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관의 발빼기에 지지부진한 흐름 여전
한국과 미국의 대표 IT기업들이 '어닝 서프라이즈'를 예고한 가운데 코스닥 시장에서만 유독 IT업종이 힘을 못쓰고 있다.
삼성전자가 2·4분기 어닝서프라이즈가 예고한 이후 LG전자도 실적 개선 기대감이 고조되고 있다. 미국의 인텔도 2분기 기대치를 상회하는 실적을 발표한 데 이어 3분기 실적은 예측을 뛰어넘을 것이라고 장담했다.
덕분에 뉴욕증시는 나흘연속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으며 코스피 지수도 장중 연고점을 경신했다. 삼성전자는 전날 까지 상승세를 이어가며 신고가를 경신했으며 장중 한때 시총 100조원을 돌파하기도 했다.
바야흐로 IT 전성시대가 열리는 듯 하다.
크리스토퍼 우드 크리디리요네(CLSA)증권 스트래티지스트는 "테크를 중심으로 한국 비중을 높일 때"라고 권고했다.
그는 이어 "중국시장이 대규모 IPO를 앞두고 있어 홍콩시장에 부정적 영향을 줄 것"이라며 "홍콩 비중을 줄이고 한국 비중을 확대할 때"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삼성전자 및 LG전자와 연관된 상장사 비중이 작지 않은 코스닥 시장은 IT 효과를 전혀 누리지 못하고 있다.
코스닥 시장에서 이번주 IT업종 지수는 3% 가까이 하락했다. 반면 같은 기간 삼성전자는 4.5% 올랐다. IT업종의 하락으로 코스닥 지수도 일주일 새 2.2% 하락했다.
IT와 벤처로 대표되는 코스닥이 IT 축제에 동참하지 못하고 있는 가장 큰 이유는 기관의 순매도 때문인 것으로 분석됐다.
삼성전자의 어닝 서프라이즈 예고 이후 개인은 꾸준히 IT업종에 대한 순매수를 유지하고 있으나 기관은 오히려 '팔자'로 돌아섰다.
기관은 비단 IT업종 뿐만 아니라 코스닥 시장에서 아예 발을 빼겠다는 심산이라 느껴질 정도로 연일 물량을 쏟아내고 있다. 특히 삼성전자의 실적 예정공시 이후에도 순매수 전환은 요원한 상황이다.
모 펀드 매니저는 "현 상황에서는 수익을 기대하기 어렵다"며 "일단 모두 현금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기관은 코스닥 시장에서 개인 비중이 너무 높은 것에 대해 우려의 시선을 보내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지난 6월 단기 급등에 의한 부담감으로 기관이 차익 실현에 나섰을 때 대부분의 물량을 개인이 소화했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코스닥 시장에 투자하고 있는 개인 대부분은 지난 3~4월의 급등세를 잊지 못하고 있는 듯 하다"며 "단기 시세차익을 목표로 들어온 개인들이 손절매 하지 못하고 보유 중인 물량도 적지 않은 것 같다"고 전했다.
그는 "개인 비중이 높으면 주가 예측이 쉽지 않다"며 "최근 횡보장세를 통해 단기 투기 세력이 빠져나가야 코스닥 시장이 방향성을 띌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이를 증명하듯 최근 코스닥 시장에서는 호재성 소식이 전해진 이후 급락하는 종목들이 적지 않다. 고점에 물렸던 주주들이 호재를 기회로 털고 나가기 때문.
결국 코스닥 지수는 기관의 순매도 행진이 끝난 이후 상승을 모색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include $docRoot.'/uhtml/article_relate.php';?>
박형수 기자 parkhs@asiae.co.kr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