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등록금보다 비싼 영어 사교육비

강남·분당 등 일부 유치원 연 1000만원 넘어
3주짜리 미국 영어캠프 900만원 육박

영어교육강화 정책으로 영어교육비가 사교육비 상승의 주범으로 자리를 굳히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영어유치원에서 회화학원, 외고 입시학원, 방학 중 해외캠프까지 '수천만원'이 넘게 드는 영어교육비는 대학등록금의 수준을 훌쩍 뛰어넘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20일 사교육업계와 '사교육 걱정없는 세상' 등에 따르면 서울 강남과 분당 등에서 영어유치원은 연간 비용이 1000만원 이상인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 강남 청담동의 A유치원의 경우 한달 수업료가 90만원, 재료비와 교재비 등 부대비용이 한달 평균 15만원 정도 필요하면서 연간 유치원비가 1260만원 정도 들었다. 분당지역의 영어유치원 또한 한달에 70~80만원의 교육비를 내고, 부대비용을 추가로 부담하면서 월 평균 100만원, 연간 1200만원의 비용이 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2009년도 기준 국립대의 평균 등록금이 연간 416만원, 사립대 742만원인 것에 비하면 유치원비용이 국립대의 2.8배, 사립대의 1.6배에 해당하는 수준이다.

영어유치원에서 시작되는 사교육은 초중학교로 가면 외국어고 입시를 목표로 교육내용이 바뀌면서 비용도 덩달아 뛴다. 외고 입시를 위해 주요 과목 내신 사교육을 받으면서 별도로 영어 사교육으로 어학원 비용이 월 35~40만원 정도가 든다. 입시를 앞두고는 외고 전문 학원을 다니게 되는데 이 역시 월 70~80만원 수준으로 중학교 3학년 1년간 900여만원의 비용이 드는 셈이다.

영어사교육비는 학기중과 방학을 가리지 않고 들고 있다. 방학이면 인기를 끄는 해외 영어캠프에 참가하려면 역시 수백만원이 들어간다. 현재 모집중인 Y유학센터의 3주짜리 미국 캠프 일정 참가비는 890만원, J컨설팅센터의 캐나다 캠프도 3주간 비용이 항공료를 제외하고 687만원에 이른다.

영어유치원에 다니는 자녀를 둔 김모(40) 씨는 "매달 유치원비용을 부담하는 게 쉽지 않은데 앞으로 얼마나 더 많은 사교육비가 들어갈지 한숨이 나온다"며 "그래도 주변에서는 수십대 일의 경쟁률을 뚫고 영어유치원에 다닐 수 있게 된 것을 부러워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