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날 코스피지수는 1564p를 넘으면서 최근 15거래일 중 14거래일 상승에 성공했다. 외국인은 현물시장에서 14거래일 연속 매수를 이어가면서 지수상승의 원동력이 됐다. 전일 증시는 기계, 증권, 운수장비, 화학 업종 등이 강세를 보였다.
4일 증시전문가들은 외국인의 추가매수가 이어질 것이라는 의견에 무게를 뒀다. 외국인의 선물매도세가 강화되는 등 단기적인 관점에서 다소 부담스러워 보이는 것도사실이지만 ▲OECD국가 중 한국의 경제 회복 속도가 가장 빠르고 ▲IT, 자동차 산업의 글로벌 경쟁력 강화 ▲국내 기업들의 이익모멘텀 개선 ▲원화강세 등을 감안할 때 외국인의 추가매수가 이어질 것이라는 판단이다. 전문가들은 IT, 자동차, 금융, 보험 등에 지속적인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고, 실적이 뒷받침되는 코스닥 중소형주에도 눈을 돌려볼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엄태웅 부국증권 애널리스트=국내증시에서 7월 한달 동안 5조9394억원을 순매수하며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던 외국인 투자자의 순매수가 8월 첫 거래일에도 변함없이 지속되었다. 또한 이전같이 美 증시와 연동된 흐름을 나타내지도 않고 있다. 오로지 국내기업 및 경기 상황만을 살펴보는 듯하다. 즉 여타국가대비 빠른 이익개선이 나타나고 있으며 앞으로도 지속적인 실적개선이 전망되는 국내기업들에 대해 대규모의 매수세를 감행하고 있는 것이다.
최근 급반등에 따른 벨류에이션 부담은 국내 기업들의 이익모멘텀 개선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 만큼 향후 국내증시의 추가반등 가능성은 열어두어야 할 것으로 보여진다. 따라서 실적 호조세가 지속되며, 외국인 매수세가 집중되고 있는 IT, 자동차, 금융 등에 대한 관심을 지속시켜야 할 필요성이 있다. 또한 그동안 실적호조에도 불구하고 주가상승이 더딘 화학, 필수소비재, 기계 등의 갭 매우기 현상도 전망된다. 하지만 1550선에 다다르기까지 주가가 빠른 속도로 진행된 만큼 앞으로는 상승추세는 이어갈지라도 속도면에서 늦춰질 것으로 보여진다.
◆정명지 삼성증권 애널리스트=외국인의 국내 증시에 대한 매수세가 거침이 없다.전일까지 거래소에서 14일 연속, 총 5조6000억원을 순매수 중인데, 연초 기준으로는 16조7000억원에 달한다. 문제는 이러한 외국인 매수세가 향후에도 연속성을 띌 것이냐 여부가 될 것이다. 추가 매수에 무게. 단기적인 관점에서 다소 부담스러워 보이는 것도 사실이지만 외국인의 국내증시에 대한 매수세는 좀 더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OECD 국가 중 한국 경제의 회복 속도가 가장 빠르다는 점 ▲시가총액 상위에 포진한 IT, 자동차의 글로벌 경쟁력 강화 ▲글로벌 펀드의 한국 비중이 벤치마크 대비 낮아 국내 증시의 빠른 회복 시 벤치마크 대비 언더퍼폼(underperform)할 리스크에 노출될 수 있다는 점 ▲원화강세 요인에 따른 환차익 기대감 등을 감안할 때 외국인이 생각하는 한국 증시의 매력은 쉽게 사라지기 힘들 것이기 때문이다.
요약하자면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은 커지고 있고 외국인의 수급도 긍정적이다. 따라서 당분간 시장에 대한 긍정적인 시각을 바꿀 필요는 없다는 생각인데, 투자 전략 측면에서는 IT, 자동차의 주도주와 증권, 보험의 금융주가 유망해 보인다. IT와 자동차의 경우 가격 부담 논란에도 불구하고 경기 회복과 맞물릴 경우 가장 큰 수혜가 예상된다는 점에서 쉽게 버릴 카드는 아니다. 증권과 보험주도 매력적이다. 1) 증권주는 지수 레벨-업과 거래대금 증가가, 2) 보험주는 초저금리 탈피에 따른 수익성 개선 기대감이 투자포인트다.
◆한범호 굿모닝신한증권 애널리스트=달러화 지수가 연중 최저수준을 기록하고 있는 것에서 드러나듯 큰 틀에서 최근의 원화 강세는 글로벌 전반적인 非달러화 자산 선호의 연장선상에 놓여 있다. 그리고 앞서 언급한 우리나라의 경기회복 기대감 확산이나 글로벌 위험관련 지표들의 안정화 양상 등을 감안할 때 최근의 원화가치 상승세가 향후에도 지속될 가능성은 남아 있다. 수급적인 측면에서도 연초 이후 18조원에 달하는 외국인 매수세 유입 지속이나 우리나라 무역수지의 6개월 연속 흑자를 감안할 때 원/달러 환율의 추가하락 가능성은 높아 보인다. 또한 리먼브라더스 파산 당시의 수준을 이미 회복한 주가지수와 비교한다면 아직 작년 9월 수준까지 도달하지 못한 원/달러 환율이 추가적인 복원을 시도할 가능성도 열어둘 필요가 있겠다.
위험자산에 대한 선호가 이어지는 가운데 펀더멘탈 측면의 기대감도 커지고 있어 주식시장을 바라보는 시각은 여전히 따뜻하게 유지된다. 하지만 높아진 기술적 부담 하에서 투자자들의 장세 대응은 결코 쉽지 않고, 매매에 앞서 명확한 기준의 설정이 필요한 시점이다. 현재로서는 외국인 수급과 환율 동향이 전략 수립의 기준 역할을 수행할 수 있겠다. 단기적으로는 외국인들의 매수세가 확대되고 추가적인 원화가치 강세의 수혜가 기대되는 건설, 은행, 보험 등 내수주들에 대한 관심을 높이는 전략이 타당해 보인다. 반면 환율 효과의 반대편에 놓인 수출주들의 경우 이익모멘텀은 유지되더라도 기술적 부담감이 상존하고 있어 공격적인 추격매수는 부담스러운 시점이다.
◆이경민 우리투자증권 애널리스트=현재 KOSPI는 중장기 상승추세의 강화 속에서 단기 숨고르기의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지수조정이 바로 가시화 되지는 않더라도 단기 급등과 연속 상승에 대한 부담감이 종목별 이익실현 매물출회나 자연스러운 순환매를 유도할 개연성은 충분하다. 통상적으로 상승추세에서의 단기 숨고르기 국면에는 그 동안 확대되었던 업종, 종목별 수익률 Gap줄이기가 진행되는 경우가 많다. 최근 박스권 하단에서 시작된 단기급등 국면에서 대형주가 큰 폭의 상승세를 보였고 중소형주는 상대적인 약세를 면치 못했다. 특히 KOSPI가 연중 최고점을 넘어선 반면 KOSDAQ으로 대표되는 중소형주는 전 고점과 아직 괴리가 남아있는 상황이다. 이는 지수부담에 직면할 때마다 중소형주의 상대적인 가격갭이 부각될 수 있음을 시사하는 부분이다.
이를 감안해 중소형주 중에서도 이익모멘텀이 부각될 가능성이 있는 종목에 대한 선제적인 대응이 필요하다는 판단이다. 이에 해당되는 종목들을 추출하기 위해 실적추정 기관수가 3개 이상이면서 2분기 실적전망과 3분기 실적전망이 5월~7월 3개월 연속 전월대비 증가세를 보이고 투자의견 점수가 3.8점(애널리스트의 투자의견 Buy ~ Sell을 4점 ~ 1점으로 평가, 이를 산술평균하여 산출, 4점은 모든 애널리스트가 Buy의견임을 뜻함) 이상인 종목들을 추출해 보았다. 이를 통해 한국제지, 케이피케미칼, 풍산, LG상사, 오리온, CJ CGV, 웅진씽크빅, 대한제강, LG생명과학, 넥센타이어, 파트론, 우주일렉트로, 서울반도체가 선정되었다. 향후 본격적인 중소형주 어닝시즌이 도래할 경우 시장의 관심을 받을 수 있는 종목들이면서 적정주가(애널리스트 목표주가 평균)와의 괴리율이 20% 이상 확대되어 있는 종목으로 가격메리트도 확보되어 있다는 판단이다. 단기적으로 지수부담에 따른 순환매에 대비해 이들 종목들에 대한 저점매수 또는 길목지키기 전략을 펼쳐나가 볼 만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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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환 기자 goldfis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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