소들이 많지 않아 대부분 안정적인 면에서 부동산 투자를 고려하고 있다"면서 "이는 곧 자금이 부동산쪽에 지속적으로 유입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김희선 부동산114 전무도 "연초 우려보다는 경제지표가 좋아지고 있고 추가적인 경제위기가 발생할 단계는 지났으니 집값에 대한 급락을 우려할 사항은 아니다. 신중히 (내집마련)검토해 볼 만하다"고 말했다.


다만 "이러한 상승세가 얼마나 갈지 장담할 수는 없는데다 현재 집값이 단기간에 너무 오르는 바람에 매수자가 원하는 가격과 집주인들이 팔려는 가격의 격차가 벌어져 강남 서초 등은 집값 상승세가 주춤한 상태"라면서 "내집 마련 하는 사람들이 지난 2006년때 오른것을 감안해 그때처럼 오르겠지라고 생각하고 뛰어든다면 낭패를 볼 수 있으니 기대 폭은 최대한 줄여야 한다"고 덧붙였다.


정부가 집값 불안을 잡기 위해 갖가지 대책을 쏟아내고 있지만 주택공급이 부족하다 보니 가격 상승을 막기엔 역부족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의견이다.


안 팀장은 "수도권 입주가 본격적으로 시작된다고 볼 수 있는 위례신도시나 보금자리 주택들도 입주까지는 최소 2~3년 정도 더 걸리기 때문에 그 전까지는 수도권에 수급이 넉넉치 않다"면서 "올해는 물론이고 내년 또한 입주 물량이 넉넉치 않아 이러한 상승 추세는 2~3년 정도까지 갈수 있다"고 말했다.


또한 주택을 구입하더라도 변동성이 큰 강남권을 고수하지 않아도 된다면 신규 분양시장이나 상대적으로 덜 오른 지역을 공략하는 것도 한 방법이라고 조언했다.


박원갑 부동산1번지 대표는 "강남과 같이 과열 양상을 보이고 있는 곳은 좀 더 지켜봐야 한다"면서 "강북과 같이 덜 회복된 곳을 골라 저가로 매수하는 것이나 신규 분양시장으로 눈을 돌리는 것도 한 방법"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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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이어 "전체적으로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갑자기 금리 충격이라든지 큰 쇼크가 없다면 당분간 상승세는 이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 전무도 "기존 주택을 사는것은 자금 부담이 만만치 않아서 쉬운 선택은 아니다"면서 "강남 4구와 목동 등 특정 지역을 제외하고는 아직 회복하지 못한 곳이 많다. 그런 지역은 상대적으로 자금마련 부담이 덜 할수 있다"고 말했다.

고형광 기자 kohk0101@asiae.co.kr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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