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이 수도권 지역에서 주택담보대출을 받을때 적용되는 담보인정비율(LTV)을 현행 60%에서 50%로 낮추는 방안을 전격 발표했지만, 부동산 시장 전반에 미치는 영향은 당장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부동산시장 과열의 진원지라고 할 수 있는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는 이미 LTV가 40% 이하로 제한돼 있기 때문이다. 또한 금융당국이 그동안 주택담보대출 증가세에 대응하기 위해 은행권 창구지도에 나서면서, 은행별로 자율적으로 LTV를 하향조정해왔다는 점도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제한적일 것이라는 전망을 뒷받침한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이번 조치는 주택담보대출에 대한 규제 완화를 강화로 전환했다는데 의미가 있다"며 "현재 평균 LTV는 47.5% 수준으로 개인별로 한도를 모두 소진하지 않고 있기 때문에 정상 수요자보다는 투기자에게 상대적으로 영향이 클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당국은 주택담보대출 증가세와 집값 상승이 진정되지 않을 경우 추가조치를 내놓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에따라 추가적인 대출 규제가 나올 경우 부동산시장에 미치는 파급효과는 지금보다 클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당국이 취할 수 있는 추가 조치는 우선 총부채상환비율(DTI) 규제를 적용하는 방안이 있다. 대출자의 소득수준에 따라 대출한도액을 제한하는 DTI는 현재 투기지역과 수도권 투기과열지구에서 주택담보대출을 받을때 원리금 상환액의 40%를 넘을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다. 현재는 강남 3구에만 DTI 규제가 적용된다.
주택담보 가치만을 기준으로한 LTV에 비해 대출자의 소득과 원리금 상환 능력 등을 종합적으로 따지기 때문에 보다 강력한 대출 규제로 볼 수 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DTI 규제 강화는 영향력이 매우 클 것으로 예상되지만, 현재까지는 검토한 바 없다"고 말했다. 다만 금융당국은 DTI 규제를 비투기지역으로 넓히거나, 투기지역과 투기과열지구의 범위를 확대해 적용하는 방안 등도 신중히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행 60%에서 50%로 낮춘 수도권 지역의 LTV를 추가로 하향 조정하는 방안도 가능하다. 또 수도권지역에서 은행별 대출 총량제를 적용, 일정 한도 이상의 주택담보대출을 묶어두는 방안도 금융당국 안팎에서 거론되고 있다.
@include $docRoot.'/uhtml/article_relate.php';?>
박수익 기자 sipark@asiae.co.kr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