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07년 미국 증시에선 껍데기뿐인 기업인수목적회사(SPAC)들의 상장 붐이 일었다. 당시 SPAC들은 증시가 호황인 틈을 타 M&A 목표 회사를 정하고, 2년 내에 합병할 것이라는 계획 하에 증시의 문을 두드렸었다.
하지만 2009년에 접어들면서 이들 SPAC들은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당시 24개월 안에 M&A를 완료하겠다던 시한이 임박한데다 2008년 증시가 폭락하면서 M&A 여력이 소진된 탓이다.
SPAC는 기업 인수합병(M&A)을 유일한 목적으로 투자자로부터 공모방식으로 일정규모 이상의 자금을 모집해 설립한 일종의 명목상의 회사. SPAC는 경영진이 M&A 대상기업을 발굴하고 주주가 기업인수 여부를 결정하는 구조이며, SPAC 설립 후 일정기간 내에 대상회사를 인수하고 기업공개를 통해 가치가 상승한 합병기업의 주식을 투자자들이 주식시장에서 매각해 투자이익을 회수할 수 있게 하는 수익구조다.
7일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올해는 지난 2007년에 상장한 SPAC들에겐 기록적인 한 해가 될 전망이다. 올 상반기까지 SPAC들은 M&A를 완료한 건수보다 청산한 건수가 2배 이상 많았기 때문이다.
전문가들과 투자은행 관계자들은 "M&A를 원한 SPAC들의 전망이 개선됐을 것이지만 그들은 그들이 필요로 하는 찬성표를 이끌어내기 위해 그들의 조직을 약화시켜야 할 것"이라고 말한다.
조사 자문서비스 업체인 SPAC 리서치 파트너스가 최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전체 30개 SPAC는 보유하고 있는 62억 달러로 올해 안에 M&A나 청산을 완료해야 한다.
SPAC 리서치 파트너스의 공동 창업자인 마이클 튜는 "올해 말이 시한인 SPAC들 가운데 25%만이 올해 말까지 M&A나 청산이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SPAC 대부분의 투자자들이 M&A에 찬성표를 던질 의향이 있는 헤지펀드들이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SPAC들은 헤지펀드 주식을 매입하려면 투자자들을 설득해야 한다. 튜는 "2007년 상장한 SPAC는 시장이 지금 경험하고 있는 청산을 상상조차 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SPAC의 최악의 상황에서의 향후 행보에 주목하고 있다. SPAC 애널리틱스닷컴의 사장인 닐 대닉스는 "시장 상황이 폭넓게 악화하지만 않으면 M&A 여건도 나쁘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include $docRoot.'/uhtml/article_relate.php';?>
배수경 기자 sue6870@asiae.co.kr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