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요타자동차가 제너럴모터스(GM)와 미국 캘리포니아 주(州)에 합작설립한 '누미(NUMMI=New United Motor Manufacturing Inc)'공장을 폐쇄를 앞두고 고민에 빠졌다.
2010년 3월까지 누미공장 문을 닫기로 결정하고 GM과 최종조정에 나서고 있지만 청산까지 적지 않은 난관이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우선 수억 달러에 달하는 청산 비용이 가장 큰 고민거리다. 19일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도요타가 누미를 폐쇄하려면 4600명에 달하는 종업원들의 퇴직금 문제와 연간 40만대 규모의 생산설비 이전 문제 등이 해결돼야 한다.
GM이 먼저 발을 빼면서 단독운영에 대한 부담 때문에 울며겨자먹기로 누미공장 청산을 결정한 도요타 입장에서는 잠재적 비용이 예기치 못한 복병인 것이다.
지난 6월 취임한 도요다 아키오(豊田章男) 사장은 이달 초 "GM이 누미공장에서 빠지면서 문제 해결에 따른 어려움이 이만저만이 아니다"고 털어놓았다.
1984년 설립한 누미공장에서 도요타는 소형 트럭 '타코마'와 승용차 '코롤라'를 생산해 왔다. 향후 공장 폐쇄가 확정되면 타코마는 샌안토니오와 일본, 멕시코 공장으로 각각 분산되며, 코롤라는 캐나다 공장으로 이관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도요타는 누미공장이 위치한 캘리포니아 주를 모른척하기도 난감하다. 극심한 재정난에 시달리고 있는 캘리포니아의 아놀드 슈워제네거 주지사는 도요타가 떠날 경우의 경제적 파장을 우려해 남아 줄 것을 호소한 바 있다. 누미공장은 1980년대 미·일 무역마찰을 완화시키기 위한 '미·일 우호의 상장'으로 세워진 만큼 도요타는 양측의 관계가 막을 내리게 된데 대한 책임감도 적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자동차 전문 컨설팅업체인 CSM월드와이드에 따르면 현재 도요타의 북미공장 가동률은 50~60%로 매우 저조하다. 따라서 지난해 창사 이래 첫 적자로 '제 코가 석자'인 도요타 입장에선 손실을 감수하면서까지 선심을 쓸 여력이 없다.
도요타는 이달 말께 누미공장의 폐쇄 시기 등에 대해 정식 결정을 내린다는 방침이다. 다만 WSJ은 협상 당사자인 도요타와 GM이 폐쇄 결정 이후 겨우 두 차례의 만남을 가진 것이 전부여서 그 때까지 모든 것이 결정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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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수경 기자 sue6870@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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