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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품 아파트' 신뢰 무너졌다

[규격미달 레미콘 유통 충격] <1> 광주 유명 아파트 시공 실태



단가 낮추려 석탄·제철 찌꺼기 등 혼합…안전성 위협
준공 반년만에 빗물 줄줄·벽 곳곳 균열…입주민 피해
업체 "KS 규격 어긋나도 안전성에는 문제 없다" 주장

최근 검찰에 의해 규격미달 레미콘 유통 업체들이 대거 적발된 가운데 광주에서도 유명 브랜드 아파트 시공에도 일부 '불량레미콘'이 사용된 사실이 확인돼 파문이 일고 있다.


더욱이 이들 일부 아파트에 이미 입주한 주민들의 피해가 잇따르고 있고 이같은 소식을 접한 입주 예정자들의 불만 목소리도 점차 커지고 있다.

이에 본보는 실제 이들 아파트들의 문제점과 왜 규격미달 레미콘이 건설현장에 난무하게 됐는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대책은 무엇인지 긴급 진단한다. <편집자 주>



광주ㆍ전남지역 5대 메이저 레미콘 업체가 규격미달 레미콘을 건설업체에 공급했으며 광주권 유명 아파트의 시공에도 이 레미콘을 사용한 것으로 밝혀져 입주민의 안전성 등에 빨간불이 켜졌다.


특히 이 아파트들중 일부의 경우 준공 반년도 안돼 누수현상 등 각종 피해가 발생, 입주민들의 원성이 높아져 가고 있다.


26일 이 지역 상위 레미콘 업체 등에 따르면 양대 레미콘 업체인 A사와 B사는 지난달 30일 한국산업표준(KS) 기준과 다른 원료를 배합하는 방식으로 레미콘 원가를 낮춰 부당 이득을 챙긴 혐의로 서울중앙지검에 업체 대표 등이 기소됐다.


또다른 대형 레미콘업체인 C사와 D사, E사 등도 올해 초까지 같은 방식으로 레미콘을 만들어 온 것으로 업계에 알려져 있으며, 일부 레미콘 회사는 이 같은 사실을 시인하기도 했다.


이들 업체는 공급단가를 맞추기 위해 관행적으로 플라이애시(석탄 찌꺼기), 고로슬래그 미분말(제철 찌꺼기) 등 저가 골재를 넣어 왔으며 이를 감추기 위해 다중배합시스템을 구축해놓고 속칭 '셋팅차'에만 정상적인 배합의 레미콘을 넣어 감리단의 눈을 속여왔던 것으로 나타났다.


또 추후 다중배합시스템이 적발될 것에 대비해 배합물의 함량이 기록된 배치리스트(Batch list)를 위조해 감리단에 제출하기도 했으며, 이 때문에 A사 광주공장은 내부고발자에 의해 광주 남부경찰에 사문서위조 혐의로 고소되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검찰은 이 레미콘이 국토해양부 시험 결과, 강도에 문제가 없는 것으로 발표했지만 광주에서 규격 미달 레미콘으로 지어진 아파트들이 준공 반년만에 누수 및 균열현상이 빈발하고 있어 입주민들이 하자보수를 요구하는 등 집단 항의에 나서면서 파장이 확대되고 있다.


실제 광주 서구와 광산구 수완지구의 일부 아파트단지는 이번 장맛비에 대부분의 꼭대기 층과 지하주차장이 심각한 누수피해를 입었으며 벽채 곳곳에 균열이 발생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더욱이 다른 대형 건설사들이 건설 중인 아파트단지 역시 이들 레미콘업체로부터 함량미달의 레미콘을 공급받은 것으로 확인돼 현재 분양 중인 이 아파트 입주민 피해가 불보듯 뻔하다는 지적이다.


이와 관련 전문가인 S교수는 "KS규격에 어긋났다라는 것은 기본적으로 안전성에 문제가 있는 건물이라는 뜻이다"며 "특히 균열이나 누수현상은 혼화재를 특별가공처리과정 없이 너무 많이 사용했을 때에 나타날 수 있는 현상이다"고 규격미달 레미콘 사용의 위험성을 지적했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KS규격에 어긋난 부분이 있을 수도 있지만 감리단과 자체 실험연구소의 강도 실험 결과 안전성에는 큰 문제가 없었다"고 해명했다.


함량 미달 레미콘을 사용한 또다른 업체들 역시 '안전성에 문제없다'는 동일한 입장을 보였다.


☞레미콘이란?=레디믹스트콘크리트(ready-mixed concrete)의 준말. 콘크리트 제조설비를 갖춘 공장에서 제조한 프레시 콘크리트(fresh concrete)를 섞으면서 지정된 장소까지 운반해 공급하는 굳지 않은 콘크리트를 말한다.

광남일보 김범진 기자 bjjournal@gwangnam.co.kr
광남일보 이상환 win@gwangna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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