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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족의학연구원, 구휼정신으로 빈민구제 일자리창출

문턱없는 밥집ㆍ기분좋은 가게 운영
사회적 취약층 고용비율 39% 육박
건강서적 등 출판사업에도 힘쏟아



서울시 마포구 서교동에 있는 민족의학연구원(원장 김교빈, www.kmif.org). 한의학과 민간의료지식을 포함한 민족의학을 중심으로 전통과 현대, 동양과 서양의 의료가 바람직하게 조화를 이뤄야 한다는 데 뜻을 함께한 이들이 만든 재단법인이다.

철학교수에서 농사꾼으로 변신한 윤구병 변산공동체 대표,박원순 희망제작소 상임이사,안규석 경희대 한의대 교수,강신익 인제대 의과대 교수 등이 참여하고 있다.


민족의학연구원은 민족의학 관련 서적 출판사업을 비롯, '문턱없는 밥집'과 '기분좋은 가게'를 운영하고 있으며, 지난해 7월 노동부로부터 사회적기업 인증을 받았다.

민족의학연구원의 유급 근로자는 모두 18명. 그 가운데 지난 해 12월부터 정부의 사회적 일자리 창출 사업에 참여, 인건비 지원을 받는 근로자는 14명이다. 취약계층 고용 비율은 18명 가운데 7명 정도로 약 39%를 차지하고 있다.


◆ 웰빙 먹을거리로 건강ㆍ희망 제공
'문턱없는 밥집'은 연구원이 도시의 취약계층에 속하는 사회적인 약자에게 건강한 먹을거리를 제공하려는 취지에서 연 식당이다.서교동 본점과 인천 계양구청점 등 2곳이 있다.


연구원이 있는 건물 1층의 본점은 2007년 5월 문을 열었다. 이곳은 비정규직, 청년실업자, 외국인노동자, 기초생활수급자, 노숙인 등에게 값은 싸면서도 유기농 재료를 쓴 질은 좋은 음식을 제공하고 있다.가장 큰 특징이라면 음식의 값은 매겨져 있지만 무료로 먹을 수 있다는 점이다.


예를 들면 낮 12시부터 오후 1시30분까지 유기농 시골비빔밥은 무료다. 기준 값은 1000원으로 돼 있지만 찾아 오는 사람들은 각자의 형편에 맞게 돈을 내면 된다. 돈이 없으면 공짜로 먹으면 되고, 많이 내고 싶으면 일반 음식점 비빔값인 5000원을 내면 그만이다.문자 그대로 문턱없는 밥집이다.



그렇다고 해서 밥상이 부실한 것은 아니다. 전북 부안의 청정지역에 있는 변산공동체가 키운 유기농 재료를 쓴다.연구원측은 유기농가에서 제값을 주고 농산물을 사서 농가소득을 올려주면서도 깨끗한 재료를 쓴 먹을 거리를 사람들에게 제공하고 있다.


그러나 이곳만의 원칙은 있다. 값을 내지 않고 음식을 먹을 경우 음식물을 남기지 말아야 한다는 게 그것이다. 연구원이 벌이고 있는 '빈그릇 운동'의 하나다.주방 배식대에 있는 열무김치,콩나물,오이채 등을 먹을 만큼 가져다가 비벼서 먹되 남기지 말라는 것이다.연구원측은 음식물을 남기지 않는 문화를 확산시킴으로써 음식물쓰레기 배출감소 및 깨끗한 지구환경을 보호하자는 취지에서 이런 원칙을 만들어 실천하고 있다.


김교빈 원장은 "사람들이 무심코 먹고 남긴 음식물쓰레기를 통해 연 13조~16조원의 경제적 손실이 발생하고 있다"면서 "환경을 생각하는 이곳의 빈그릇 운동이 알려지면서 청소년들은 물론, 해외 공무원들까지 견학을 오고 있다"고 말했다.


지금까지 문턱없는 밥집을 찾은 고객은 5만여명.하루 평균 80~90명이 이곳에서 밥을 먹으며 친환경 운동을 실천해 나가고 있다는 게 연구원측의 설명이다.


'문턱없는 밥집' 바로 옆에는 '기분좋은 가게'가 있다. 이곳은 유기농산물매장과 재활용품점,북카페의 성격이 합쳐진 일종의 대안가게다. 가게에 들어서면 현미잡곡,통밀가루,고추장과 몇치액젓 등 유기농산물이 반긴다. 가게 오른쪽에는 재활용 옷이 손님을 기다리고 있다. 가게측이 사서 수선한뒤 500~1000원대에 팔고 있다.


특히 공방에서는 이웃들이 기증한 옷으로 가방이나 앞치마를 만들어 팔고 있다. 목요일마다 리폼강좌를 열어 지역주민의 참여도 유도하고 있다. 가게 안에는 책도있고 편안히 앉아 책을 읽거나 차를 마실 수 있는 자리도 마련돼 있다.


김 원장은 "버리기 아까운 물건들을 필요한 이웃들과 나눠 쓸 수 있도록 기증을 받는 곳"이라고 소개하고, "옷 외에도 재생공책, 천연비누, 유기농산물 등을 팔고 있다"고 말했다.



'문턱없는 밥집'과 '기분좋은 가게'는 농산물 직거래,음식물 줄이기,헌옷 재활용뿐 아니라 고용창출에도 한몫을 한다.연구원측은 밥집과 가게를 한 곳씩 열때마다 최소한 10~12명 정도의 인력이 필요하다고 한다.앞으로 밥집과 가게를 더 열어 고용을 꾸준히 창출하겠다는 게 연구원측의 생각이다.


◆ 민족의학연구와 새로운 도전
'문턱없는 밥집'과 '기분좋은 가게'를 운영하는 민족의학연구원의 주력 사업은 출판이다. 출판사 '보리'를 운영하는 윤규병 재단이사장이 공익자금을 모아 2007년경 마포구 서교동에 민족의학연구원을 설립하면서 사회적 고용창출 활동에 발을 내디뎠지만 출판 사업도 여전히 활발하게 펼치고 있다.


지난 6월에는 '약 안쓰고 병 고치기'란 주제로 건강서적인 약손문고를 출간했다. 이 책은 건강한 삶을 위한 실용적 한방의료 시리즈로 초등학교만 나온 사람, 살림이 어려운 사람 등 소외계층이 누구나 쉽게 배워 스스로 건강을 돌보고 병을 다스리는 데 도움을 주자는 취지에서 펴냈다. 한의학 서적이 아닌 민간처방 중심의 컨텐츠로 구성된 게 특징이다.


무엇보다 동의보감 발간 400주년(2013년)을 기념하는 '동의본초도감'도 올해 안에 선보일 계획이다. 이는 동의보감에 대한 해석과 그 외 의학서적들을 총망라해 집대성하는 대규모 프로젝트로 15~20년 기간에 걸쳐 150권 가량을 시리즈로 발간한다. 동의보감은 지난달 31일 의학서적으로는 세계 최초로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에 등재돼 그 우수성을 인정받았다.


또 내년에는 전문가용 '민족의학총서' 첫권을 출간할 계획이다. 이 책은 남북한, 중국, 일본의 전통적인 의료연구 성과를 토대로 민간요법 등을 정리해 일반인들이 쉽게 볼 수 있도록 만들 예정이다.


김 원장은 "우리 민족의 의료 역량을 모아 누구나 쉽게 이용할 수 있는 치료책과 민족의학의 기반을 튼튼히 세우기 위한 의학책을 펴내고 있다"면서 "민족의 화해와 공생, 그리고 민족의 건강을 지키는 디딤돌이 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김대섭 기자 joas11@asiae.co.kr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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