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HP빌리턴, 시장가격 반영해 공급가 결정키로
세계 3대 철광석 생산업체 가운데 하나인 호주의 BHP빌리턴이 올해 물량의 30%를 현물시장가격에 근거해 공급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향후 철광석도 금ㆍ원유ㆍ곡물처럼 파생상품 시장을 형성할 것으로 기대된다. 철광석 거래에 현물 가격이 반영된 데 이어 상장이 이뤄질 경우 파생상품을 개발할 수 있는 여건이 형성되기 때문.
전세계 금속 소비시장에서 철광석이 95%를 차지할 정도로 비중이 막대한 만큼 파생상품에서 차지하는 비중 또한 엄청날 전망이다.
그동안 철광석은 3대 철광석업체와 각국의 철강업체들간 협상을 통해 1년치 가격이 한꺼번에 정해지기 때문에 금융시장에서 철광석 관련 투자가 거의 없었다.
BHP빌리턴은 29일(현지시간) "올해 공급물량을 나눠 30%는 분기 협상가격ㆍ지수(인덱스)가격ㆍ시장현물가격 등을 혼합한 가격으로 책정하는 한편 23%는 협상에 근거해 특정 고객사들에게 전년대비 33~44% 인하한 가격으로 제공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나머지 물량인 47%는 가격책정작업이 진행 중이다.
영국의 파이낸셜타임스(FT)는 40년 넘게 비밀스럽게 결정돼온 철광석 가격 산정방식이 BHP빌리턴에 의해 깨졌다며 통상 현물가격이 협상가격이나 지수가격보다 높게 형성되는 만큼 승자는 철광석업체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FT는 또다른 승자로 월스트리트 은행들을 꼽았다. BHP의 가격산정방식 변경으로 투자자들의 철광석 가격 전망이 가능해지면 이는 철광석의 파생상품화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런던 소재 바클레이즈캐피탈의 크리스토퍼 라페미나 연구원은 "철광석 선물시장 규모는 미미했지만 이번 계기를 통해 엄청난 성장을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철광석 스왑시장은 지난해 도이체방크와 크레디트 스위스가 시작했지만 거래규모는 700만톤에 불과해 전체 거래량 1억8000만톤에 비해 초라했다. 최근 모건스탠리와 바클레이즈캐피탈이 가세하면서 올해 거래규모가 1250만톤으로 증가했다.
파생상품 시장 관계자들은 "벌써부터 아시아 철강업체들이 철광석 구매비용을 헷지(위험분산)하기 위해 스왑시장 참여를 노리고 있다"고 말했다.
BHP빌리턴이 새롭게 도입한 가격 산정방식은 발레ㆍ리오틴토 등 다른 대형 철광석업체들과 달라 의미가 크다. 다른 업체들의 경우 지수가격을 참고해 철강업체와의 협상을 통한 기존 방식을 고수하고 있다.
리오틴토가 아시아 주요 철강업체들과 가격협상을 마무리한 가운데 중국 철강업체들과 계속 실랑이를 벌이는 이유도 협상가격 방식으로는 어느 한쪽이 수긍하지 않는 이상 합의에 도달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같은 관행은 부작용과 시비를 낳아 중국내 리오틴토 직원이 국가기밀유출혐의로 억류되기에 이르렀다.
전문가들은 지수가격과 현물가격을 도입하게 되면 가격의 급변동을 야기할 수 있지만 가격의 대외 투명성도 늘어나는 등 긍정적인 측면이 크다고 보고 있다.
BHP빌리턴은 가격산정의 변경은 철광석의 투명한 시장가격이 자리잡는데 기여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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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환 베이징특파원 don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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