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산 보호 신청이 임박한 것으로 알려졌던 미국 20위 은행 CIT가 정부의 구제 논의가 진전을 보이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주가가 폭등세를 보이는 등 구사일생 조짐이 보이고 있다.
14일(현지시간) 뉴욕 증시에서 CIT의 주가는 오전 한 때 전일 대비 27% 폭등한 1.71달러를 기록했다.
정부의 채무보증을 받지 못한 CIT는 다음달로 다가온 10억 달러의 사채의 상환기한을 앞두고 13일 마지막 자구안으로 미 정부와 적극적인 협상에 나섰다.
사정을 잘 아는 여러명의 관계자는 미 연방예금보험공사(FDIC)가 CIT의 신용등급이 악화하고 있어 채무보증을 할 경우 공적자금이 리스크에 노출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반면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는 CIT에 대한 긴급 자금지원에는 신중하지만 일부 자산을 모회사에서 은행 부문으로 이관하는 CIT의 자구안은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당국자에 따르면 구제금융을 추가 지원하기를 바라지 않는 미 재무부는 FRB와 FDIC에 CIT 구제를 놓고 선택사항을 검토하도록 요구했다.
티머시 가이트너 재무장관은 전날 "정부에는 CIT 문제에 대처할 권한과 능력이 있다"는 입장을 표명했지만 당국 입장에서는 CIT에 대한 지원이 쉽지 않은 결정이다.
정치적으로 어려운 문제인 한편, 탐욕으로 돈을 번 금융기관을 처벌하고 싶다는 국민 감정도 무시할 수 없고, 또 한편으로는 CIT의 파산이 몰고올 돌이킬 수 없는 악영향과 그 정치적 파장에 대해서도 감안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다.
CIT 지원 협상에서 진전이 보인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주가 폭등 뿐 아니라 CIT의 회사채 보증 비용도 크게 낮아졌다.
CMA 데이터 비전에 따르면 크레디트 디폴트 스와프(CDS)에서 CIT 회사채를 5년간 보증하는 비용은 전날보다 4.1포인트 낮아진 37%였다. 미 증권산업 규제기관 (FINRA)에 따르면 CIT가 내달 상환 예정인 10억 달러의 변동금리 채권은 전날에는 14.375센트 낮아진 액면 1달러당 80센트였다.
신용평가사 무디스는 전날 CIT의 신용등급을 기존의 'Ba2'에서 'B3'로 4단계나 하향하고, 유동성 개선 여부가 불투명해 신용등급이 한층 더 낮아질 수 있음을 시사했다. 스탠더드 앤 푸어스(S&P)도 CIT채를 종전의 'BB'에서 'CCC+'로 강등시켰다.
CIT는 사내 문서를 통해 자사가 파산할 경우 760개 제조업체의 파산이 기정사실화하며, 30만개 유통업체의 위기를 부추길 것이라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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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수경 기자 sue6870@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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