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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바이서 욕먹는 한 개발업체 사장의 항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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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하일 슈마허', '보리스 베커' 빌딩의 개발업체 독일계 ACI

적어도 지난 한 주일 동안 두바이에서 가장 욕을 많이 먹은 사람은 독일계 개발업체 ACI(Alternative Capital Investment) 사장 '로빈 로만'일이었을 것이다.


두바이의 맨하턴으로 불리는 '비즈니스베이'에서 '미하일 슈마허 빌딩'와 '보리스 베커 빌딩' 등을 개발하고 있는 ACI는 두바이에서만 총 7개의 프로젝트를 추진하는 독일계 부동산 투자회사이자 부동산 개발업체다.

이번주 발간된 UAE 주간지 '아라비안비즈니스'는 독일계 개발업체 ACI를 둘러싼 논란을 상세히 다루면서 금융위기 이후 두바이 부동산 시장의 풍경을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ACI는 최근 건설자금 부족으로 두바이에서 추진하던 여러 건의 프로젝트에서 공사를 중단해 중동의 부동산 투자자들로부터 심한 비난을 받았다. 또 ACI는 독일의 펀드 투자자들로부터도 지난 3월까지 돌려주기로 한 투자금을 돌려주지 않아 거센 항의를 받고 있다.

지난 주 독일의 한 언론들은 로빈 로만 사장이 투자자들의 투자금을 횡령해 한 대에 20만 유로가 넘는 최고급 승용차인 벤틀리 6대와 개인전용 제트기를 구입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또 일부에서는 그가 남미의 한 국가로부터 여권을 취득했으며, 여차하면 투자자들의 투자금을 가지고 외국으로 도망갈 것이라는 추측이 나오기도 했다.


한참 동안 모습을 보이지 않던 로빈 사장은 지난 주말 두바이 '아라비안 비즈니스'와의 인터뷰에서 이러한 소문을 모두 일축했다.


그는 "총 5억 디르함(1억 2610만 달러)를 이곳 두바이에 투자했는데 왜 돈을 버리고 도망가겠냐"면서 "투자자들에게 받은 자금 전부를 개발부지 구입과 건설 비용으로 사용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빌딩을 모두 완공하고 부동산 투자자들로부터 돈을 받아야지만 펀드 투자자들에게도 투자원금과 수익을 돌려줄 수 있다"면서 "지금은 투자자들에게 반환할 투자금이 남아 있지 않으며 그럴 의사도 없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지난 7개월 동안 단 한 채도 팔지 못했는데, 부동산 투자자들이 중도금을 납부하지 않으면 어떻게 공사를 계속할 수 있느냐"며 "에마르의 주가는 주당 20 디르함에서 2 디르함으로 떨어졌지만, 아무도 에마르에 찾아가 투자금 반환을 요구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일부 네티즌들은 "그 많은 자금을 광고에만 썼지, 빌딩을 짓는데 정말 돈을 쓰기는 했냐"며 비난의 목소리를 높였다.


사실 그는 지난해 1월 미하일 슈마흐 등 세계적인 스포츠 스타들과 함께 주메이라 비치 호텔에서 새 프로젝트를 발표할 당시만 해도 두바이 부동산의 가장 열렬한 칭송자 중 한 명이었다.


그러나 겨우 18개월 만에 그는 두바이 정부와 국영 개발업체 나킬에 대해서도 불편한 심기를 거침 없이 쏟아냈다.


그는 "두바이 부동산부가 최근 개정한 부동산법이 개발업체가 일방적으로 부동산 투자자들과 맺은 계약을 파기할 수 없도록 했다"며 두바이 정부를 비판했다.


개정법률 9호(두바이법 2009-9호)에 따르면 개발업체는 중도금을 납부하지 않는 부동산 투자자들에게 3번의 독촉장을 보내고 난 뒤에야 부동산당국(RERA)에 넘겨야하며 투자자가 30일간의 계약의무 이행기한을 넘길때만 RERA의 판결에 따라 계약을 해지할 수 있게 됐다는 주장이다.


그러나 개정 전의 두바이법 2008-13이 투자자가 중도금을 납입하지 않을 경우 투자금의 70%까지 돌려받을 수 있게 했던 것에 비하면 이 개정법률은 오히려 투자금의 반환비율을 줄여 개발업체에 유리하게 개정됐다는 게 일반적인 평가다.


로빈 사장은 또 '두바이 워터프런트' 프로젝트의 주 개발업체인 나킬에게도 책임을 돌렸다.


'워터프런트' 에서 2개의 건축부지를 구입했지만, 나킬이 '워터프런트' 프로젝트를 계속 진행할 지 여부가 불확실하기 때문에 건축부지를 구입하는데 쓴 투자자금은 회수할 수 없다는 주장이다.


이에 대해 나킬의 대변인은 13일 "워터프런트 프로젝트는 취소되지 않고 진행되고 있으며, 제3의 개발업체에게 적절한 인프라를 제공할 것이다"고 밝히고 "이미 나킬은 ACI에 부지를 넘겨줬으며 ACI는 스스로 건설을 시작하면 된다"고 반박했다.

김병철 두바이특파원 bckim@asiae.co.kr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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