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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바이, 올 여름이 특별히 뜨거운 이유는

부동산 시장 대형 지각변동 임박.. 새로운 '주식회사 두바이' 기대

예년 같으면 유럽이나 지중해 연안 등에서 서늘한 여름을 보내고 있었을 두바이 부동산 부문 고위임원들이 올해는 대부분 두바이에서 힘겨운 여름나기를 하고 있다.


지난 5~6년간 뜨거웠던 부동산 상승 열기만큼 거대한 구조조정 폭풍을 목전에 두고 있기 때문.

노무라증권 두바이지사의 애널리스트 쳇 라일리는 "올해 여름은 가장 어려운 시기가 될 것이다"고 말했다. 앞으로 두바이 경제가 마주친 이 어려운 난국을 어떻게 헤쳐나갈 지 모색하는 일이 올 여름 부동산 부문 고위임원들이 부여받은 혹독한 방학숙제인 셈이다.


부동산에 투자한 사람들은 돈을 돌려달라고 아우성 치고, 시공업체는 밀린 공사대금을 지급하라고 목소리를 높이며 소송을 쏟아내고 있다. 또 자금력이 부족했던 중소 개발업체들은 하루가 멀다하고 디폴트를 선언하고 있다.

◆ '나킬'과 '에마르'로 재편.. 부동산 시장 70% 지배


지난달에는 UAE 최대 개발업체 에마르(Emaar) 프라퍼티스와 두바이 홀딩 산하의 3개 개발업체들이 합병 계획을 발표하면서 이미 두바이 부동산 시장에 대형 '지각변동'을 예고한 상태다.


두바이의 또 다른 개발업체인 나킬(Nakheel)도 '리미트리스'를 제외한 두바이 월드 산하의 모든 부동산 부문의 인력과 프로젝트를 모두 인수했다.


예정대로 에마르가 두바이 홀딩 산하의 개발업체들을 인수합병 한다면 이제 두바이 부동산 시장에서 국영 개발업체는 에마르와 나킬만 남게 된다. 결국 이 두 개발업체가 앞으로 두바이 부동산 시장의 70%를 지배하게 될 전망이다.


그러나 아직까지 새롭게 출범할 나킬과 에마르가 얼마나 튼튼한 회사가 될 수 있을 지는 어느 누구도 장담하지 못하는 상태다.


◆ 인공섬 개발의 주역 '나킬'의 최근 상황


이미 UAE 연방정부가 제공한 구제금융 자금의 일부를 지원받고 있다고 밝힌 나킬은 올해 연말 만기가 도래하는 35억 달러의 이슬람 채권을 변제 또는 리파이낸싱 해야하는 입장이다.


최근 나킬 측을 접촉한 투자자들의 전언에 따르면, 나킬은 일부 프로젝트나 개발부지에 대한 투자를 권유하거나 공동개발 파트너십을 체결하자고 투자자들에게 제안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나킬의 모회사인 두바이 월드는 구조조정을 위해 최근 미국 제너럴모터스(GM)를 파산상태에서 벗어나도록 도와줬던 컨설팅업체 '앨릭스 파터너스'를 고용했다.


지난주 두바이 월드는 영국으로부터 사온 '퀸 엘리자베스 2호'를 남아프라카공화국으로 넘겨주는 어려운 결정을 했다. 두바이의 인공섬 팜 주메이라에 영원을 닻을 내리고 호텔로 변신하기로 돼 있었던 '퀸 엘리자베스 2호'가 내년 월드컵이 열리는 남아공의 케이프타운으로 팔려가게 된 것이다.


지난해 연말 두바이에 인수될 당시 전세계의 이목을 집중시켰던 기억을 떠올리면 이번 결정이 두바이로서는 얼마나 어려운 일이었을 지 짐작이 된다.


◆ 중동 최대 개발업체 '에마르'는?


에마르의 사정도 그다지 좋지 못하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85% 이상 주가가 하락했던 에마르는 지난달 두바이 홀딩 측과의 합병논의를 시작했다고 발표한 이후 며칠동안 주가가 다시 곤두박질쳤다.


합병 논의 소식에 에마르의 투자자들이 주식을 내다팔기 시작한 것이다. 투자자들이 당장 주당 순자산이 감소될 것을 우려하기도 했지만, 합병 이후 신설되는 에마르가 많은 부채만 떠안게 되는 것이 아닌가라는 의구심을 떨쳐내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우려에 대해 에마르 측은 "새로운 회사는 134억 디르함(약 36억 달러)의 부채를 포함해 총 1940억 디르함(약 528억 달러)의 자산을 가진 건실한 회사가 될 것이다"고 밝혔다.


그러나 1940억 디르함 규모의 자산의 대부분이 토지 형태인데, 두바이의 토지는 지난해 이후 가치가 급락한데다 현재의 시장상황에서는 쉽게 유동화할 수도 없는 자산이다.


◆ 쉽지 않은 상황.. 그러나 더 좋은 '주식회사 두바이' 기대


중동 경제전문가들은 두바이가 해외 투자자 유치를 위한 법제 정비와 투명성 제고 등을 통해 그렇게 갑작스레 운명의 변화를 겪을 수밖에 없었던 '두바이 경제의 취약성' 문제를 해결하고 지속가능한 성장모델을 다시 만들어 내야할 것이라는 종합적인 진단을 내놓고 있다.


그러나 현재의 상황이 그다지 좋아 보이지 않는다.


UAE 중앙은행으로부터 지원받은 구제금융 자금 100억 달러를 배분하는 책임을 맡은 두바이 재무장관 나세르 알 셰이크가 지난 5월 돌연 사임한 이후 구제금융 자금이 어디에 어떻게 쓰이고 있는지 감감 무소식이다. 리더십의 변화가 개혁추진을 어렵게 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지난 주에는 두바이가 발행하는 200억 달러의 채권 가운데 1차 발행액 100억 달러를 전부 사줬던 UAE 연방정부가 2차 발행액(100억 달러)의 일부도 추가로 사줄 수 있다는 알 수와이디 중앙은행 총재의 발언이 나오자 두바이 증시가 급등했다.


당초 두바이가 2차 발행 채권은 해외 투자자들에게 팔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지만, 계속되는 글로벌 금융위기로 해외에서 자금조달이 쉽지 않을 것으로 판단한 투자자들의 안도심리가 작용했다는 방증이다. 또한 이것은 두바이에 대한 해외 투자자들의 심리가 여전히 냉랭하기만 하다는 증거이기도 하다.


한편, 계절이 한여름으로 접어들면서 우려되던 인구감소가 현실화되고 있는 것도 반갑지 않은 일이다. 두바이가 급속하게 팽창하는 인구를 전제로 해 건설되고 있었기 때문에 인구감소 문제는 두바이에게 큰 걱정거리가 아닐 수 없다.


올해 여름은 어려운 숙제를 해결하기 위해 두바이 부동산 기업들의 이사회는 그 어느 때보다 뜨거울 전망이다. 부동산 기업들의 책임자들도 큰 압박감을 느끼지 않을 수 없을 것이며 그들이 어떤 선택을 하든 격렬한 산업구조 변화를 불가피해 보인다. 이것이 그들에게 올해 두바이의 여름이 결코 서늘할 수 없는 이유다.


그러나 이 뜨거운 여름이 지나면 사람들은 새로운 '주식회사 두바이'(Dubai Inc.)를 만나게 될 것이며, 적어도 그것은 지금보다는 더 나을 것으로 기대된다.

김병철 두바이특파원 bckim@asiae.co.kr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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