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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신문 문용성 기자]배우 김민준이 과거 부산서 학창시절을 보낼 당시 영화 ‘친구’ 속에서 유오성이 연기했던 준석이 아니라 장동건이 연기했던 동수와 가까웠다고 밝혀 이채롭다.
9년 전 영화 ‘친구’를 보고 자신의 학창시절과 너무나 닮은 이야기로 흥분을 감추지 못했던 것. 당시 영화를 보면서 무릎을 치며 ‘이건 우리 영화잖아’라고 외치다 못해 전율을 느낄 정도였다고. 부산이란 지역과 특유의 말투, 친구들의 구성과 관계가 어쩌면 이렇게 절묘하게 맞아 떨어질까 싶었던 것. 김민준은 친구들과 영화관을 돌아다니며 몇 번이고 관람했다.
김민준은 고등학교 시절 전학을 갔다가 그 학교에서 영화 속 준석과 같은 친구를 만났고, 동수처럼 그와 둘도 없는 우정을 키웠다.
“전학 간 첫날 준석이란 친구를 만났는데 그 학교 소위 ‘짱’이었고, 둘도 없는 친구가 됐어요. 두 사람이 실제로 싸워보지는 않았는데 친구들 사이에서 언제나 ‘둘이 싸우면 누가 이길까’ 하며 궁금해 했었죠. 사이좋게 지내면서도 늘 그 친구가 ‘짱’이었고, 저는 가끔은 시샘을 하기도 했어요. 실제로 싸우면 내가 이길 자신이 있었으니까요. 하지만 전 반항기 가득한 동수의 모습과 거의 똑같았어요. 영화 속 친구들처럼 다양한 추억도 함께 했죠.”
유도를 비롯해 다양한 격투기를 익히며 무도인에 가까운 생활을 했고, 싸움이라면 누구에게도 지지 않을 자신이 있는 혈기 왕성한 때 만난 이 친구와 김민준은 오랫동안 동고동락했다. 지금도 가장 친한 친구로 남아 있다. 서울서 연기 생활을 시작하면서도 김민준은 “내가 충분히 연기를 소화할 수 있을 때 꼭 동수 역을 해봐야 겠다”는 마음을 버린 적이 없다.
우연인지 필연인지 지난해 곽경택 감독이 영화 ‘친구’를 드라마로 만든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드라마 ‘친구, 우리들의 전설’ 때문에 곽경택 감독으로부터 연락이 왔을 때, 그는 반가운 마음이 앞서도 모른 척하며 이야기만 들었다. 동수 역을 시키려고 그러나 싶었다. 그 인물의 마음속까지 꿰뚫으며 연기할 자신이 있었기 때문이다.
“곽 감독님이 ‘친구’를 드라마로 만든다고 하실 때 옳다구나 생각했어요. 영화 ‘사랑’에 출연할 때 고교시절에 대해 이야기한 적 있었거든요. 동수 역을 주실 거라 생각했는데 준석 역을 하라고 말씀하시더라고요. 순간적으로 무진장 기뻤는데, 한편으로는 약간 서운했어요. 하지만 작업 하면서 동수에 대해 감독님이나 현빈에게 내 생각을 편하게 이야기할 수 있어서 좋았어요. 준석을 연기하면서 나와 비슷했던 동수를 상대로 하기 때문에 좀 더 수월했던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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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연이야 어쨌든 김민준은 어릴 적 친구와 똑같은 준석 역을 맡았다. 당시를 회상하며 연기에 전념한 나머지 영화에서 준석 역을 맡았던 유오성과 비교해 부족함 없는 연기를 펼쳤고, 시청자로부터 인정도 받았다.
“유오성 선배와 비교되는 것은 숙명이잖아요. 부담감이 없었다면 거짓말이죠. 하지만 피할 수 없다면 즐기자고 생각했어요. ‘친구’란 작품 자체가 제 운명과도 같은 드라마이기 때문에 처음으로 100% 제 역량을 발휘해 자유롭게 연기한 것 같아요. 지금까지 출연한 작품 중 가장 행복한 작업이었어요. 촬영은 끝났지만 아직도 전 행복감에 젖어 있어요.”
인터뷰를 위해 만난 김민준의 얼굴은 어느 때보다 화색이 돌았다. 그가 지금 느끼고 있는 행복감이 고스란히 전해지는 듯했다. 그는 이제 시청자의 입장으로 돌아가 드라마 ‘친구, 우리들의 전설’을 즐겁게 감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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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용성 기자 lococ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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