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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제15대 대통령을 지낸 김대중 전 대통령이 6일간의 이별준비를 뒤로 하고 통합과 화해의 메시지를 남긴 채 영면에 들어갔다.
국회광장에 마련된 영결식장에는 살아생전 최고의 반려자이자, 지지자였던 이희호 여사를 비롯해 세 아들, 홍일, 홍업, 홍걸씨 등 유족과 정치 라이벌이었던 김영삼 전 대통령, 헌법기관장, 주한 외교사절 등 각계 각층의 주요 인사들이 모여 김 전 대통령에게 마지막 인사를 고했다. 참석자는 약 3만여명으로 초청장을 받지 못한 일반 시민까지 포함하면 약 4만여명이 영결식에 참여해 사상 최대 규모로 치러졌다.
국회정문 앞에는 미처 영결식장 안으로 들어오지 못한 시민들이 줄지어 앉아 멀리서나마 영결식이 진행되는 모습을 지켜봤다. 뜨거운 날씨로 인해 이내 땀으로 범벅이 됐지만 김 전 대통령의 마지막 가는 길을 보기 위한 마음으로 조문객들은 자리를 지켰다.
영결식은 국민의례로 시작해 묵념, 고인의 약력보고 순으로 이어졌다. 이어 장의위원장인 한승수 국무총리가 조사를, 박영숙 전 평민단 위원(한국여성재단 이사장)의 추모사를 낭독했다. 박 이사장은 추모사를 읽는 내내 눈시울을 붉혀 보는 이의 마음을 안타깝게 했다. 이 여사 역시 한순간도 고개를 들지 못하며 박 대표의 추도사가 마쳐진 순간에도 눈물을 멈추지 못했다.
몸이 불편한 가운데도 영결식에 참석한 김 전 대통령의 장남 홍일씨와 그의 동생들인 홍업, 홍걸씨 역시 슬픈 표정으로 일관했다.
한 총리는 조사를 통해 "정치적 입장이 다르다는 이유로 서로 반목해온 해묵은 앙금을 모두 털어내는 것이 우리 국민 모두의 참뜻"이라며 "이제야말로 지역과 계층, 이념과 세대의 차이를 떠나 온 국민이 한 마음으로 새로운 통합의 시대를 열어가야 하겠다"고 말했다.
박 이사장은 "이 땅의 민주주의는 당신의 피와 눈물 속에 피어났습니다"면서 "당신께서는 민주주의의 상징"이었다고 고인을 회상했다.
추모사가 끝난 후 이어 천주교, 불교, 개신교, 원불교 순으로 종교의식이 진행됐다.
최경환 공보비서관은 "천주교 의식을 가장 먼저 배치한 것은 고 김 전 대통령의 신앙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종교의식이 마무리된 뒤 김 전대통령의 살아생전 모습을 담은 영상이 짧게 상영됐고 직계가족을 비롯한 유족 및 친지의 헌화.분향이 진행됐다. 이 여사는 쇠약해진 몸 상태로 아들의 부축을 받으면서도 직접 남편의 영정 앞으로 걸어나와 헌화를 마쳤다. 이명박 대통령 내외도 정성스럽게 헌화했다.
마지막으로 추모공연이 진행된 후 3군 의장대의 조총 발사로 영결식을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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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희 기자 suheelove@asiae.co.kr
김효진 기자 hjn2529@asiae.co.kr
조해수 기자 chs900@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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