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산주엔 오히려 호재 '급등' 경협주는 '울상'
"북한 미사일 발사보다 미국의 고용지표 악화가 더 부담이다."
3일 주식시장 개장을 앞두고 발생한 두가지 악재에 대한 증권가의 평가다. 일부 전문가들은 북한 미사일 리스크는 제한적이고, 오히려 방산주에 호재로 작용할 것이란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이날 증시는 개장 전부터 북한 미사일 발사와 미국의 악화된 고용지표로 인한 뉴욕증시 하락이라는 악재를 안고 시작했다. 이날 새벽 뉴욕증시는 실업률 9.5%라는 6월 고용지표 발표에 2% 넘게 하락했다. 이 실업률은 26년만의 최고치. 북한은 전날 오후 총 4발의 단거리 미사일을 발사했다.
국내 증시 전문가들은 북한 리스크 하나만으로는 큰 문제가 되지 않겠지만 미국 고용지표 악화가 주는 충격이 우려된다는 의견을 내놨다.
주상철 교보증권 투자전략팀장은 "북한 미사일 발사 문제는 6월 증시 초반부터 계속 시장 불확실성으로 존재해왔다"며 "때문에 지정학적 리스크가 북한 문제 하나만으로 증시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지는 못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주 팀장은 "하지만 미국 고용지표가 예상보다 좋지 않아 다우지수가 2.6% 떨어졌다는 점이 북한 리스크와 함께 작용하면 우리 증시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글로벌 경기 회복이 늦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는 상황에서 외국인의 투자심리가 위축, '팔자기조'로 돌아설 수 있다는 설명이다.
구희진 대신증권 리서치센터장도 오늘 국내증시가 북한의 미사일 발사보다 미국증시의 급락 영향을 더 받을 가능성이 크다는데 의견을 같이 했다. 정치적이슈가 국내증시에는 큰 영향을 주지 않고 있다는 분석이다.
구 센터장은 다만 "미국 시장 고용지표에 대한 불안이 미국증시 뿐 아니라 우리나라 증시에도 심리적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이는데 이는 단기적인 영향에 그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단기적으로 투자심리가 위축된다고 하더라도 국내 기업들의 2분기 실적이 좋은 것으로 예상하고 있기 때문에 3분기 증시 흐름이 좋을 것이라는 전망에는 변화가 없다"고 설명했다.
정의석 굿모닝신한증권 투자분석부 부서장은 "북한의 미사일 발사로 지정학적 리스크가 커진 것이 국내증시에 전혀 영향을 주지 않는다고 말 할 수는 없지만 빈번하게 발생했던 이슈인 만큼 충격은 덜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만약 오늘 국내 주식시장이 흔들린다면 이는 북한의 미사일 발사보다 미국 증시가 하락한 영향이 더 크다"고 덧붙였다. 미국 증시의 등락이 투자심리에 영향을 끼치는 주요 변수이지 북한 이슈는 투자심리를 위축시킬 수 있는 부가적인 문제라는 설명이다.
정 부서장은 북한 미사일 발사는 오히려 방산주에 호재로 작용할 수 있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그는 "이날 국내 주식시장은 큰 충격을 받지 않을 전망이며 되레 방산 관련주가 상승하는 모습도 나타날 가능성이 크다"고 전했다.
실제 이날 증시에서는 방산주들이 일제히 급등했다. 개장초인 오전 9시1분 현재 빅텍은 전일 대비 340원(11.04%) 상승한 3440원, 휴니드는 880원(10.35%) 오른 9380원을 기록중이다. 스페코(7.23%), HRS(5.23%), 퍼스텍(3.32%)도 일제히 상승중이다.
반면 남북경협주들은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오전 9시4분 현재 개성공단 입주기업 로만손은 전날보다 95원(4.65%) 떨어진 1950원에 거래 중이다. 광명전기(-2.97%), 신원(-2.86%), 비츠로시스(-3.03%)도 약세다. 현대아산 관련사인 현대상선(-2.27%)도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한편 이날 증시는 개장 초 겹친 악재에 모처럼 회복했던 1400선을 내주고 시작했지만 빠른 속도로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코스피지수는 오전 9시36분 현재 전날보다 10.72포인트(0.76%) 내린 1400.76을 기록하고 있다. 개인은 536억원 규모의 순매도를 기록하며 파는데 주력하고 있지만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94억원과 422억원 규모의 순매수를 기록하며 시장을 받치고 있다.
전필수 기자 philsu@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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