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 토지주택공사의 도전과 과제
③ 본사 이전지 결정 해법은
지자체간 '통합 공사 모시기' 과열경쟁
'분산배치 원칙' 속 본사소재 놓고 고심
경남도냐, 전북도냐.
거대 공기업으로 탄생할 한국토지주택공사의 최대 과제중의 하나가 '지방이전'이전 문제다. 벌써부터 해당 지자체간 경쟁이 치열하게 전개돼 갈등의 소지를 낳고 있다. 지난 2007년 12월14일 주공은 경남 혁신도시로, 토공은 전북 혁신도시로 각각 이전키로 결정됐다.
하지만 지금은 두 공사의 통합으로 어정쩡한 상태가 됐다. 이전시기인 2011년까지 남은 기간은 2년 남짓. 이로 인해 지자체간 통합공사 '모시기'가 본격화된 것이다.
이미 국토부는 한쪽 혁신도시로 몰아주지는 않기로 방향을 정해놓았다. 따라서 앞으로 남은 문제는 배분 비율에 관심이 모아진다.
아직 해법은 마련돼 있지 않다. 정종환 국토부 장관이 통합공사가 출범한 이후 방향을 결정할 것이라고 언급한 이후 국토부의 입장은 변함이 없다.
국토부 관계자는 "이미 통합공사의 일부를 분산해 배치한다는 방안이 제시돼 있는 상태"라며 "통합목적에 적합한 조직과 인력배치가 이뤄진 이후 윤곽이 드러날 것"이라고 말했다.
국토부는 정치적 이해관계와 지역적 갈등 소지가 다분한 지방이전 문제를 적극적으로 도맡지 않으려 한다. 지자체간 극명한 이견이 표출되고 있는데도 공식적으로 갈등을 조정하기 위한 자리를 한번도 마련하지 않았다. 통합공사를 이끌 사장이 임명된 마당에 정부가 나서 지방이전 문제를 건드릴 필요가 없다는 시각에서다.
공공기관 지방이전계획 수립 등의 업무를 수행하는 추진단은 물론 주공과 토공을 감독하는 실무부서도 마찬가지다.
이에 따라 각 지자체가 혈안이 된 본사 입지가 어디가 될 것인지에 대해서는 전적으로 이지송 토지주택공사 사장이 결정할 몫으로 남겨져 있다.
지자체들은 본사를 어디로 둘 것이냐를 두고 한창 갑론을박을 벌이고 있다. 경남도 관계자는 "통합공사의 조직과 기능 등을 분석해서 분산배치해야 한다"면서도 "본사는 경남 혁신도시로 정해져야 한다"고 밝혔다.
전북도 또한 마찬가지다. 전북 혁신도시팀 관계자는 "본사가 전북 혁신도시로 정해진다면 80%의 인원을 경남으로 배치해도 된다"며 이른바 '2:8'논리를 폈다.본사를 서로 유치하려는 것은 지방세 수입이 늘어날 것을 기대하는 지자체들의 속마음이 담겨 있다. 재정이 열악한 지방 지자체들로서는 대기업이 들어올 경우 그만큼 지방세 수입 증가로 안정적인 재정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행정안전부 관계자는 "지방세는 주민세와 등록세, 사업소세, 법인세 등이 있다"면서 "가장 큰 것이 법인세로 해당 시군에서 활용할 재원이 된다"고 말했다.
지난해 주공만 해도 법인세로 104억원을, 토공은 5420억원을 납부했다.
하지만 법인세 등 지방세가 모두 본사가 소재한 지자체로 흘러가는 것은 아니다. 행안부는 본사에서 해당 지자체로 납부하지만 전국 지점별 사무실 면적과 종업원수에 따라 배분된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본사를 유치하기 위한 지나친 경쟁은 지양해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실질적인 이득은 얻지 못한 채 상징적인 측면에만 매달려 소모적 논쟁을 키울 수 있다는 얘기다.
이에 따라 제3의 장소인 행정중심복합도시를 대안으로 삼아야 한다는 견해가 나오고 있다. 성신여대 권용우 교수는 "사장이 상주하는 본사 소재지를 놓고 한치 양보없이 격돌한다면 행정중심복합도시에 두는 것이 방안이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지자체는 물론 두 공사도 서로 물러서지 않으려 하는 상황에서 세종시에 사장이 상주하도록 할 경우 2012년 이전할 국토부 등 관계부처와 소통을 원활히 할 수 있을 것이란 계산이다.
권 교수는 또 "관계부처와의 소통은 물론 활력을 잃은 세종시의 분위기를 살릴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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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민호 기자 sm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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