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요타자동차가 완전전기차(EV) 경쟁에서 라이벌들에게 밀리고 있다. 이는 세계 최대 친환경차 메이커의 대명사로서의 굴욕이 아닐 수 없다고 뉴욕타임스(NYT)가 2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NYT에 따르면 미쓰비시는 지난 6월 EV 'i-MiEV' 대여를 시작했고, 닛산은 전기차 '리프' 대여를 내년부터 시작한다. 하지만 도요타는 올해 말 전기충전 및 휘발유를 동력원으로 하는 하이브리드 차를 공개할 예정이 전부일뿐 2012년까지 아무런 계획이 없다.
급기야 카를로스 곤 닛산 회장은 '리프' 공개회장에서 "매연을 적게 내보내든 많이 내보내든 당신들은 매연을 배출하고 있다"며 도요타의 하이브리드 차를 강하게 의식하는 발언도 내뱉었다.
전기 기술은 향후 자동차 업계에서 패자와 승자를 결정짓는 핵심 기술이다. 그럼에도 도요타는 왜 전기차 출시에 뜸을 들이는 것일까.
도요타의 수석 부사장 다키모토 마사타니는 "아직 시기가 아니다"고 말한다. 그는 "현재 전기차는 많은 과제가 남아있다"며 "EV를 상용화하는 데는 현재 기술을 뛰어넘은 배터리가 필요하다"고 털어놓았다. 이 같은 입장이 사실이라면 도요타는 미쓰비시나 닛산 등 전기차를 출시하거나 출시 예정인 경쟁업체들보다 기술력이 떨어진다는 얘기가 된다.
컨설팅 업체 맥킨지의 러셀 헨슬리 애널리스트는 최근 고객을 위한 보고서에서 "자동차 메이커들은 수소보다는 전기로 달리는 자동차를 개발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하지만 지난해 창사 이래 처음 44억달러 가량의 적자를 기록한 데 이어 올해까지 2년 연속 적자를 예상하고 있는 도요타에게는 큰 부담이 아닐 수 없다. 하이브리드 차에서 전기차로 집중 분야를 옮겨가기 이전에 현재의 모든 기술을 동원해 본전은 물론 수익까지 거두고 싶은 마음이 간절할 것이다.
프리우스 1세대의 수석 엔지니어인 우치야마 다케시에 따르면 1990년대초 하이브리드 차를 개발한 도요타는 2001년까지 본전도 뽑지 못했다. 그만큼 개발 초기에는 적자가 불가피하다는 결론이 나온다.
다이와 연구소의 자동차 애널리스트인 이노우에 마호는 "전기차는 초기에 수익을 거두기가 어려운 등 다방면으로 위험부담이 크다"고 설명했다. 도요타 경영진도 "입증되지 않은 기술을 밀고 나가는 것은 회사 경영방침에 어긋난다는 점"에서 이 사실에 공감하고 있다.
하지만 전기차 애호가들은 도요타가 지나친 우려를 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전기차를 서둘러 개발하면 오히려 전화위복이 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전문가들은 조만간 자동차 메이커들 사이에서 소형 전기차 경쟁이 치열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대량 생산과 비용을 대폭 낮춘 전기차가 시장을 지배할 것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들은 현재 하이브리드 차에만 집중하고 있는 도요타도 전기차 개발에 속도를 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include $docRoot.'/uhtml/article_relate.php';?>
배수경 기자 sue6870@asiae.co.kr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