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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좋아진 것 같네...지갑 열어볼까”

"내수 꿈틀 경기회복 신호탄 되나"

글로벌 경제위기로 꽁꽁 얼어붙었던 소비심리가 4월을 기점으로 점차 녹아 들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의류판매가 증가하고, 여가활동이 늘어나면서 술집, 음식점, 콘도를 찾는 발길도 늘고 있다. 세제혜택의 힘입어 자동차의 내수판매도 부쩍 증가하면서 지난해 10월 이후부터 추락하던 소비관련 경제지표들이 점차 반등하며 플러스(+)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지표나 통계로만 보면 실물경제가 점차'회복세'에 들어선 것으로 봐도 무방할 것 같다. 민간 소비가 개선되면서 경제회복에 대한 상승 모멘텀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22일 기획재정부와 통계청 등에 따르면 지난 4월 가정용 직물ㆍ의복 소매업의 생산지수(경상 기준)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4% 상승했다. 글로벌 금융위기가 닥친 지난해 9월부터 5개월간 하락세를 유지하다가 지난 2월(0.3%) 반등하더니 3월(5.7%)에 이어 석 달째 올랐다.

신발 소매업 생산지수도 지난 해 10~12월 두자릿수의 하락률을 보였지만 지난 1월부터 플러스로 돌아선 이후 3~4월에는 13% 넘게 올랐다. 식당과 술집을 찾는 이도 늘었다. 일반음식점업 생산지수는 지난 해 8월(13.2%)을 정점으로 둔화돼 12월(-4.3%)에 2005년 2월 이후 최대 하락률을 보였지만 1월에 플러스로 돌아선 뒤 4월에는 5.7% 상승했다. 주점업도 지난 1~3월 마이너스의 늪에 빠졌다가 4월 생산은 0.9% 늘었다.

생산지수는 매출을 기준으로 삼기 때문에 의복, 신발, 식당, 술집 등의 소매업 생산지수가 증가되면 곧 시중에 소비자들의 해당품목에 대한 소비가 늘어나는 것을 의미한다. 경기가 불황일 경우, 소비자들은 의류나 외식 등을 가장 먼저 줄이기 때문에 이들의 생산지수가 늘어나는 것은 소비심리가 개선되고 있다는 것을 간접으로 보여주는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실제로 매장에서 느끼는 소비심리에 대한 회복 조짐은 확연하다. 이마트 관계자는 "고급 자전거와 46인치 이상 대형 LCD TV 등 레저ㆍ가전용품 매출이 늘어나고 있다"면서 "조금씩 소비심리가 살아나면서 비싼 가격의 상품에도 소비자 지갑이 열리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해 11월까지 20~30%대의 성장세를 보였던 휴양콘도 운영업도 지난 2월(-5%)에는 마이너스로 떨어졌지만 3월(3.5%)에 이어 4월(7.8%)에 상승폭을 키웠다. 유원지ㆍ테마파크 운영업은 지난 해 12월(-18.7%) 손님이 급격히 줄었지만 4월(-2%)에는 낙폭이 크게 둔화됐다. 주말여행이나 나들이객이 늘고 있는 셈이다.

여행업계도 하반기 경기가 완화될 것이라 전망했다. 업계 관계자는 "하반기 사업계획이 상반기에 비해 좋아질 것이라 본다"면서 "하반기에는 환율이 1200원 밑으로 하향안정되고 국제유가도 급작스럽게 오르지 않을 것으로 보여 여행경기가 회복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다만 신종 플루가 문제라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정부의 노후차량 세금감면 등에 따라 자동차 판매도 늘었다. 국내 완성차업체들의 지난 5월 내수 판매는 12만4442대로 전 달인 4월 9만4426대보다는 31.7%나 늘어났다. 아파트시장에도 온기가 돌고 있다. 5월 신고분 아파트 실거래가 자료에 따르면 지난달에는 전국에서 4만3704건의 아파트 거래가 이뤄지면서 작년 5월 이후 가장 많은 건수를 나타냈다.

중소기업의 경영사정도 나아지고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5월 부도업체수는 151개로 전달(219개)에 비해 68개 줄어, 2007년 9월(138개) 이후 최저수준을 기록했다. 부도업체수는 지난 해 12월 345개를 정점으로 5개월째 줄고 있다.

이처럼 한국경제가 경기회복의 변곡점에 서 있는 것만은 확실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주장이다. 황인성 삼성경제연구소 연구원은 "지난 4월 경제지수로 볼 때 경기가 유(U)자형에 근접한 완만한 회복 흐름을 보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일각에선 재정지출 효과를 빼면 실제로 경제 체력이 완전히 회복된 것이 아니기 때문에 한국경제를 너무 낙관해서는 안된다는 경계론도 만만치 않다. 국내 경제를 낙관한다기보다는 덜 비관적으로 보게 됐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국내총생산(GDP)의 44%나 차지하고 있는 수출이 하반기에 환율압박을 어떻게 이겨낼 지에 따라 우리 경제가 회복세가 완연해질지를 판단하는 중요한 잣대가 될 것이라고 전망한다. 또한 동유럽의 채권 부실화, 미국의 상업용 부동산문제 등 글로벌 금융위기 재발 가능성이 여전히 높고, 국내 기업의 부실 가능성도 상존해 있는 등 여전히 불안요소들이 자리하고 있다고 지적했다.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이 하반기 경제정책 운용에 대해 2분기 경제성장률을 보고 결정하겠다고 밝힌 것도 이런 대내외적인 불안요인이 여전하다고 봤기 때문이다.

이규성 기자 bobos@asiae.co.kr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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