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여행 거짓 해명이 결정타
천성관 검찰총장 후보자가 14일 전격 사퇴를 결심한 것은 강남 고가 아파트 구입 자금을 둘러싼 '스폰서' 논란, 금전 거래가 있는 기업가와의 동반 골프여행, 부인의 명품 쇼핑 등에 대한 의혹이 주요 배경으로 작용했다.
그러나 이들 의혹의 중심에는 사업가 박 씨가 자리잡고 있다.
박 씨는 천 후보자가 강남의 고가 아파트를 구입할 수 있도록 15억5000만원을 빌려준 장본인일뿐 아니라 지난 13일 인사청문회에서 핵심 의혹으로 떠오른 일본 골프여행 때도 함께 동행했다.
천 후보자는 인사청문회에서 박 씨와의 관계 등에 대한 야당 의원들의 질문 공세에 명쾌한 해답을 전혀 내놓지 못했다.
천 후보자는 박 씨에 대해 '가끔 봤다', '친밀한 사이는 아니다'고 말했지만, 관계가 돈독하지 않은 사람이 15억여원이라는 고액을 선뜻 빌려줬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납득하기 힘든 주장이다.
특히 2004년과 2008년 두 차례나 부부동반으로 같은 비행기편을 이용해 일본으로 골프여행을 다녀왔지만 천 후보자는 "패키지 여행으로 우연히 같은 비행기를 이용했을 지는 몰라도 같이 간 기억은 없다"는 어설픈 변명만 되풀이했다.
청와대 관계자도 이 부분에 대해 치명적이라는 단어를 사용할 정도였다.
야당 의원들은 물론 일선 검사들도 가장 충격을 받은 대목이다.
천 후보자의 부인이 면세점에서 고가의 핸드백 등을 구입할 때도 박 씨는 동행중이었다.
천 후보자는 "고가의 핸드백 등을 구입한 건 알고 있지만 아내가 직접 비용을 지불했다"고 설명했다.
아파트 구입 자금 등 박씨의 지원 자체도 문제가 될 수 있지만 공직자로서 사생활을 제대로 관리하지 못했던 천 후보자의 행동이 결국 자신의 발목을 잡은 꼴이 됐다.
한편 박 씨는 천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 증인으로 채택된 직후인 지난 7일 일본으로 출국했다 인사청문회가 마무리되던 13일 저녁 귀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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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국 기자 inkle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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