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말 제너럴 모터스(GM)가 일본 도요타 자동차와의 합작공장인 '누미(NUMMI=New United Motor Manufacturing Inc)'에서 철수할 방침을 밝힌 데 이어 도요타도 이곳을 청산하겠다고 선언했다.
24일 아사히 신문을 비롯한 일본 언론들은 도요타가 이르면 다음주부터 지분 50%를 보유하고 있는 구GM과 자산처분 방법이나 직원 퇴직금 등 청산 협상을 시작해 8월말까지 정식입장을 표명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청산 시기에 대해서는 이나바 요시미 북미 도요타 사장을 중심으로 협상팀을 구성해 GM과의 협상을 통해 결정한다는 방침이다. 청산 일정이 정해지면 전미자동차노조(UAW)와도 관련 협상을 실시할 예정이다. 현지에 근무하고 있는 4600명 가량의 직원은 전원 해고될 전망이다.
도요타의 이번 결정은 누미 공장의 노후화된 설비와 높은 인건비 탓에 단독으로 운영하기엔 부담이 너무 크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알려졌다. 누미공장은 1984년 양사의 제휴와 함께 출발한 만큼 생산 설비는 낡을 대로 낡았고 호황기 때와 다름없는 수준의 임금으로 인건비 부담 역시 만만치 않았다.
또한 지난해 창사 이래 첫 적자 전락에 이어 2009년도에도 8500억엔 가량의 적자가 예상됨에 따라 굳이 단독운영이라는 부담을 떠안고 갈 필요는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사실 도요타는 누미공장을 청산할 경우 GM과 전미자동차노조(UAW)의 반발을 우려해 망설여왔다. 하지만 4600명의 실업 전망에도 불구하고 양측의 반발이 거의 없자 청산하는 방향으로 방침을 굳힌 것이다.
청산에 따라 현재 누미공장에서 만드는 차량은 다른 공장으로 이관해 생산한다. 이 공장에서 GM은 폰티악 브랜드의 '바이브' 모델을 생산해왔고, 도요타는 소형 승용차 '코롤라'와 트럭 '타코마'를 생산해왔다.
세계 26개국에 53개의 생산 거점을 갖고 있는 도요타가 해외 공장을 청산하는 것은 1998년 10월 뉴질랜드 공장 이후 처음이다.
이로써 1980년대 일·미 무역마찰을 완화시키는 역할을 담당한 '일·미 우호의 상장'이 GM의 파산에 의해 25년 만에 완전히 막을 내리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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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수경 기자 sue6870@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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