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게이트' 서갑원 의원 공판
한인식당 곽모 사장 증인출석
박진 의원 공판서는 '운동화' 셈법 눈길
미국 뉴욕의 한인식당 사장을 통해 박연차 전 태광실업 회장 돈을 받은 정치인이 10명 이상이라는 증언이 나왔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이규진 부장판사)는 23일 오전 박 전 회장으로부터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기소된 서갑원 민주당 의원 속행공판을 열었다.
이날 재판에는 한인식당 '강서회관' 사장 곽모씨가 증인으로 출석했다. 곽씨는 식당을 방문한 서 의원에게 박 전 회장 심부름으로 미화 2만 달러를 건넨 것으로 알려진 인물이다.
곽씨는 이 자리에서 "서 의원 외에 돈을 받은 국회의원이나 정치인이 10명을 넘는다"고 증언했다.
서 의원 변호인이 "돈을 준 사람 중 행정부 공무원이나 법조인, 외교관, 군인 혹은 기업인도 있었느냐"고 차례로 따져물었으나 곽씨는 "기억이 나지 않는다"는 대답으로 일관했다.
"그같은 내용을 검찰에서 조사 받았느냐"는 변호인 질문에는 "조사받은 적 없다. 물어보지도 않았다"고 답했다.
이후 검찰이 "돈을 준 정치인이 서 의원 외에 10여명이라는 게 맞느냐"고 확인을 촉구하자 "여러명 있는데 박 전 회장 친척 등도 포함됐던 것으로 기억한다"며 한 발 물러서는 듯한 태도를 보였다.
서 의원에게 돈을 건네던 상황과 관련, 곽씨는 "박 회장이 '서 의원이 갈 것이니 2만 달러를 전해주라'고 해 식당 지하 사무실 금고에 있던 돈 2만 달러를 전했다"고 밝혔다.
또 "일행이 도착했을 때 서 의원을 옆방으로 불러 '박 회장이 여행 경비로 쓰시라더라'면서 봉투에 2만 달러를 담아 건네자 서 의원이 돈을 꺼네 양쪽 주머니에 넣은 뒤 '고맙다, 한국에 가면 (박 회장에게)인사 드리겠다'고 말했다"고 진술했다.
이어 자신이 박 전 회장과 1985~1986년 처음 인연을 맺었고 박 전 회장에게서 지금껏 40여만달러를 받아 그의 지시로 이 돈을 서 의원 등에게 전달했으며 현재 1~2만 달러 가량이 남아 있다고 설명했다.
서 의원은 지난 2006년 5월과 7월 경남 김해의 한 골프장과 곽씨의 식당에서 각각 5000만원 ㆍ미화 2만 달러를 받은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다.
한편, 이날 같은 법원 형사합의23부(홍승면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박진 한나라당 의원 재판에는 박 전 회장이 증인으로 출석해 자신 만의 독특한 '셈법'을 설명했다.
그는 자신이 후원금을 준 사람들 명단을 '운동화 지급자 명단'으로 불렀다면서 1000만원을 '운동화 한켤레', 2000만원을 '운동화 두켤레'로 표현하는 계산법을 소개하고 박 의원 외에 또다른 한나라당 의원 한 명에게도 직접 돈을 전달했다고 밝혔다.
박 의원은 지난해 3월 박 전 회장이 서울 시내 한 호텔에서 주최한 행사에 참석해 그의 측근 정승영씨를 통해 미화 2만달러를 받고, 같은 시기 역시 정씨를 통해 정치후원금 명목으로 연간 기부한도를 초과해 1000만원을 입금받은 혐의(정치자금법 위반)로 기소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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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효진 기자 hjn2529@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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