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세의 노장' 톰 왓슨은 바다를 바라보며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 것일까.
왓슨의 '노장투혼'에 지구촌 골프계가 뜨겁게 달아올랐던 138번째 브리티시오픈 최종일경기가 펼쳐진 20일(한국시간) 스코틀랜드 에어셔의 턴베리골프장 에일사코스 9번홀 티잉그라운드. 왓슨이 앞조 선수들의 플레이가 미처 끝나지 않은 막간을 이용해 오히려 바닷풍경을 즐기는 유유자적(悠悠自適)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왓슨의 도전은 사실 72번째홀의 보기로 연장전에 접어들면서 이미 실패로 예정됐는지도 모른다. 환갑을 며칠 앞둔 나이의 왓슨에게 72홀을 넘어서, 그것도 이 대회 특유의 '4개홀 연장사투'는 애초부터 무리였다. 왓슨은 실제 승부의 분수령이 된 연장 세번째 홀에서 러프에서의 두번째 샷을 앞두고 "다리가 제대로 움직여지지 않았다"면서 아쉬워했다.
왓스의 경기는 그러나 결과와 상관없이 '위대한 감동'을 선물했다. 바람에 순응하는 정교한 티 샷과 어떤 상황에서도 조급해하지 않는 여유로움. 왓슨은 특히 매 홀마다 환호하는 갤러리에게 "고맙다"는 말을 수없이 반복하며 따뜻한 미소를 보내는 모습이 TV를 통해 전세계에 고스란히 전달되면서 '턴베리의 전설'로 영원히 남게 됐다.
김현준 골프전문기자 golf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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