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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남의물길을따라] 화순들녘 농작물 살찌우는 자양분 공급

25. 취입보

화순들녘 농작물 살찌우는 자양분 공급


9월로 접어든 농촌들녘에는 벼이삭이 영글고 있다.

어느 한 논만 그런 모습이 아니었다. 이미 고개를 숙인 벼이삭은 제법 묵직한 모습이었다. 극심한 가뭄이 지속된 지난 봄 영농철, 모내기는 제때 마칠 수 있을지, 벼가 자라는데 필요한 물은 부족하지 않을지 등 농심을 졸이던 때가 있었나 싶다.


사실 벼는 물을 많이 필요로 하는 작물이다. 특히 벼이삭이 패는 8월이나 9월까지는 강수량이 풍부해야 한다.

벼이삭이 제대로 영글기위해서는 중간 물떼기와 물걸러대기 등 시기별 물관리가 필요하다. 이런 물관리는 완전물떼기(이삭팬 후 30~40일께)까지 해주어야 한다.


현재까지의 벼생육은 양호하지만 앞으로 물 관리를 어떻게 하느냐가 벼농사의 관건으로 남아 있는 셈이다. 그렇다고 수리시설의 역할이 끝나는 것은 아니다.


벼 농사만 짓던 과거와는 달리 시설하우스가 발달하면서 연중 물을 공급해 줘야 한다. 여기에 내년 영농기를 대비해 저수지 등에 물을 담아야 한다.


이런 때문인지 보나 저수지, 양수장, 관정 등과 함께 농지의 보전이나 농업 생산에 이용되는 주요한 농업 생산 기반 시설을 관리하고 있는 한국농어촌공사는 여전히 긴장을 끈을 놓지 못하고 있다.


공사에서 관리하는 관개시설 중 하나인 보는 하천을 횡단해 물을 막아 하천에서 농경지로 물을 대기 쉽도록 한 시설물이다.


예전의 보들은 구조물들이 미비해 홍수 때마다 유실되어 매년 다시 쌓아야 하는 단점이 있었다. 지금은 많은 하천들의 상류에 저수지가 축조되고, 보도 대형화ㆍ현대화됨으로써 과거에 보가 갖고 있던 문제점들이 해결되고 있다.


보통 보를 쌓을 때에는 가뭄에도 필요한 물을 얻을 수 있어야 한다. 따라서 산간지역에서 평야지대로 넘어가는 하천 중류부에 많이 설치됐다. 최근에 대규모의 댐과 저수지가 많아져 그 역할을 대행해주고 있지만, 아직도 관개시설로서 보는 매우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다.


영벽취입보, 217ha 농경지에 관개
강물에 투영되는 연주산 자태 일품
 

영산강의 제 1지류인 지석천의 물줄기에 설치된 화순군 능주면 관영리 '영벽보'도 이와 같은 역할을 맡고 있다.


화순군 능주면 남정들, 도곡들, 천암들 등 217ha의 농경지에 농업용수를 공급하기 위해 1981년 축조한 취입보로 언체 구조는 콘크리트이며, 언체 길이는 134m, 높이는 2.4m, 마루폭은 1.2m이다.


영벽보는 수로에 물을 끌어 들이는 취수문과 수위를 높이고 수량을 확보하기 위해 하천을 막아 만든 취입보로 구성되어 있다. 유역면적이 2만2970ha에 달하는 영벽보에서는 시간당 0.87㎥의 농업용수를 취수할 수 있다. 취수된 물은 8km에 이르는 수로를 통해 농작물에 자양분을 공급하고 있다.


논과 밭에서 재배되는 농작물에 농업용수를 제공했지만 메론, 파프리카 등 시설하우스가 시작된 이후부터는 연중 용수를 제공해 주고 있다.


이 보는 한국농어촌공사 화순지사에서 관리하고 있다. 한발 빈도는 10년 주기이다. 화순지사는 내년께 보를 개보수할 계획이다.



영벽보에서 100여m 상류에 위치한 영벽정(조선 명조때 신축)은 계절에따라 변모되는 연주산의 자태가 보가 설치된 지석강물에 비치는 모습을 감상하기에 좋다.


조선초기 건립된 것으로 추정되는 영벽정은 2층의 팔작지붕에 한식골기와를 얹은 건물로 정면 3칸 측면 2칸의 누각형이다.


경전선 철길이 지나는 능주역 인근에 자리한 영벽정은 정자가 버드나무들을 벗하며 충신강 강물을 굽어보고 있다. 지석강 주변의 경관이 아름다운 경승지에 자리해 행락객들의 휴식처로 널리 이용되고 있다. 능주팔경 중 하나다.


해금사보, 보에 담긴 물은 농작물 자양분
송석정서 바라본 자연경관은 친수공간 제격


 
화순읍에서 19km 남쪽에 위치한 입교(갓다리)를 건너서 지석천 둑을 따라 북쪽으로 가면 500m지점에 바위군과 소나무가 어우러진 모습이 보인다.


그 뒤편으로 소나무 숲 사이에 송석정이 있다. 송석정에서 100여m 지점에 바로 해금사취입보(춘양면 용두리)가 있다.


1980년 축조된 해금사보 역시 수로에 물을 끌어 들이는 취수문과 수위를 높이고 수량을 확보하기 위해 하천을 막아 만든 취입보로 구성되어 있다. 보의 언체 구조는 콘크리트이며, 언체 길이는 133m, 높이는 2.1m, 마루폭은 0.4m이다. 유역면적은 1만4131ha에 이른다.


이양면 구례리 지석천 발원지인 이양면 구례리에서 시작된 물길은 쌍봉사천을 흘러 이양천에서 합한다. 또 청풍면 이만리에서 발원한 강변천과 청풍천이 이양리에서 지석천과 합류된 물길은 북으로 흐른다.


동에서 오는 오류천과 서쪽에서 오는 세청천을 받아들이는데 금능리 앞에 이르러 동쪽에서 어시천과 운수천을 합해 내려오는 송석천을 받아들여 해금사보에 담긴다. 이 물은 춘양면 용두리 인근 농경지 15ha에 관개용수를 공급하고 있다.


당초 인근 송석정의 이름을 딴 송석보였다. 그러나 송석정의 행정구역은 이양면 강성리로 보의 명칭과 행정구역이 다른 탓에 해금사보로 개명된 것으로 알려졌다.



송석정은 강가에 튀어나온 기암괴석과 소나무, 대나무에 가려져 있는 송석정은 조선조 선조때 종4품인 훈련원첨정을 지낸 양인용이 광해군때 당쟁으로 정계가 혼란해지자 벼슬을 버리고 홀연히 고향으로 돌아와 이곳에서 시문으로 벗들과 담소하며 여생을 즐긴 곳이다.


이 정자는 강물과 바위와 산이 조화를 이루고 호젓하리만치 고요 속에 잠기기도 한다. 해금사보에 물이 고여 풍경을 바라볼 경우 인위적으로 조경해 놓은 것 같이 주위 풍경이 조화롭게 어울려 있으며 또한 수심이 깊고 물고기가 많으며 여름철 피서지로 적당한 곳이다.


교통과 유원지 등이 크게 발달하지 못했던 과거 80년대 이전까지만 해도 이 곳은 봄 여름 가을이면 원색이 난무하는 유원지로 변하곤 했다.


행정구역은 춘양면과 이양면 그리고 청풍면 등 3개면의 경계지점이며, 광주에서 이곳을 거쳐 보성, 장흥으로 연결되고 기차는 이곳을 떠나 순천을 거쳐 부산까지 이어진다. 교통의 요충지인 만큼 친수공간도 적당한 곳이다.

광남일보 양동민 기자 yang00@gwangna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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