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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병헌 "'지아이조' 출연료 10억, 美에이전시 덕분"(인터뷰①)


[아시아경제신문 고경석 기자]이병헌에게는 이제 '한류스타'라는 수식어보다 '할리우드 스타'라는 닉네임이 더 어울린다. 영화 '지.아이.조-전쟁의 서막'(이하 '지아이조')으로 할리우드에 진출한 이병헌은 현란한 액션 연기와 능숙한 영어 연기를 선보이며 성공적인 신고식을 마쳤다.


김지운 감독의 '달콤한 인생'으로 할리우드 제작자들에게 이름을 알린 이병헌은 할리우드로부터 받은 러브콜에 쉽사리 결정을 내리지 못했다. '지아이조' 시나리오를 받고 나서도 별다른 감흥을 느끼지 못한 데다 만화적인 캐릭터를 잘 소화할 수 있을까 걱정한 탓이었다.

결국 김지운 감독과 박찬욱 감독에게 조언을 구한 그는 출연을 결정하고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 '나는 비와 함께 간다(I Come with the Rain)' '지아이조'로 이어지는 강행군을 시작했다. 생각해 보면 어릴 적 좋아했던 영화들과 비슷한 작품이 바로 '지아이조'였으니 기분 좋게 촬영을 시작할 수 있었다.


물론 낯선 환경에서 촬영이 쉽지만은 않았다. 대사가 많지 않아 다행이었지만 모국어가 아닌 영어라는 부담이 돼서 그는 "대사 때문에 NG를 내는 건 프로답지 않다는 생각에 대사를 미리 완벽하게 외웠다"고 말했다. 자연스러운 연기를 하던 패턴을 버리고 만화적인 연기를 해야 하는 점도 부담이었다. 많은 어려움 속에서도 이병헌은 "다양한 경험을 했다는 점에서 흡족하다"고 말했다. 30일 오전 서울 종로구 통의동 한 카페에서 이병헌을 만나 자세한 이야기를 들었다.

- 그동안 어떻게 지냈나?
▲ 최근 3개월간 이틀 정도 쉰 것 같다. 3개월 내내 정신없이 지내다 보니 어떨 땐 술을 마신 것도 아닌데 몽롱하게 있기도 했다. 가수들이 쓰러져서 링거 맞는 게 정말 있을 수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 28일 밤에 '지아이조' 배우들과 한국 배우들, 감독들이 만나는 파티를 주선했다고 들었다.
▲ 파티에선 할리우드에서 온 시에나 밀러와 채닝 테이텀, 스티븐 소머즈 감독, 제작자 로렌조 디 보나벤추라가 메인이고 나머지 스태프들, 프로듀서들, 조감독들, 배우 어시스턴트, 메이컵 아티스트 등이 17명이었다. 거기에 제가 따로 국내 배우들과 감독들을 초청해서 총 40명 정도 된 것 같다. 이범수. 권상우, 박시연, 정준호, 한채영 등이 왔다. 한채영은 영어도 잘해서 좋은 어시스턴트 역할을 해줬다.


- 속편 진행은 어떻게 되고 있나?
▲ 나도 제일 궁금한 게 그거였다. 제작자에게 물어보니 다음달 8일은 돼야 알거라고 했다. 일단 영화 편집 후 테스트 스크리닝하고 난 뒤 일반 관객들에게 설문조사로 받은 점수가 너무 좋아서 많이 고무돼 있다. '트랜스포머' 1편의 테스트 스크리닝 때 점수와 거의 비슷하다고 하더라. 큰 이변이 없는 한 2편이 제작될 거라 다들 생각하고 있다.


- 이번 영화 개런티가 10억원 내외일 것이라는 점에서 화제가 됐다. 사실인가?
▲ 비슷한 수준이다. 어차피 그건 내가 한 게 아니고 에이전트가 해낸 일이다.


- '지아이조' 출연을 제의받았을 때 고민되지 않았나?
▲ 그 영화 전에 '나는 비와 함께 간다'를 먼저 제안받았다. 처음 제안 받았을 때가 몇 년 전이다. 트란 안 홍 감독에게 연락이 와서 모 호텔에서 만났다. 에이전트가 있기 전이던가 아니면 그 비슷한 시기인 거 같다. 아무튼 에이전트를 거치지 않고 나를 만나러 왔다. 나 이러저러한 영화를 하고 싶다고 하기에 어떤 얘기냐고 물었더니쉽게 이야기하면 작가 이문열을 아냐고 내게 다시 묻더라. '사람의 아들'이라는 소설을 읽어봤냐며 이문열을 좋아한다고 하더라. 나도 대학 때 좋아했다고 했더니 그 작품을 그대로 옮긴 건 아니고 모티브로 생각한 이야기라고 했다. 너무 관념적이지 않냐고 물었는데 시나리오를 보내줄 테니 한번 한번 읽어봐라고 했다. 읽어보니 하나도 모르겠더라. 아무리 예술이라고 해도 심각하다고 생각했을 정도였다. 자꾸 전하가 오는데 답을 주지 못했다. 그러면서 감독이 1년을 기다려줬다.



- 그 영화로 인해 생각이 바뀌었다는 건가?
▲ 출연을 결정하는 몇 개월 동안 내 마음에 많은 변하가 왔다. 그 전엔 작품을 고를 때 너무 돌다리를 두드리는 게 아니냐는 말을 자주 들었다. 좋은 모습 많이 보여줄 수 있을 때 보여줘야 한다는 선배들의 조언이 많았다. 부딪혀 보자는 생각이 들었다. 트란 안 홍 같은 훌륭한 감독과 정서를 공유한다는 건 쉽게 겪을 수 있는 일은 아니다. 그렇게 결정해 버리니까 나중엔 쉬웠다. 그게 처음 결정한 악역이다. 결정하고 나니까 많은 게 달라지더라.


- 친한 감독들에게 조언을 구했다던데.
▲ 예전 같으면 '지아이조'를 처음 보고 말도 안 되는 만화라고 생각하고 던져 버렸
을지도 모른다. 그런데 일단 '나는 비와 함께 간다'를 결정하고 나니까 '못할 이유가 뭐가 있어'라는 생각이 들더라. 작품 고민할 때 늘 물어보는 두 감독이 박찬욱과 김지운 감독에게 말을 들었더니 박찬욱 감독은 둘 다 해라고 했고 김지운 감독은 둘 다 뭐하러 하냐는 반응이었다. 물어보지 않은 것만 못한 상황이 되버린 거다. 그래서 그냥 제가 판단을 해서 결정했다.


- 영화에 대한 평가가 좋아서 흡족할 것 같다.
▲ 연기적인 측면엔 별로 점수를 주고 싶지않다. 다만 영광인건 1960년대부터 유명했던 배트맨처럼 유명한 원작의 유명한 캐릭터를 연기했다는 것 자체가 영광이다. 찍으면서도 몰랐는데 인기도와 존재감에 대해 현지 교포들을 만나서 조금씩 알게 됐다. 초반엔 '너 맡은 역할이 뭐냐' 하면 약간 말하기 불편한 느낌이 없지 않았는데시간이 지나니까 자부심이 생기더라.


촬영 당시에는 시에나 밀러와 촬영 장면이 많아서 내 말벗이었다. 생각이 통하는 부분도 많았다. 그 친구도 연기에 대한 갈구가 있는 배우인데 블루스크린 앞에서 액션을 찍으며 '대체 우리가 뭘 하고 있는지 모르겠다'는 이야기를 나눴다. 대사를 직역해서 우리말로 하면 참 난감한 대사가 많았다. 그러다 한참이 지나 얼마 전에 가족과 이 영화를 보는데 나도 놀랐다. 내가 이런 영화에 출연했구나, 정말 엄청나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연기를 할 때는 내가 해왔던 방식의 연기를 고수해서 보여주면 안 된다는 걸 촬영하는 과정에서 느꼈다. 깊이 있게 들어갈수록 그들이나 내게 도움이 안 되는 연기가 되는 것이다. 2, 3편을 의식해서인지 내 캐릭터의 여러가지 복잡한 느낌들은 다 삭제했더라.


- 이전까지 선호했던 연기 방식은 어떤 것인가?


▲ 어둡고. 사실주의적인 것을 많이 선호하는 편이었다. 하지만 이 영하는 그야말
로 완전히 만화를 현실화하는 과정이기 때문에 사실적인 연기가 방해가 된다.왜 여러번 NG가 안 났겠나. 과도하면 과도할수록 더 좋아하니 난 불만스러웠다. 첨엔 사람들에게 이 원작만화가 어떤 의미가 있는지, 어떤 이미지로 박혀 있는지 몰랐던 거다.


고경석 기자 kave@asiae.co.kr
사진 박성기 기자 musictok@
<ⓒ아시아경제 & 스투닷컴(stoo.com)이 만드는 온오프라인 연예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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