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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전남 무안은 지금.. "하수 역류· 온통 진흙탕"

침수피해 전남 무안 5일시장 복구현장

아파트 12가구도 물에 잠겨…수재민들 한숨
공무원·31사단 장병 등 650명 복구작업 구슬땀
차량·소상공인 등은 피해보상 대상 안돼 근심



8일 오후 3시께 전남 무안군 무안읍 성남리 5일 시장. 바닥은 형제를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온통 진흙 천지고 그 사이사이로 누런 진흙을 뒤집어쓴 TV와 의류, 신발, 가재도구들이 널려있다.

바퀴 부분에 진흙이 잔뜩 묻은 차량들도 3~4대 세워져있고 장판, 철물 등도 흙탕물에 잠겨있으며 냉동고에 있어야 할 홍어와 조기 등 수산물마저 흙 범벅인 채로 무더위 속에 녹아 악취를 풍기고 있다.


흡사 전쟁터를 연상케했다.

지난 7일 광주·전남지역에 최고 300mm의 기록적인 폭우가 쏟아지면서 무안군도 주택과 상가 57개소, 농경지 2600㏊ 등이 침수피해를 입었다.


특히 무안 5일 시장의 경우 읍내 저지대에 위치해 다른 곳보다 침수 피해가 더 큰데다 하수구 물의 역류현상까지 발생해 복구에 상당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됐다.



시장 바로 옆 아파트 1층 12가구도 집 안까지 차오른 물을 퍼내느라 70대 할머니·할아버지까지도 분주했다.


전날 오전 9시께 갑자기 밀려든 물 때문에 옷가지 하나 못챙겨 나왔다는 이 아파트 주민 김귀순(72·여)씨는 "새벽부터 비가 막 쏟아져 걱정은 했지만 집으로 물이 들어올줄은 생각도 못했다"며 "그래, 그저 집에서 입은채로 일단 밖으로 대피했다"고 당시의 급박했던 상황을 설명했다.


이에 이날 무안 5일 시장에는 군청 직원 600여명과 31사단 무안대대 장병 30명, 의용소방대 대원 20여명 등 650여명이 오후 6시가 훌쩍 넘어서도록 물을 퍼내고 쓰레기를 치우고 가방과 신발을 씻고 닦았다.


또 소방대는 소방차 5대와 소형 양수기 10대 등을 동원해 진흙투성이의 거리를 청소했고 아파트 내에 임시로 수도시설을 설치해 주민들의 편의를 도왔다.


하지만 폭우가 할퀴고 간 상처는 쉽사리 지워지지 않았다.


군청 직원인 김경훈(38)씨는 "오전에 와서 보니 생각했던 것 보다 더 상황이 심각했다"며 "점심 먹는 시간을 제외하고는 온종일 쓰레기를 치우고 진흙이 묻은 가재도구들을 씻고 닦았는데도 여전히 아수라장이어서 수재민들을 생각하면 마음이 아프다"고 말했다.


수산물 도매업을 하는 백영숙(46·여)씨는 "대당 500만원이 넘는 냉동고가 진흙 속에 빠져 못 쓰게 됐다"며 "냉동된 생선도 모두 기름과 흙탕물에 젖어 못 쓰게 돼 수천만원을 버리게 됐다"고 한숨을 쉬었다.


때문에 이들 수재민들은 피해보상에 대해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이날 주방용품을 주로 판매하고 있다는 박성옥(51·여)씨는 "가게에 있던 물건 대다수가 진흙이 묻어 못쓰게 됐다"며 "수백만원도 시장 상인들에게는 큰 돈인지라 국가에서 보상해주지 않으면 타격이 크다"고 말했다.


하지만 폭우로 인한 침수피해 발생시 차량과 소상공인 등은 피해보상 대상에 포함이 안돼 군청에서 지급하는 위로금 외에는 보상을 받을 길이 없어 경제적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무안군청 관계자는 "정부가 정한 피해보상 대상에 차량이나 소상공인, 지하실 변전기 등은 포함이 안돼 피해보상이 어렵다"며 "다만 군청에서 지급하는 위로금이 있긴 하나 이 마저도 선거법 위반 등의 여부를 따져봐야 해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광남일보 기수희 기자 hiyaa1020@gwangna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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