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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을 굽는 빵가게 日'스완 베이커리'

사회적기업 특별기획 - 착한기업, 행복한사회
⑥ 직원 절반 장애인..'고용나누기'로 경제자립 지원


장애인 고용으로 사회공헌도 하고 그들의 경제자립을 돕는 기업, 장애인을 내세우지 않고 오로지 제품만으로 승부하는 기업, 장애가 있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이 자연스럽게 어울려 일할 수 있는 곳. 일본의 사회적 기업 '스완 베이커리'가 그 주인공이다.


"이랏샤이마세(어서오세요)".지난 15일 도쿄 긴자의 목 좋은 대로변에 위치한 베이커리 카페 '스완 베이커리'에 들어서니 모든 점원들이 한 목소리로 기자를 맞이했다.잘못 찾아 왔다는 생각이 스쳤다. 매장 곳곳을 둘러봐도 몸이 불편한 직원은 찾아볼 수 없었기 때문이다. 이 때 한 여종업원이 다가와 주문을 받았다. "즉석에서 구운 빵과 오늘의 커피가 준비돼 있습니다" 고 하는 조금 어눌한 말투와 몸짓에서 그녀가 약간 다르다는 걸 알아차렸다.

그녀의 이름은 미나미 시호(南志穗ㆍ25). 지적 장애를 갖고 있는 그녀는 스완에 근무한지 올해로 6년째. 이곳에 들어오기 전까지 그녀의 장래에 대한 고민은 오로지 어머니의 몫이었다. 그러나 사회적기업 스완에 입사하고 6개월여의 훈련과 적응기간을 거친뒤 그녀는 완전한 스완의 사람이 됐고 이제는 스스로 미래를 생각한다.

미나미 씨는 "나는 한번에 여러 가지 생각을 하지 못해요. 그래서 손님들이 한꺼번에 몰려와서 갑자기 바빠지면 정신이 없어져요"라고 말했다. 그녀는 "그러나 스완은 이런 나를 잘 알고 바쁜 시간에는 다른 업무로 바꿔 줘요. 제가 일할 수 있는 곳이 있어서 기뻐요"라며 얼굴을 붉혔다.

스완 베이커리의 기업 이념인 '노멀라이제이션(Normalization)'이 잘 드러난 대목이다.'정상화'라는 뜻의 이 말은 고령자ㆍ장애인 등 사회 취약계층을 차별하고 격리하기보다는 지역 사회구성원의 한 사람으로서 대접하고 일반인과 더불어 살아갈 수 있도록 평등을 보장해야 한다는 철학을 반영하고 있다.

스완 베이커리는 '구로 네코(검은 고양이)'로 널리 알려진 야마토 운수택배 창업자인 고(故) 오쿠라 마사오(小倉昌男) 회장의 구상으로 탄생했다. 오쿠라 회장은 일본 전체 인구의 5%, 600만명에 이르는 장애인들이 턱없이 낮은 임금과 실업으로 인간다운 삶을 살지 못하는 점을 안타깝게 여기고 스완 베이커리를 만들었다. 구상에서부터 1998년 긴자에 1호점을 열기까지 꼬박 5년이 걸렸다.그는 장애인들에게 빵을 배달해 주기보다는 빵을 만드는 방법을 가르치기로 하고 가게를 열었다고 한다.


왜 하필 빵이었을까. 가이쓰 아유무(海津步) 스완 베이커리 사장은 "당시 장애인의 자립지원을 위해 협력자를 찾던 오쿠라 회장이 일본의 대형 제과업체인 다카키 베이커리 사장을 만나면서부터 빵 사업을 적극 추진했다"고 설명했다.다카키 사장은 직접 개발한 냉동빵 재료를 사용하고 있었는데, 이를 사용하면 장애인도 충분히 빵을 구울 수 있다고 설득한 것이다. 오쿠라 회장은 다카키의 도움으로 '갓 구워 파는 맛있는 빵 가게'를 구상했다.그리고 장애인이 매장에서 직접 고객을 응대하면서 자연스럽게 사회에 참여하는 시나리오도 그렸다.

이 시나리오가 실천에 옮겨진 덕분에 스완 베이커리는 현재 일본 전역에 23개점을 두고 280명을 고용한 기업으로 성장했다.직원의 50%가 장애인이다. 가이쓰 사장은 "장애인 직원의 월급과 복리후생은 비장애인 사원과 똑같다"면서 "비장애인 사원보다 월급이 더 많은 장애인 사원도 있다"고 강조했다.

'스완(백조) 베이커리'라는 회사명은 오쿠라 회장이 직접 지었다고 한다.다른 오리들과 달리 유난히 크고 못생긴 외모 때문에 놀림만 받고 자라다가 오랜 방황을 거친 후에야 자신이 백조임을 비로소 알게 된다는, 안데르센의 동화 '미운 오리 새끼'에서 따왔다.오쿠라 회장은 결국 '스완 베이커리'를 통해 자신의 꿈도 이루고 사회에서 소외되기 쉬운 장애인들에게 날개를 달아준 또 다른 안데르센이 된 셈이다.

도쿄(일본)=배수경 기자 sue6870@asiae.co.kr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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