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bar_progress

글자크기 설정

닫기

北, 당조직에 '정신력'·'낙관' 강조

북한이 개성공단 출입제한을 일부 해제할 수 있다고 밝힌 후에 내부 매체를 통해 북한의 중추 간부들에게 '정신력'과 '낙관'을 강조, 개성공단을 통한 '남한풍' 단속이 내부적으로 막바지에 이르렀음을 시사하고 있다.

북한의 22일자 '노동신문'은 "필승의 신념과 낙관을 지니고 150일전투에 더욱 박차를 가함으로써 비약의 나래를 펴고 강성대국에로 질풍같이 내달리는 선군조선의 존엄과 위력을 높이 떨쳐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신문은 '필승의 신념과 낙관을 안고 오늘의 총공격전에 더욱 박차를 가하자'는 제목의 사설에서 "가는 길 험난 해도 웃으며 가자"는 '고난의 행군' 시절의 "낙관주의 정신"을 강조하면서 "나라에 필승의 신념과 낙관이 차넘치게 하는데서 당 조직들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위대한 정신력을 지닌 인민은 언제나 승리한다'는 22일자 글에서도 이 신문은 "정신력은 강성대국건설의 천하지대본"이라며 "나라의 강성과 민족의 존엄은 나라의 근본인 인민의 정신력에 달려있다"고 주장했다.

이 글에서는 특히 "하느님을 믿으면 운명에 순종하는 숙명론자가 되며, 황금을 숭배하면 돈이 모든것을 결정한다고 생각하는 정신적불구자가 된다"면서 종교와 자본을 겨냥하고는, 이어서 "혁명의 지휘성원들인 일꾼들이 총진군대오의 선두에서 높은 정신력을 발휘하여야 한다"고 촉구했다.

정신력과 낙관을 강조하면서 모두 당조직ㆍ일꾼 등 간부 세력에게 호소하고 있는 점이 눈에 띈다. 더구나 이 기사들은 북한이 19일 남북당국간 실무회담에서 개성공단의 통행ㆍ체류를 제한했던 12ㆍ1 조치를 해제할 용의가 있다고 밝히고, 다음달 2일의 실무회담에도 합의한 다음에 북한 내부를 향해 나온 사설들이다.

북한이 이처럼 내부 핵심조직들에게 정신력을 강조하면서 남측과 대화를 지속할 뜻을 밝힌 것은 내부의 불순세력 정비가 어느 정도 완결되고 자신감이 생겼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정부 당국자는 이와 관련해 "북측이 대남교류 사업을 해오다가 최근들어 내부 단속을 했던 것으로 보인다"면서 "자본주의에 물든 인물은 숙청하고, 그 가운데서 남한과 거래에서 북측의 이익을 취하면서도 '정신적'으로 변질되지 않았다고 판단되는 인물은 남긴 것으로 분석된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사상 검증'이 절정에 이른 지난 5월초에는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조선직업총동맹 중앙위 등 각 기관별로 대남 선전문을 집중발표했었다. 당국에서는 이를 사상 검증 폭풍에 따른 충성심 경쟁으로 판단하고 있었다.

이에 따라 앞으로 개성공단의 운영과 관련한 남북당국간 실무회담이 쉽게 흘러가지만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개성공단에 관여하는 북측 실무자들은 이런 내부 단속을 견딜 정도로 사상검증이 이뤄진 인사들이기 때문이다.

박현준 기자 hjunpark@asiae.co.kr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AD
AD

당신이 궁금할 이슈 콘텐츠

AD

맞춤콘텐츠

AD

실시간 핫이슈

AD

다양한 채널에서 아시아경제를 만나보세요!

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